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동아리 ‘참사랑’
모이는 곳 _ 인천시 남동구 콩세알도서관
모이는 사람들 _ 주부, 직장인 등
추천도서
1.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박세길 지음, 돌베개 펴냄)
2.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3.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유홍준 지음, 창비 펴냄)
4. 강의 (신영복 지음, 돌베개 펴냄)
5. 어느 수학자가 본 기이한 세상 2: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강병균 지음, 살림 펴냄)
갑자기 추워진 날씨지만 햇볕만은 따뜻하던 날, 가정집들이 모여 있는 동네라서 그런지 오전 10시 즈음의 거리는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모임 장소는 골목에 있는 ‘콩세알도서관’으로 귀여운 이름을 가지고 있는 작은도서관이었다. 콩 세 알을 심던 옛 조상들의 마음을 담아 만든 이름으로, 한 알은 땅속의 생명을 위해, 한 알은 하늘을 나는 생명을 위해, 한 알은 가족의 양식을 위해 심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도서관은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목제 가구들로 이루어져 있고 부엌까지 있어서 가정집에 온 것 같이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비치되어 있는 실내화를 신고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도서관 내에 모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그 가운데에 큰 원목 탁자가 놓여있었다. 이 탁자에 둘러앉아 차와 커피를 마시며 모임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참사랑’ 회원들을 볼 수 있었다.
‘참사랑’에는 총 14명의 회원이 있으며 주로 40대 이상의 주부, 직장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70대의 회원도 계신 만큼 나이와 무관하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동아리이다. ‘참사랑’은 2007년에 만들어진 동아리로 약 11년째 유지되고 있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 온 동아리의 시작과 그 비결은 무엇일까?
“딸의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학부모 아카데미’라는 학부모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다들 즐겁게 모임을 했고 그 기간이 끝난 후에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이어져 지금까지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초창기에는 40명 정도의 회원으로 시작을 했어요. 10년이 지난 지금은 다들 취업, 가사 등으로 인해 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지만요. 그래서 현재 초창기 멤버는 2명밖에 없어요. 하지만 계속 참여해주는 회원들이 꾸준히 있어 동아리가 유지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현재 회원분들의 만남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지인에게 소개받아서 오신 분들도 계시고, 콩세알도서관에 오는 사람들에게 홍보를 해서 참여하시기도 해요. 초창기의 40명보다 인원이 많이 적어졌지만 지금 인원은 다 함께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당한 인원인 것 같아서 좋아요.”
이날은 박세길 작가의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1』를 저번 모임에 이어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1988년에 발매된 책으로 1권은 해방에서 한국전쟁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현대사들을 다양하고 사실감 있게 보여주는 역사책이다. 해방 시기에 관해 이야기했던 저번 모임에 이어 이번 모임은 한국전쟁에 대해 다뤘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만큼 이렇게 같은 책을 부분으로 나눠 여러 번 이야기하기도 한다.
‘참사랑’에서 읽을 책을 선정하는 방법은 각자의 관심사를 주제로 선정하기도 하고 모임에서 다루었던 책을 바탕으로 그와 관련된 책을 읽기도 한다. 오랫동안 모임을 이어온 만큼 역사, 경제,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어렵고 까다로운 책들을 선정해 읽고 토론한다. 그리고 어려운 책을 읽으면 다음 모임은 쉬운 책을 선정하는 방식을 비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참사랑’은 참사랑의 테두리로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가 책을 읽어야 아이들이 읽고 자신이 행복해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된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다. 학부모 모임으로 구성된 만큼 초창기에는 자녀들의 교육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는데 11년이 지난 지금의 모임은 엄마로서의 독서가 아닌 자신을 위한 독서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참사랑’ 회원들 모두 알고 싶어 하는 열망이 있어요. 하지만 일방적인 배움이 아니라 우리끼리 문제를 찾고 책을 읽으며 토론해 답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이런 시간을 가지며 배움이라는 것엔 끝이 없음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배우고, 알고 있던 것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세상에 대한 시각을 교정할 수 있게 해주는 모임이에요.”
“혼자서 읽을 수 없을 것 같은 책들을 모임에서 함께 읽고 많은 것을 배워요. 마치 이곳에 오면 평생교육원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우리가 주입식으로 배워왔던 기존의 공교육이랑 다르게 이유를 찾고,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에요.”
매주 모임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참사랑’ 회원들의 만남과 배움은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다.
★ 작성자: 청년취재단 이소현, 장다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