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서관 사서다. 늘 도서관 안에서,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아직도 도서관에 대해서는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사서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공부할 때 랑가나탄이 말한 ‘도서관학 5법칙’을 배웠다. 당시엔 이 법칙을 마음으로까지 느끼지 못했다. 길지 않은 이 법칙 다섯 가지가 실제 도서관 활동에 얼마나 중요한 원칙이고 철학인지를 나중에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몸으로 배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온전히 다 알고 행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 법칙은 1931년 발표되었다. 도서관 운영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이슈와 과제에 대해 다양한 실례를 들어 차분하고도 강력하게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그 이후 전 세계 도서관 활동에 영감을 주고 비전과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이 되어서야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꼼꼼하게 읽어보면 다섯 가지 법칙 하나하나가 얼마나 깊은 성찰을 기반으로 미래 관점에서 도서관 운영 방식과 미래 모습을 설명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비로소 내가 도서관 사서로서 왜 도서관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서관을 운영하고 시민들을 만나야 하는지에 대해 방향과 비전을 얻을 수 있었다. 일하다 막히는 때가 있으면 다시 꺼내 읽는다.
도서관 운영 철학이 된 다섯 가지 법칙은 이렇다. 1. 책은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2. 모든 사람에게 그 사람의 책을. 3. 모든 책은 독자에게로. 4. 이용자 시간을 절약하라. 5.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는 수고가 필요하다. 수고한 결과는 든든하고 매력적이다. 도서관 사서만 읽는 책이 아니다.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사람이라면 도서관을 잘 아는 것이 필요하다.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될 것이니 말이다.
★ 본 기고글은 경향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서, 필자의 동의 아래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