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도서관들, 도서관 활력지수L-ESG 선제적 도입
지난 3월 6일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 보도자료 제목이다. “동대문구립도서관동대문구 정보화도서관,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 휘경어린이도서관, 배봉산숲속도서관, 동대문책마당도서관이 지속가능한 미래 도서관 구현에 기여하고자 국가도서관위원회의 ‘제4차 도서관 발전 종합계획’을 기반으로 2024~2028 도서관 활력지수L-ESG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동대문구립도서관 운영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고 한다. 도서관 활력지수? L-ESG? 낯선 단어들이다. 그런데 이 내용이 이미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가 2023년 말 발표한 ‘제4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2024~2028’(안)이하 ‘종합계획’에도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동대문구 도서관들은 바로 이 종합계획에서 제시한 도서관 활력지수L-ESG 내용을 빠르게 자체 도서관 중장기 비전으로 수용한 것이다. 향후 행보가 궁금하고 기대된다.
도서관 활력지수L-ESG란?
국가도서관위원회의 종합계획은 ‘모두가 행복한 도서관’이란 비전과 ‘따뜻한 동행, 공동체 성장,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3가지 핵심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4가지 정책목표와 12가지 핵심과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도서관 활력지수는 ‘2. 공동체 활력, 연대·협력 플랫폼’이란 정책목표 가운데 ‘2-3-1. 도서관의 사회문화적 가치 확산’ 추진 과제의 세부 실행계획 중 하나인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K-SDGs 연계 서비스’에 포함된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도서관의 사회문화적 가치 제고를 위해 지역 맞춤형 도서관 활력 지수L-ESG 개발 및 적용’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공공도서관이 친환경 정보서비스와 프로그램 운영, 지역협력과 사회공헌 프로그램 강화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K-SDGs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국가도서관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미 2022년 말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도서관 활력지수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연구수행기관; 동덕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 책임연구원; 배경재를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합계획에 구체적 실행계획으로 포함한 것이다. 연구는 최종적으로 “도서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비전으로 ‘시민과 더불어 지속하는 활력 있는 도서관’으로 정의”하고 비전 달성을 위해 4대 전략방향과 함께 핵심과제 13개의, 실행과제 32개를 제안한 바 있다.
종합계획도 이러한 연구 내용을 그대로 수용해 4가지 정책영역지역사회/Library, 친환경/Environmnet, 포용/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을 설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4대 전략과 그에 따른 13개 과제안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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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도서관위원회, 종합계획과 정책연구 중 도서관 활력지수 관련 내용 |
도서관 활력지수를 적극 활용한다면 도서관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지역사회/Library’ 영역에서 도서관 인프라 내실화를 위해 제시한 3가지 과제안, 즉 ‘균형있는 도서관 운영 인프라 확보’와 ‘도서관 사서 인력의 근무환경 개선’은 빠르게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위탁도서관 운영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국가도서관위원회가 이미 수행한 연구에서는 현황을 분석한 다음에 이와 같이 제안하고 있다. 그대로 정책으로 추진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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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도서관위원회 2022년 연구에서 제안한 ‘위탁도서관 운영 정상화’ 관련 제안 내용 |
우리나라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실행에 노력 중
이번 정부 차원의 종합계획이나 동대문구 도서관들의 활동은 긍정적이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이란 용어가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 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에서 제출한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라는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된 이후 국제적으로 이와 관련한 활동이 강화되어 왔다. 2015년 UN은 전 세계 빈곤을 종식시키고 지구를 보호하며, 2030년까지 모든 사람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목표로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제시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적 활동에 함께 하기 위해 「지속가능발전기본법」2007년 처음 제정되었다가, 2010년 「지속가능발전법」으로 법으로 바뀌었다가 2022년 7월 다시 현 법률로 변경되어 시행 중이다을 제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년 단위로 기본전략을 재검토하고 정비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은 “경제·사회·환경의 균형과 조화를 통하여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 포용적 사회 및 기후ㆍ환경 위기 극복을 추구함으로써 현재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가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국가와 지방 나아가 인류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제1조으로 하고, 관련한 용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제2조
1. “지속가능성”이란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사회·환경 등의 자원을 낭비하거나 여건을 저하低下시키지 아니하고 이들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2. “지속가능발전”이란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포용적 사회, 깨끗하고 안정적인 환경이 지속가능성에 기초하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발전을 말한다.
3.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이란 지속가능한 생산·소비 구조 및 사회기반시설을 갖추고, 산업이 성장하며 양질의 일자리가 증진되는 등 경제 성장의 산물이 모든 구성원에게 조화롭게 분배되는 것을 말한다.
4. “포용적 사회”란 모든 구성원이 존엄과 평등, 그리고 건강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경제·사회·문화적으로 공정하며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보장된 사회를 말한다.
