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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상상이 자라다
독서동아리 '검은독서단'
모이는 곳
강남 스터디카페 토즈
모이는 사람들
중학생
추천도서
·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마크 해던 지음, 문학수첩 리틀북스 펴냄)
·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북플라자 펴냄)
· 파리대왕 (윌리엄 골딩 지음, 민음사 펴냄)
· 수난 2대 (하근찬, 박회성, 김응주, 김우철, 이지훈 (엮음) 지음, 삼성출판사 펴냄)
무더운 여름을 지나 선선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지만, 아직도 무더운 여름과 같은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말이다. 교육열이 높은 강남의 한 스터디카페에는 많은 학생이 모인다. 그중 스터디룸 G5에 모이는 학생들은 스터디룸을 빌리는 목적이 다르다. 한 손에 책과 노트북을 들고 나타나는 아직 앳된 얼굴을 한 ‘검은독서단’ 회원들. 그들의 목적은 공부가 아닌 독서를 하기 위해서다. ‘검은독서단’의 책에 대한 열정은 스터디룸의 차가운 공기를 데우고 있다.
최연소 독서동아리
10대 동아리 ‘검은독서단’을 우리는 운이 좋게도 만날 수 있었다. 중학생들로 이루어진 ‘검은독서단’은 아무래도 학생들로 이루어진 동아리이다 보니 각종 시험과 숙제, 수행평가 등 오히려 어른들보다 바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독서동아리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어떤 동아리에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밝은 에너지와 열정을 뿜어내고 있다. 바로 그 수많은 증거 중 하나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독서동아리가 아닌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독서동아리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하다
학교 안에서도 충분히 독서동아리를 할 수 있지만,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동아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동아리 회원들에게 물어봤다.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을 통해서 활동하기 전부터 3년간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 시작한 이유는 학교 숙제를 위해서였습니다. 솔직히 반강제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초반에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 낯설고 힘들었지만, 점점 책과 친해지면서 재미를 느꼈습니다. 그런 저희를 보며 어머니께서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권유를 해주신 덕분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선정되어 지금까지도 즐겁게 활동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모든 회원들이 위 의견에 동의했다. 모두 책의 매력을 느끼고, 이제는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검은독서단’ 활동 시간이라고 답했다. 그리곤 책의 매력에 대해 말을 시작했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읽는 사람마다 책 속에 담겨 있는 의미나 뜻을 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책을 읽기 시작할 때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막막함을 느낄 때도 있는데, 읽다 보면 결말이 궁금해져서 계속해서 읽게 되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영화와 같은 영상을 보는 매체와 다르게 글을 읽는 것이라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점이 좋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책의 매력에 대해 말하는 회원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진정성을 가득 담아 말하고 있었다.
읽고 말하고 쓰는 독서동아리
‘검은독서단’이 다른 동아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읽고, 말하기에서 그치지 않고 쓴다는 것이다. 매주 모든 동아리 회원들은 각자 한 권의 책을 선정하여 읽고, 총 다섯 가지의 질문을 만들어온다. 그리고 자신이 읽은 책의 줄거리를 회원들에게 설명하고, 선정한 다섯 가지의 질문들을 던진다. 동아리 회원들은 돌아가며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한다. 그리고 뽑은 질문 중 하나를 선정하여 자유롭게 에세이를 작성하는 형식으로 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질문의 답변은 모두 정해진 답처럼 같지 않고 모두 제각각이다. 서로 오랜 기간 동안 알고 지낸 덕분에 자신의 생각을 꾸밈없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회원들이 작성한 에세이는 장르의 제약이 없었으며, 모두 자유롭게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양의 에세이는 그간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한 적이었다. 동아리 회원들은 이렇게 매주 자신들이 활동하며 작성한 에세이를 모두 모아 문집으로 만들고 싶다며 수줍게 웃으며 포부를 밝혔다.
요즘에는 미디어의 발달로 영상매체에만 의존하거나 중독되어 책을 읽지 않는 청소년들이 많다. 글을 읽을 줄 알아도 독서를 하지 않아 문맥을 파악하지 못하는 실질적 문맹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때에 청소년 독서모임은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도와야 하는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새로 또는 다시 독서를 시작하는 것이 큰 어려움인 이들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책은 결코 멀지 않으며, 우리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검은독서단’이 증명해주고 있다.
★와이파이 이서연·최현지(청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