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동아리 ‘베리떼’
모이는 곳 _ 서울시 성북구 국민대학교
모이는 사람들 _ 국민대학교 사회학부 대학생, 대학원생
추천도서
1. 케빈에 대하여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2. 공산당 선언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 책세상 펴냄)
3.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
4. 사회학적 상상력 (C. 라이트 밀즈 지음, 돌베개 펴냄)
5. 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올바른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모여 ‘사회’라는 것이 만들어진 이래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이어져 내려온 질문이다. 역사가 흐르면서 많은 사회학자는 그들만의 생각을 내놓았다. 그 생각들은 현대사회의 모습을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틀이 되기도 한다. 끊임없이 의견을 발굴하고 연구를 이어가는 사람들, 이 중에는 ‘베리떼’ 동아리도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 18학번 학생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대학생과 대학원생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학회 동아리 ‘베리떼’의 취재 날에는 대표님의 추천으로 처음 모임에 온 신입생도 만나볼 수 있었다. 사회학부 학도들로 이루어진 동아리는 학교 수업을 듣는 것을 넘어 직접 사회 이슈와 사회학을 연결해보는 것이 목표라고 하였다. 영화를 보면서 ‘어떤 사회를 묘사하고 있는가’를 탐구하고, 고전 책을 읽으며 ‘학자는 어떤 사회가 이상향이라고 생각하는가’를 생각해본다고 했다. 이는 ‘진리’를 뜻하는 ‘베리떼’ 동아리명과 어울리는 듯했다. 진리를 추구하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밝은 사회란 어떤 모습일까?
“현재를 잘 알고 설명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밝은 사회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자아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갈등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갈등이 있는 사회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충돌을 빚으면서 사회의 문제점을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병을 고치려면 병명을 알아야 하듯이, 밝은 사회를 위해서는 사회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사회 자체가 바뀌길 바라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일상에 의문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지금 사회의 나쁜 점이 있다면 단지 ‘나쁘다’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하고 생각해보는 거죠.”
특히 ‘사회학도’에게는 사회의 모습을 잘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그리고 현대 사회의 모습은 과거의 연장선에 있다. 회원들은 이 점을 고려하여 과거, 현재 이슈를 번갈아 가며 발제하였다. 저번 시간에는 「케빈에 대하여」라는 영화를 보고 ‘주인공의 어머니에게 강요된 모성애는 어떤 사회적 요소로부터 오는 것인가’에 대해 질문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와 관련하여 최근에 쟁점이 되었던 ‘임신중절법 폐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취재 당일, ‘베리떼’는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으로 토론했다. ‘프로테스탄티즘’이라는 용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원서를 초등학생 ‘why’ 시리즈 책으로 대체하였다고 한다.
“막스 베버가 ‘직업은 천명이다. 그러니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척을 해서라도 하루를 일하면서 성실히 보내야 한다’고 말한 것을 ‘why’ 책에서는 ‘위선적이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렇게 일을 하다 보면 정말 일하고자 하는 마음이 우러나올 수도 있다. 그러므로 마냥 위선적인 이론이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현재 사회를 보면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 같은 것이 없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이 책은 왜 읽어야 할까? 오히려 일을 위한 핑계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닐까?”
토론은 회원들의 생각에 꼬리를 이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회원들은 교양시간에 들었던 이야기를 인용하기도 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로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와 ‘만약 ~했다면’ 등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는 식이었다. 이어지는 질문의 끝은 이 책의 핵심인 ‘자본주의가 나쁜 것인가?’였다. 회원들의 의견은 제각각이었다. ‘좋다’ 또는 ‘나쁘다’로 갈리는 의견도 있었지만, ‘현재 사회에서 그냥 당연시되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사회현상은 ‘a는 b다’ 식으로 정의하기 힘들다. ‘사회학 정의’에서도 명시되어있듯, 계속 왜 ‘a는 b인가?’ 하고 태클을 거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의 마지막 말은 여러 가지로 와 닿는 것이었다. 꼭 모든 것을 ‘좋다’ 또는 ‘나쁘다’로 판단할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나와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공격할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생각해?’라고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베리떼 동아리가 말하는 ‘올바른 갈등’이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 작성자: 청년취재단 최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