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속에 두마리 늑대가 삽니다. 착한 늑대와 악한 늑대. 이 둘은 늘 싸우는데 다행스럽게도 다스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북미의 한 인디언 부족사회에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인데요, 조련법은 단순합니다. 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주느냐에 달렸다는 겁니다. 악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면 악한 늑대가 이기고, 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면 착한 늑대가 이긴다는 것이지요.
이정록의 시 「눈물의 힘」은 북미 원주민 우화를 생각나게 합니다. ‘마음 밖’에 있는 왼손과 오른손이 마음속 두마리 늑대처럼 보입니다. 왼손은 슬픈 늑대, 오른손은 기쁜 늑대쯤 되겠지요. 착한 늑대와 악한 늑대가 앙숙이듯 눈물과 웃음도 서로 친애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악한 늑대가 착해지고 왼손의 슬픔이 사라지기를 간구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소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느 한 손을 자주 사용하듯이, 마음도 선과 악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십상입니다. 달리 길이 없습니다. 내가 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지, 왼손이 뭘 하는지 매번 자각하는 수밖에요. 마음을 챙기는 일 말입니다.
「눈물의 힘」을 읽다보면 기도하는 사람의 실루엣이 떠오릅니다.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 그런데 기도할 때는 왜 두 손을 맞잡는 것일까요. 하늘을 우러르며 우리는 왜 왼손과 오른손을 부여잡는 것일까요.
평소에는 먹고사느라 바쁘다는 이유로 내가 어떤 늑대한테 먹이를 주는지, 두 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는지요.
★ 이 글은 농민신문에 연재된 칼럼으로, 필자의 동의하에 게재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