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사회문화재단 |
(사)한국도서관협회, ‘함께 읽어요, 도서관에서’ 캠페인 추진
지난 5월 9일 우리나라 도서관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사)한국도서관협회이하 ‘한도협’가 도서관 이용 활성화를 도모하고 쉽고 즐거운 독서문화를 독려할 목적으로 ‘함께 읽어요, 도서관에서’라는 제목으로 공익 캠페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 첫 번째 캠페인 모델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이날 캠페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협회는 앞으로 사회 각 분야 저명인사가 참여해 도서관에서 책을 추천하는 공익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할 예정이다. 첫 번째 포스터 배포와 함께 전국 각종 도서관에서 캠페인 포스터를 찾아 자신이 추천하는 도서와 함께 인증사진을 찍고 이에 대한 추천의 글을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올리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국도서관협회 공지 참조] 도서관계가 시작한 이번 캠페인이 의도한 바를 충분히 이루고, 각 도서관들과 이용자들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 기대한다.
한국도서관협회, ‘함께 읽어요, 도서관에서’ 캠페인. |
이번 한도협이 시작한 ‘함께 읽어요, 도서관에서’ 캠페인의 홍보 포스터를 보면서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독서관이나 독서와 관련한 홍보 포스터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지금의 상황은 어떠한지, 앞으로는 홍보 포스터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작하고 활용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도서관이나 독서 홍보 포스터들을 찾아보니:
(1) 도서관주간
(사)한국도서관협회의 이번 캠페인 포스트를 보니,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도서관이나 독서와 관련해서 어떤 포스터들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나는 것은 한도협이 1964년대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는 도서관주간이다. 2022년 12월 새로 시행된 「도서관법」에 따라 2023년부터는 정부가 주도하는 법정 행사가 되었지만 60년 넘게 이어져 온 역사와 전통이 있고, 도서관들이 자발적으로 도서관 이용과 독서 활성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시민 개개인과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도서관주간 포스터. 2023년부터는 ‘도서관법’에 따라 ‘도서관의 날’이 새로 생기고 ‘도서관주간’과 함께 정보가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
(사진 출처) 한국도서관협회, 2015년 9월호. |
도서관주간은 일제강점기 때에도 시행된 바 있다. 한국도서관사연구회는 2024년 2월 20일 정기총회 때 도서관주간 60주년을 맞아 조혜린 회원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 과장의 ‘도서관주간 60주년을 돌아보다’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는데, 이때 우리나라에서 일제강점기인 1924년 11월 처음으로 ‘도서관주간’ 행사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당시 기록물 등에 게재된 포스터를 모아 보여준 적이 있다. 2023년 11월 출간된 최규진 저 『포스터로 본 일제강점기 전체사』서해문집에서도 도서관주간 포스터를 다루고 있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때 진행되었던 도서관주간 포스터들. |
도서관이나 독서 홍보 포스터들을 찾아보니:
(2) 독서주간과 독서의 달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9월은 「독서문화진흥법」에 따라 ‘독서의 달’로 기념하고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독서의 달’ 이전에 ‘독서주간’이 있었다. 이 주간은 1955년부터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부, 교육부 등 관련 정부부처와 대한출판문화협회 등 관련단체가 후원한 행사로 매년 9월에 1주간 다양한 행사를 추진했었다.
1959년부터 1967년까지와 1970년 독서주간 포스터. |
1994년 관련법에 따라 정부가 9월을 ‘독서의 달’로 지정함으로써 ‘독서주간’은 ‘독서의 달’로 발전해 정부 주도로 매해 도서관 등이 참여해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독서의 달 포스터들. |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은 독서의 달에 별도로 포스터를 만들어 배포해 활용하고 있다. 경기도는 포스터 기본 그림은 출판된 그림책 등의 그림에, 공모를 통해 선정한 표어를 넣어 디자인한 포스터라는 특징이 있다. 2008년부터 매년 제작한 포스터 파일을 홈페이지에서 공유하고 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이 제작해 공유하는 독서의 달 포스터들. |
도서관이나 독서 홍보 포스터들을 찾아보니:
(3)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매년 4월 23일은 1995년 제28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제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다. 이날을 기념해서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부터 정부나 출판계, 도서관계, 독서계 등이 함께 또는 따로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초기에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출판계, 도서관계, 독서계, 시민단체 등이 주도적으로 행사를 추진했으나 근래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행사도 주도하고 있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포스터들. |
도서관이나 독서 홍보 포스터들을 찾아보니:
(4) 세계 어린이 책의 날
