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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나눈 친구들과 함께해 더욱 즐거운 독서
JJ6061
모이는 곳
그때그때 다름, 주로 광화문 일대
모이는 사람들
1960~61년생 초등학교 동창들
추천 도서
① 『공간 혁명』 ( 세라 윌리엄스 골드헤이건 지음 / 윤제원 옮김 / 다산사이언스 펴냄)
②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우종영 지음 / 한성수 엮음 / 메이븐 펴냄)
③ 『좋은 말씀』 (법정 지음 / 맑고 향기롭게 엮음 / 시공사 펴냄)
④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본 쉬나드 지음 / 이영래 옮김 / 라이팅하우스 펴냄)
⑤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최은영 외 지음 / 문학동네 펴냄)
오랜 친구만큼 힘들 때 나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주는 존재는 없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자라서 책을 읽고 문화 생활을 하는 동아리를 만드는 것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것 같다. 서울 종로구의 동아리 ‘JJ6061’은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때부터 우정을 나눈 친구들이 환갑인 지금까지 꾸준히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JJ6061’의 뜻은 회원들이 처음 만나게 된 교회 이름의 첫 자인 J와 자매Sister가 아닌 한국말 발음 그대로 써서 Jamae로 표현의 J에 1960년~61년생들의 모임이라는 뜻으로 6061을 붙인 것이다. 매번 일상적으로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는 모임을 갖다가 “이제 책을 좀 읽어보자!”는 최중매 대표의 제안으로 독서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그중 공감대가 형성되거나 읽고 싶은 책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독서 모임은 부담 없이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읽거나 돌려본다. 최 대표는 각자 관심 분야의 책을 읽으며 의미 있는 문장을 나누고 독후감을 쓰는 것보다는 읽기만 한다는 철칙으로 모임을 운영 중이다. 책을 읽고 쓰는 것이 기쁨이자 즐거움이어야지 공부나 부담스러운 노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현실 모임에 익숙한 회원들이 코로나19에 적응해 나가는 법
대면 모임을 중시하는 회원들은 코로나19에 적응해 나가며 소셜 미디어, 밴드 등은 사전 공지와 영상 공유의 용도로만 활용하고 있다. 최 대표의 이끎으로 시간을 맞춰 여행을 다니고, 포럼에 참석하는 등 코로나19의 환경 속에서도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외부 활동을 진행한 ‘JJ6061’은 자주 만나면서 책 이야기를 나누며 문화생활을 한다.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라는 책을 읽고 나무를 바라보며 일상을 살며 나무에게서 좋은 기운을 얻게 되었고, 『공간 혁명』을 읽으며 코로나19 시대 공간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독서, 등산, 나무 등에 관심이 많은 회원은 함께 워크숍을 가고 청계천, 혜화동 길을 걸으며 취미 생활을 하는 동시에 배움의 깊이를 늘려가고 있다. 노을 소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기도 하고, 조병화문학관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거나 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오히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회원들이 책 곁으로 모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작년까지만 해도 각자 본업 때문에 3개월 이상 만나지 못할 때도 있었고, 해외에 있던 친구가 와야 함께 여행을 했던 ‘JJ6061’ 회원들은 코로나19 이후 모임도 잦아지고, 대화도 많아졌다. 독서 모임을 하다 보니 대화도 잡담보다는 일상에서 읽은 책 내용이 많아졌다. 또 회원들은 지난 9월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서 진행한 ‘전국 독서동아리 한마당’에 참여해 ZOOM, 밴드, 카톡을 이용한 독서동아리 모임 방법을 배웠고 ‘보이는 라디오’ 등 화상으로 진행된 활동들에 참여했다. 회원들은 이렇게 더 자주 만날 수 있고 다양한 강의를 듣게 된 것이 코로나바이러스 덕택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덕을 봤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모임이 활발해지고 독서량이 늘게 되면서 회원들에게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겼다. 다른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다양한 주제, 배움이 있는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가족들에게도 독서를 권하거나 자신의 독서를 알리는 등 일상 속에서 책과 함께하게 되었다. 회원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 친구들을 만나면 “책 좀 읽고 교양을 챙겨라!”는 농담을 하게 됐을 정도로 책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고 많이 읽게 되었다.
최 대표는 회원들과 함께 꾸준히 책을 읽으며 변화되는 기술과 환경에 적응하고, 젊은이들의 경향을 파악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가고 싶다고 했다. 대면 모임을 하지 않을 때도 온라인상에서 각자 자유롭게 책을 읽고 감상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며 책과 함께하는 ‘JJ6061’의 미래를 그렸다. 회원들도 최 대표와 한마음으로 평생 이 모임이 계속 되어 독서를 해 나가고 싶어 했다.
인생 선배들이 20대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
환갑이라는 나이, 한 달에 한 권 이상 책을 읽기가 쉽진 않지만 독서 모임을 통해 책을 읽으며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JJ6061’ 회원들의 우정은 취재단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인생의 선배로서 지금의 20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냐는 질문에 박상범 회원은 “요즘 청년들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고,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쉽게 좌절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인생은 길고, 지금 비교 대상들이 나중에 가면 다 비슷하니 서두르지 말고 자신의 속도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달릴 땐 달리고 엎어질 땐 엎어지는 경험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면 어떨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하게 살아라”고 말했다.
박경희 회원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어도 차선을 선택하다 보면 그 차선들이 모여 결과가 되고, 다른 문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꼭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의 선택 속에서 자기 삶의 문을 새로 열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누가 뭐래도 내 식대로!”라는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최중미 회원은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면 루틴을 정해서 하루 30분에서 한 시간씩이라도 그 분야에 관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뭐든 꾸준히 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데, ‘루틴의 힘’을 믿고 꾸준히 하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랜 시간 사회생활을 해온 인생 선배들의 이러한 조언과 응원은 젊은 세대들에게 큰 용기와 힘이 될 것 같다.
‘JJ6061’ 회원들을 취재하는 동안 같이 보낸 세월만큼 깊어진 우정을 보며 친한 친구들과의 모임이 회원들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회원들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건강히 모임을 지속하길 응원한다.
취재단 성유진
★취재단 성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