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밖의자의 편에서는 솟았다땅속에서 스스로를 뽑아 올리는 무처럼마주해 있던 편에서는 의자가 수직으로 날아올랐다그림자의 편에서는 벽으로 끌어 올려졌다벽의 편에서는 영문도 모르고 긁혔다얼른 감춰야 했다의자는 날았다 그림자는 매달렸다 속은 알 수 없었다그림자는 옆을 본 채 벽에의자는 앞을 본 채 허공에 정지했다의자와 그림자는 모양이 달랐다의자의 다림 하나와 그림자의 다리 하나를닿게 한 것은 벽이었다의자와 그림자의 사태를 벽은 알 수 없었다모자는 왜우리는 한밤의 거리를 걸어갔지요모자가 하나씩 걸려 있었지요쇼윈도는 모자 하나가 딱 들어갈 크기였습니다남은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는 거리였지요우리는 쇼윈도마다 멈췄습니다검은 모자네타오르고 있는 색이네흐느끼는 입이네허공을 붙잡는 손이네갇힌 채 기다리는 눈동자네기다란 쇠꼬챙이 하나에 모자가 하나씩 걸려 있습니다살이 다 발려졌네가죽만 남았잖아우리는 동시에 들려오지 않는 음악을 떠올렸습니다물기가 도는 곳마다 둘레가 생겨났습니다우리는 춥고이게 우리야 가죽만 남은 우리야모자를 만들 수 있어그게 우리야모자만 남은 우리야이제 모자만 녹으면 돼그러나 우리는 꼼짝하지 못했습니다녹아내렸는데굳기까지 하면 어떡합니까맞지 않는 모자가 됩시다우리는 동시에 입술을 움직였습니다지구로 못 돌아와도 좋다이상한 봄깊은 발은 희망을 모를 테니깊은 발은 바닥을 모를 테니깊은 발은 실밥 푸는 곳을 모를 테니지구로 못 돌아와도 좋다식탁 의자에 몸 냄새가 밴 카디건을 걸쳐 두었지만지구로 못 돌아와도 좋다식탁 의자에 몸 냄새가 밴 카디건을 걸쳐 두었지만지구로 못 돌아와도 좋다다시는 환청과 만나지 못한다 해도그림자의 무릎 뼈가 미처 펴지지 못했다 해도지구로 못 돌아와도 좋다이상한 봄달아나는 발목엄마 아빠피가 흩어지는 축제비명과 꽃잎과 누수를돌멩이와 비닐봉지의 중력을나란히 이해해땅을 오래 두드린 발열리지 않은 땅풀들은 답장 위로 위로 솟아오른다이상한 봄춤을 추다 발목만 남았어내용을 생각할 틈이 없었어온몸에 죽음의 불이 붙었었거든작은 점 하나가 목젖 부근에눈물을 참으면 울퉁불퉁하다지구에서처럼홈리스는 하늘을 향해 침을 뱉는다새들은 허공을 깨고 간다지구로 못 돌아와도 좋다서지 않는 엘리베이터에 타본 적이 없어도바다와 하늘이 바로 다음 언덕에서 마나고 있어도사방의 벽마다 출구가 마련되어 있다고 해도구격진 틈 아니면 조롱지구로 못 돌아와도 좋다등 너머에서 붙잡던 목소리를 혀처럼 뽑아 쥐고 있어도나는 사람이다팔다리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너는 사람이다예쁘고 연한 발목을 가졌다자를 게 남았다지구로 못 돌아와도 좋다*지구로 못 돌아와도 좋다: 2023년 편도행 화성 정착 프로젝트 공개 모집을 다룬 기사 제목.(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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