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페이스북을 하던 중, 어떤 리틀맘의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한 여성이 17살에 임신을 하게 되었고, 모든 주위 사람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자친구와 결혼을 했다. 아이를 낳고, 경제적 어려움도 극복해서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행복해 보이는 부부 사진, 예쁜 아이 사진도 눈길을 끌었지만, 댓글들이 무엇보다 흥미로웠다. 3,475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는데, 그 중 약 60%는 이 리틀맘을 응원하고, 좋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머지 40%는 - 심지어 댓글에 '좋아요'도 6~70개 정도 달렸는데 - 게시물을 올린 리틀맘을 거세게 비난했다.
부정적인 댓글 대개 이런 논조다. 젊은 나이에 성관계를 한 것이 뭐 그렇게 자랑이냐. 리틀맘은 자신의 경험을 부끄러워하고 숨겨야 한다는 논리다. 보통 사람들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숨기려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뚜렷한 죄목이 없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고, 법률적으로도 처벌이 가능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틀맘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리틀맘의 존재를 불편하다고 느낀다.
사람들이 리틀맘에게 손가락질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어린 나이에 성관계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관계를 맺는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설마 임신이 되겠어.' 라는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다. 또 임신에 대한 각오가 되어 있다 하더라도, 청소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리틀맘에 대한 불편함은 이 '책임'에만 있지 않다.
뒤집어서 생각해보자. '리틀파파little papa'라는 단어를 접해본 적 있는가? 리틀맘이라는 단어 또한 생소하지만 리틀파파는 더욱 생소할 것이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검색해 보았을 때, 리틀맘에 대한 이야기는 블로그나 뉴스 기사, 심지어 리틀맘을 다룬 드라마까지 많이 나온다. 반면 리틀파파를 검색하면 옷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나아가 리틀파파가 자신이 리틀파파임을 고백하면, 오히려 '남자가 책임감이 있네.' 라는 소리를 듣는다. 여기에는 성차별적인 전제가 뒷받침되어 있다. 남자는 성관계를 맺은 것이 당연하고, 거기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특별한 경우다. 반면 여자는 성관계도, 책임마저도 손가락질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리틀맘의 중심에 있는 것은 책임이 아니다. '여자'다. 어린 '여자'라서 비난 받아야 하는 것이다.
리틀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편향되어 있고, 그 근거는 이외에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유보다도 리틀맘들이 결코 손가락질 받아 마땅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페이스북에서 비난하고, 뒤에서 수군거리거리는 등 우리의 '평범한' 이웃에게 돌팔매질 하지 말자.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힘들 때 힘들고 기쁠 때 기쁜 '보통'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