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와 대조는 차이를 통해 의미를 도드라지게 하는 사고방식이자 표현기법이다. 비슷한 것을 나란히 놓는 비교, 서로 다른 것을 나란히 놓는 대조. 이 둘은 사전에서 엄밀하게 구별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동의어처럼 쓰인다.
우리의 삶은 비교의 연속이다. 대중소비사회를 ‘자연환경’처럼 받아들이는 우리는 상품을 구매하기에 앞서 비교하는 것을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결정 전 단계가 비교하기다. 문제는 비교 대상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관련 정보가 흘러넘쳐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객이 전도된다. 한 사회학자가 간파했듯이 상품이 우리를 선택한다.
대학 강의실이나 시민과 함께하는 글쓰기 교실에서 쉼보르스카의 ‘선택의 가능성들’을 자주 활용한다. 시를 읽은 다음 이어 쓰도록 한다. 그런 다음 소감을 물어보는데 대학 새내기는 물론 은퇴한 중년들도 답이 매한가지다.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서술하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단점에 대해서는 줄줄 써내려가지만 자기 장점에 대해서는 몇 문장을 잇지 못한다.
자기 자신과 만나는 방법은 여럿이다. 자기가 무얼 먹는지, 어디에 사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곧 ‘나’라고 말하고 싶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삶이 위태로울수록, 절실한 것이 ‘자존감’이다. 이참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 리스트를 작성해보자. 가만히 앉아 ‘애호愛好 서사’를 이어나가다 보면 자서전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랄 것이다.
★ 이 글은 농민신문에 연재된 칼럼으로, 필자의 동의하에 게재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