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헬스장에 가서 피티를 등록하는 젊은 세대의 심리는 무엇일까. (…) 우리 세대는 청소년기 때부터 비교와 평가에 절여져 있었기에 ‘얼마나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나?’ ‘얼마나 많은 체지방을 감량했나?’와 같은 과시적인 경쟁의 성격이 강해진 헬스에 비판적 사고 없이 참여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에서는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요가, 필라테스, 맨몸 운동, 달리기 등 다양한 자기 관리 운동 중 단연코 헬스가 가장 수요가 많다. 헬스란 헬스장에서 근력, 체력 강화를 위해 기구를 사용하는 운동으로 한국에서는 보디빌딩과 무산소 운동을 통틀어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국민 생활체육 조사에 따르면 주로 참여하는 체육활동 종목에서 걷기36.8%에 이어 보디빌딩12.8%이 뒤를 이었다. 20대에서는 최근 1년간 참여 경험이 있는 체육활동에서도 걷기34.8% 다음으로 보디빌딩21.6%이 2위를 차지할 만큼 특히 젊은 층에서 막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20대의 헬스 열광 속, 그 이면에 숨어있는 문제들에 대해 성찰할 필요가 있다.
먼저 헬스라는 운동 자체가 지니는 부작용을 인지해야 한다. 헬스는 인간의 평소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달리 의도적으로 몸의 근육 구조 사슬을 깨서 전신 근육의 협응보단 철저한 고립 운동을 통해 골격근을 성장시키는 종목이다. 『교정운동 솔루션』의 저자 에반 오사르Evan Osar는 바벨 컬과 같이 양손을 동시에 사용하는 운동은 근골격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그뿐만 아니라 과도한 웨이트 트레이닝은 흉곽과 연결된 근육들이 지나치게 비대해져서 흉곽이 뻣뻣해지고, 이는 목 디스크나 후관절에 다양한 병리를 유발한다.
물론 트레이너가 운동을 일대일로 지도해주는 시스템인 피티퍼스널 트레이닝를 통해 웨이트 트레이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반박이 존재할 수 있다. 피티는 영양학적 지식, 운동생리학, 인체 해부학, 트레이닝 방법론 등의 지식을 섭렵한 전문가가 고객의 체형을 분석하고 운동 수행 능력을 헤아려서 개개인의 목표에 맞는 운동 방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맞춤형 지도에 대한 수요가 트레이너의 공급을 초과하는 바람에 헬스장에서는 전문성이 없더라도 외관상 좋은 몸을 가진 사람들을 트레이너로 채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물리치료사나 재활치료사와 달리 트레이너는 자격 제한이 없기에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트레이너로 활동해도 제지할 수 없다.
이러한 헬스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헬스장에 가서 피티를 등록하는 젊은 세대의 심리는 무엇일까. 아마 누구나 쉽게 혼자서 시작할 수 있고 단기간에 가시적인 몸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헬스는 충분한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을 것이다. 각종 매체에서 바쁘고 생산적으로 하루를 보내며 모범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갓생’을 강조하였고, 이는 20대가 자기계발로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하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했다. 또한 우리 세대는 청소년기 때부터 비교와 평가에 절여져 있었기에 ‘얼마나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나?’ ‘얼마나 많은 체지방을 감량했나?’와 같은 과시적인 경쟁의 성격이 강해진 헬스에 비판적 사고 없이 참여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 해소, 보람, 자존감 향상 등이 아닌 그저 타인에게 과시를 위한 것으로 의미가 퇴색된 헬스는 결국 현재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본인의 운동능력보다 과한 운동을 지속하는 ‘운동 중독증’이라는 정신병리를 낳았다. 헬스의 본래 목적이 몸과 마음의 건강Health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자신을 스스로 절벽으로 내모는 요즘 세태를 변화시키기 위한 주체는 곧 우리다. 대학생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나 건전한 동기를 지니고 헬스를 수행하며 올바른 운동 습관을 형성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