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성인은 어린이와 10대들이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 듯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종종 지긋지긋함과 짜증이 깃든 우월감을 느끼며 말을 얹는다. 그 말들은 이런 의미를 내포한다. 이 열등해진 세대를 봐! 우리가 얘네보다 낫지? 쟤네는 왜 우리처럼 못할까? 하지만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뒤 나는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어린이에게는 욕구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어른인 우리의 일이다. 이 문화에서 우리는 대체로 아이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않는다. 자유롭게 놀지 못하게 하고, 전자기기 화면으로 소통하는 것 외에는 별로 할 게 없는 집 안에 아이들을 가두며, 우리의 학교 제도는 대개 아이들을 무감각하고 지루하게 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먹이는 음식은 에너지를 급격히 떨어뜨리고, 약물처럼 아이들을 들뜨게 할 수 있는 첨가제가 들었으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없다. 우리는 뇌를 망가뜨리는 대기 속 화학물질에 아이들을 노출시킨다. 아이들이 집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건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만든 이 세상의 잘못이다.
리노어는 지금도 부모들과 대화를 나눌 때 어렸을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는지 말해달라고 한다. 그때는 거의 언제나 자유로웠던 순간이다. 요새를 짓고, 친구들과 숲속을 걸어 다니고, 동네에서 뛰어놀았던 때. 리노어는 부모들에게 말한다. “요즘 부모들은 돈을 아끼고 모아서 아이들을 댄스 수업에 보내요. 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것은 아이들에게 주지 않아요.” 리노어는 계속 이래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와는 다른 어린 시절이 우리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함께 그 시절을 되살려내려고 노력한다면 말이다. 그렇게 하면, 배를 만들던 L.B.처럼 아이들이 다시 깊이 집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 요한 하리, 『도둑맞은 집중력』, 김하현 옮김, 어크로스2023, 405~4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