5. “지속가능발전목표”란 2015년 국제연합UN: United Nations 총회에서 채택한 지속가능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17개의 목표를 말한다.
6.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란 제17조에 따른 지속가능발전 국가위원회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와 국내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여건 및 지역적 균형에 대한 고려 등을 반영하여 제7조에 따른 지속가능발전 국가기본전략으로 수립하는 국가목표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국제사회의 공동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한국사회에 처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형 지속가능발전목표 즉 K-SDGs를 수립’해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포용사회 구현, 모든 세대가 누리는 깨끗한 환경 보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경제성장, 인권보호와 남북평화구축, 지구촌협력과 같은 5대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17개 목표와 119개 세부목표, 236개의 지표들제4차 기본계획 기준을 설정하여 정부기관은 물론 지자체와 시민단체, 전문가, 이해관계자그룹 등 다양한 집단에서 노력’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지속가능발전포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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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환경부, 제4차 지속가능발전 기본계획 2021-2040 1부, (오른쪽) 환경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국내 이행현황 및 추진과제 분석 연구. |
다만 K-SDGs에 문화적 관심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다만 2017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UN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와 문화정책의 대응 방안」연구를 통해 문화적 대응에 대한 방안을 검토하고 제시한 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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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s에 대응한 문화정책 체계 |
연구에서도 문화기관 중 핵심 중 하나인 도서관에 관해서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문화부문 여건 진단과 성과 측정을 위한 ‘선도 지표’25대 지표” 가운데 하나로 읍면동 단위 생활문화시설 확보율 항목에 겨우 ‘작은도서관’이 언급되었을 뿐이다.
도서관계가 주도적으로 K-SDGs 실현과 ESG 활동에 노력할 때
도서관 부문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도 UN2030 의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라는 국제사회의 공동목표를 해결하고 이행함에 있어 지지를 보내고 도서관 부문도 적극 동참을 약속하고 있다. 도서관 활동은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IFLA는 전 세계 각지 도서관들과 다양한 형태로 SDGs 관련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IFLA 홈페이지 관련 활동이나 소식 등 참조] 2023년 9월, 유엔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12가지의 영향력이 큰 강화된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는데, 각각의 이니셔티브에 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 2024.1.5. 기사 참고]
이러한 국제 도서관계 활동에 대응해서 2019년 (사)한국도서관협회도 IFLA의 SDGs 관련 활동을 국내에 소개하고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하고, IFLA가 발행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관한 도서관 행동 지침 「모두를 위한 접근과 기회access-and-opportunity-for-all」을 번역하고, 우리나라 도서관들의 관련 활동 사례를 모아 「지속가능사회를 향한 도서관의 활동」이라는 사례집을 발행하면서 도서관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나라 도서관 현장에서 강력하고 의미있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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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서관협회의 SDGs 관련 활동 |
이후 문헌정보학 분야에서 몇 건의 관련 연구가 진행된 바가 있기는 하다. 연구가 도서관 현장의 실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UN의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와 도서관의 역할에 관한 연구노영희, 2020
그런 상황에서 최근 도서관 부문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K-SDGs 활동에 적극 관심을 가지고 국가도서관위원회와 종합계획, 그리고 도서관 현장, 문헌정보학계 등에서 이의 실현을 위해 도서관이 해야 할 활동의 비전과 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갑고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것이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국가도서관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도서관협회 등 도서관 단체, 도서관 현장 모두 함께 의견을 모으고 힘을 모아 더욱 강력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관련 활동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도서관, 지구를 살리는 시민들의 든든한 동반자
글머리에서 소개한 동대문구 도서관들은 도서관 활력지수 관련 활동의 일환으로 “탄소중립 그린Green 도서관 선언식을 진행하고, 도서관과 일상에서 지킬 수 있는 탄소중립 실천 서약서를 작성”하고, 향후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74,952.97㎏ 준수를 통한 8,236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을 선언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하고는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존 라이언 지음, 이상훈 옮김, 그물코, 2002이란 책이 생각났다. 책 저자는 지구를 살리는 ‘녹색 소비’를 일곱 가지 예를 들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공공도서관이다. 도서관은 존재 자체로 지구를 살릴 수 있다. 도서관을 잘 활용하는 시민과 공동체 또한 도서관을 통해 지구를 살리는 구체적 행동을 하는 것이리라 말할 수 있다.따라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은 지역의 공공도서관이나 작은도서관, 학교도서관 등이 제대로 운영되도록 필요한 투자시설과 공간, 인력 모두에를 통해 전 세계적인 지속가능발전목표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효과적이고 가치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도서관과 사서들 스스로 SDGs와 K-SDGs, 도서관 활력지수L-ESG 활동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고 도서관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이를 실천하길 부탁한다.
★「한국독서교육신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