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 29일, 제천기적의도서관에서는 개관한 지 10년을 맞이하여 책잔치를 열었습니다. 도서관 유치를 염원하며 의림지를 둘렀던 현수막을 꺼내 다시 걸었고, 지금까지의 발자취를 돌아봤습니다. 기적의도서관이 지닌 의미를 되새기고, 도서관 관계자뿐만 아니라 마을 어르신, 자원활동가,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축제를 즐겼습니다. 9월 28일 기념식에서 낭독된 자원활동가 장경아 님의 글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기적의도서관이 제천에 유치된다는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MBC 느낌표!’ 프로그램의 가슴 졸이는 발표는 늦은 밤 온가족의 함성소리와 함께 현실로 다가왔다. 방송의 힘은 무서웠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제천 시민을 기적의도서관 유치라는 염원으로 한데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꿈만 같았다.
제천기적의도서관은 나와 우리 가족에겐 고향 같은 곳이다.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도서관의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도서관은 놀이터이고 학원이고 학교였다. 그렇게 어린 시절을 도서관에서 보낸 우리 아이는 지금 고3 고등학생이다. 어느 날 큰 아이에게 도서관에서 하룻밤 자기 프로그램 자원봉사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그때 남편은 “그동안 기적의도서관에서 받은 혜택이 얼마냐. 이제는 받은 것을 베풀어야 하지 않느냐” 나와 아이들이 늘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남편의 감동어린 말 속에 기적의도서관이 어떤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가늠되는 순간이었다.
나에게는 소박한 꿈이 하나 있다. 아이들이 자라 그들의 자녀들 손을 잡고 기적의도서관을 찾아와 도서관과 함께한 이야기를 오순도순 나누는 날을 꿈꾼다. 관장님이 머리가 허연 할머니가 되어 맞아준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100주년 기념행사를 가지는 그날까지 나는 잊지 않으련다. 기적의도서관은 그렇게 어린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와 더불어 제천기적의도서관의 어른들은 10년 전 이 도서관의 건립을 함께 꿈꾸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늘 어린이들이 바라는 도서관이 어떤 곳인지 귀 기울이는 어른이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