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평은 오늘의 세상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목소리입니다. 서울대 학생들이 글쓰기 강의시간(지도강사 : 차익종)에 쓴 시평을 <나비>에 게재합니다. 최근 청년들의 책읽기나 비판적 사고가 종말을 고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데, 이 시평들을 통해 아직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현실을 살피는 청년들의 참신한 시선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 주)
‘기적을 노래하라’
5년 전, 최고의 가수를 뽑는 공개 오디션 ‘슈퍼스타K’는 이 같은 슬로건을 내세우며 우리나라에 오디션 열풍을 일으켰다. 그들은 서바이벌 형식의 포맷을 사용해 시청자들과의 음악적 교감과 서바이벌의 긴장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도 그 인기가 점점 식어가고 있다. 오디션 프로는 왜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으며 왜 지금은 외면받는 것일까.
오디션 프로는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들이 음악 시장을 지배하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며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환풍기 수리공에서 슈퍼스타K의 우승자가 된 허각이나 몽골에서 온 KPOP스타의 악동뮤지션과 같은 참가자들의 실력과 사연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오디션 프로는 대형 기획사들과 접촉하기 힘든 사람들이 음악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런 오디션 프로를 통해 음원시장에서도 기계음이 아닌 악기 소리와 참가자들의 목소리에 초점을 맞춘 음악 혹은 그들이 불렀던 비주류의 음악들이 재조명 받으며 상위권을 차지하게 되었고 대중들이 음악을 듣는 폭 또한 넓어졌다.
하지만 늘 과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하고, 인기를 얻으면 초심을 잃기 마련이다. 슈퍼스타K가 큰 성공을 거두자마자 음악 오디션 프로들이 범람했고 사람들은 비슷한 프로그램들에 쉽게 질렸다. 그 결과 시청률과 화제성이 떨어지자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현재는 슈퍼스타K와 KPOP스타만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그마저도 조금씩 대중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평가방식이 있다. 당락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자 투표를 하는 주 연령층이 어리다 보니 투표 결과가 대중 전체를 대표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시청자들은 긴장감과 애정을 잃어버렸다. 또한 오디션 프로가 조금씩 현재 음악 시장의 흐름이나 입맛에 맞는 참가자들에 주목하면서 참가자들의 음악의 신선함이 떨어지게 되는 것과 화제를 목적으로 한 악마의 편집 등도 오디션 프로가 외면받는 이유이다.
그러나 반전의 기회는 충분히 있다. 평범해도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실력만큼은 최고인 사람들이 오디션이라는 기회의 장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로 전하는 감동과 신선함. 이 본질적 취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들이 오디션 프로에 열광한 이유였다. 악마의 편집과 같은 방송의 특성으로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오디션 프로의 본질적 취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시청률의 자연스러운 상승을 노려야 한다. 현재 음악 시장의 트렌드에 맞는 목소리만 찾지 말고 차별화된 신선한 음악, 실력 있는 참가자들을 발굴하고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시청자들도 다시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이다.
한 프로그램이 유지되기 위해서 시청률이라는 잣대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는 시청률이라는 측면으로만 평가받아 사라지기엔 아까운 프로다. 음악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하고, 음악의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기회의 장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가 현실에 물들지 않고 그들만의 목표를 향해 걸어가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 움직이기를 바란다. 다시 기적을 일으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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