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웹진 나비가 세상으로 나갑니다.
나비는 춤을 추고 싶습니다. 나비는 혼의 날개, 꿈의 날개, 생각의 날개이고자 합니다. 나비는 그 날개로 모든 자유롭고자 하는 사람들의 혼의 춤, 꿈의 춤, 생각의 춤을 추고 싶습니다. 나비에게는 갑옷을 입힐 수 없고 족쇄를 채우지 못합니다. 그 날개에 돌멩이를 매달 수도 없습니다. 나비의 춤은 사람들을 가두고 옭아매고 발목 잡는 온갖 종류의 울타리와 장벽과 경계선을 넘어갑니다. 나비가 추고 싶어 하는 춤이 문화입니다.
나비는 환영의 인사, 박수소리, 대화입니다. 나비는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밤새워 준비한 사람들을 환영하고 그들이 내놓는 다양한 표현들에 갈채를 보내려고 합니다. 나비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가 오갈 수 있도록 말길을 트고자 합니다. 나비는 영토가 아닙니다. 땅주인도 아닙니다. 나비는 그냥 너른 마당이며 그 마당에 모이는 사람들이 마당의 주인입니다. 그 마당이 문화일 것이라고 나비는 생각합니다.
나비는 기억이고 상상이며 이야기이고 탈바꿈입니다. 나비는 기억할만한 것들을 기억하고 뛰어난 것들을 상상하려고 합니다. 나비는 이야기 발전소이고자 합니다. 나비는 이야기로 기억과 상상을 실어 나르고 나와 너와 우리들의 탈바꿈을 추구하려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의 기억과 상상, 가장 좋은 이야기의 순환과 나눔, 가장 좋은 형태의 탈바꿈이 문화일 것이라고 나비는 생각합니다.
나비를 환영해주십시오.
2009년 7월
나비 공동편집인 도정일 황석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