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부터 지금까지 정부 주도하에 우리나라는 벤처 산업을 키워왔다. 벤처 중에서도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창업을 할 수 있는 IT벤처에 많이 투자해왔다. 많은 대학생들, 그 중에서도 공대생들이 벤처에 도전해왔고 여러 벤처 기업들 - 네이버, NC소프트 등이 살아남아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IT업계를 이끌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도 벤처 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뜻을 내비쳤고, 여전히 벤처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벤처 기업의 기반이 된다고 할 수 있는 대학에서의 관심은 그다지 크지 않다. 대학에서도 벤처를 외치고 있지만 학부생의 입장에서 볼 때 벤처는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지난 2년간 공대를 다니면서 들었던 수업들에서 창업의 실제적인 면을 알 수 있는 수업은 없었다. 수업은 항상 전공서적에 있는 이론 위주의 수업이었다. 간간이 있는 세미나에서는 공과대학 밖의 다른 모습을 아는 것보다는 교수님들의 연구 분야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벤처에 대해서 알아보려면 동아리나 창업교육센터를 직접 방문해야 했다. 벤처 창업에 관심이 있어도 전문적인 교육을 받기는 힘들고 주변에도 알아볼 수단도 적다.
미국의 경우 1940년대 하버드대학교에서 처음 창업교육을 시작한 이후 2003년을 기준으로 1600개 대학에서 2200개가 넘는 창업 강의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또,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 같은 경우는 실리콘 밸리와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학생들에게 벤처 창업에 익숙해지도록 하고 실제로 창업을 하게 될 경우 교수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의 인기 애플리케이션인 ‘스냅챗’은 스탠포드의 학생이었던 ‘에반 스피겔’이 교수 ‘피터 웬델’에게 부탁해서 투자 자금줄을 얻었고 지금은 기업가치 40억 달러에 육박하는 벤처가 되었다. 그런 것에 비해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 불리는 서울대의 창업 교육은 너무나 미미하다. 공대생이 들을 수 있는 창업 관련 강의는 얼마 없고 그마저도 학생들의 평가가 박했다. 창업교육센터가 있기는 하지만 정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학교를 다니면서 이름조차 들어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벤처에 대해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키우려는 분위기다. 그런 벤처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이 IT벤처다. IT벤처를 시작하려면 기술과 열정도 필요하지만 우선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지도해줄 등대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열정 있는 대학생들에게 그런 등대 같은 존재가 되어 줄 수 있는 것은 누구보다 더 가까운 학교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벤처에 관심 없는 학생까지 창업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학생을 위해 학교 강의를 듣는 것처럼 교양 수업으로라도 창업 교육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