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에서 도서관이 주목받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도서관들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 어떤 가치와 운영 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는 어떤 사람들인지, 도서관을 통해 각자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등, 도서관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 도서관이 오늘날 민주주의의 핵심 기반이자 시민들 스스로 삶과 자치 역량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과 도서관들의 노력이 있었다. 아는 만큼 더 잘 활용할 수 있으니 도서관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요즘 휴먼 라이브러리(사람책 도서관)가 많이 회자되고 있다. 사람이 책이 되고 독자들은 그 사람과 대화하면서 그 사람을 읽는 방식이다. 보통 책으로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책들을 통해 또 다른 세상과 사람을 만난다. 나는 도서관 사서로서 살아오면서 여러 사람책을 만났다. 그런 사람책 가운데 한 분이 도서관운동가 엄대섭 선생이다.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울산에서 사립도서관을 설립한 이후 196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마을문고운동을 전개했다. 한때 3만여 마을에 문고가 설치되었다가 1980년대 새마을조직에 흡수 통합되었다. 이후엔 도서관을 개가열람제로 변경하는 등 여러 도서관운동을 전개했다. 이처럼 엄대섭 선생은 시민 대중을 위한 풀뿌리 도서관운동을 조직하고 실천한 운동가였다.
엄대섭 선생과 함께 마을문고운동에 참여했던 이용남 선생이 선생의 도서관 철학과 도서관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 <이런 사람 있었네: 도서관운동가 엄대섭 평전>을 통해 우리나라 도서관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한 도서관운동가를 늘 새롭게 만난다.
★ 본 기고글은 경향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서, 필자의 동의 아래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