세계 어린이 책의 날International Children’s Book Day도 있다. 국제아동도서협의회IBBY가 어린이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독서를 장려하자는 뜻에서 동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생일인 4월 2일을 세계 어린이책의 날로 제정하고, 1967년부터 어린이들이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따로 이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고 있지 않지만, 2014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세계 어린이책의 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책 읽는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남이섬과 공동으로 ‘세계 어린이책의 날 포스터전’을 개최한 바는 있다. 또한 1967년부터 2013년까지 IBBY가 제작한 포스터를 모아 『세계 어린이 책의 날: 1967~2013』이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세계 어린이 책의 날 관련 포스터와 책 표지. |
도서관이나 독서 홍보 포스터들을 찾아보니:
(5) 책의 해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출판과 독서계, 도서관계, 시민단체 등이 함께 독서율 회복과 출판·독서 생태계 강화를 위해 ‘책의 해’를 선포하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한 성과를 이어 2020년부터는 민간이 주도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해 매해 다양한 계층청소년과 60+, 청년, 4050을 주제로 집중적인 책의 해 사업을 추진했다. 20204년은 정부의 예산 지원이 없음에도 민간이 자발적으로 어린이 책의 해를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 매해 2~3종의 포스터를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
책의 해 포스터들. |
도서관이나 독서 홍보 포스터들을 찾아보니
(6) 책 읽는 사람이 아름답다 포스터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은 2002년 독서와 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고자 ‘책 읽는 사람이 아름답다’라는 슬로건으로 독서 홍보 포스터를 제작했다. 포스터는 영화배우 안성기 씨와 성악가 조수미 씨가 모델로 나서 주었고, 사진작가 강운구 씨와 책디자이너 정병규 씨가 각각 사진 촬영과 디자인을 맡았다. 당시 포스터 제작은 사회적으로 주목받아 언론에서 포스터 제작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KBS 2002.01.08. 보도, 「조선일보」 2002.6.6. 기사 등 참조] 또한 판화가 이철수 씨는 2001년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출범에 맞춰 홍보를 위한 포스터를 제작하기도 했다.
책읽는 사람이 아름답다 포스터 등. |
도서관이나 독서 홍보 포스터들을 찾아보니:
(7) 미국도서관협회, READ 포스터
미국도서관협회ALA는 다양한 출판물이나 굿즈, 홍보나 캠페인 등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포스터 등을 제작해서 판매, 보급하고 있다. 미국 내 도서관들은 이들 홍보나 캠페인용 포스터를 구입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 홍보 포스터 가운데에는 유명인사들이 참여한 ‘READ’ 포스터 시리즈가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현재 ALA 온라인 스토어에서 검색해 본 결과, 현재 41종이 올려져 있다.
이 ALA Celebrity READ 포스터 캠페인은 1985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는데, 200명이 훨씬 넘는 배우나 음악가, 예술가, 스포츠선수 등 문화 아이콘인 인물들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도 2014년 READ 포스터 모델이 되었다. [ALA 보도기사 참조]
미국도서관협회 READ 포스터들. |
포스터, 역사적 가치에 주목해서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하길
포스터는 기본적으로는 어떤 행사나 기념일 등의 의미와 활동 내용 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또한 시간이 흐르면 그 행사나 기념일에 대한 기억을 담은 중요한 기록물이나 증거가 되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가 되어 홍보 활동도 온라인이나 디지털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잘 만들어진 포스터는 중요하다. 특히 잘 만들어진 포스터는 소장의 욕구까지도 불러일으킨다.
독서나 도서관 활동과 관련한 홍보 포스터가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포스터 자체를 내용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나 매력적으로 잘 만들어야 한다. 잘 만든 포스터는 그 자체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 말하고자 한 가치를 더 잘 전달할 수 있고, 하고자 하는 일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들이 만들고 활용해 온 포스터들을 다시 살펴보면 과연 그랬을까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의 ‘책 읽는 사람이 아름답다’ 포스터 경우에는 언론에서도 주목했고, 많은 시민들이 소장하고 싶어 해서 몇 번이나 추가로 찍어 관련한 행사 등에서 나누어 주었다. 몇 년 전 한 엣 물건 판매처에서 이 포스터들이 수십 만 원의 가격에 판매 물건으로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 판매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붙여진 가격만큼의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한다. 미국도서관협회의 유명인들이 참여한 READ 포스터 시리즈 경우에는 현재 판매되고 있고, 이미 품절된 경우에도 종종 다시 제작해 판매해 달라는 요구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포스터를 잘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그동안 독서나 도서관 관련한 주간 행사 홍보나 독서의 달 등 적지 않은 계기에 이와 관련한 포스터들이 제작되고 배포되어 활용되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다시 찾아보려고 하니 찾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수십 년이 지난 경우, 즉 도서관주간이나 독서주간 등과 같이 6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경우에는 아마도 원본은 고사하고 관련 사진자료도 구하기 어려웠다. 이미 수많은 포스터들은 당시 짧게 역할을 하고는 대부분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그렇게 사라진 포스터와 함께 우리가 만들어 온 독서나 도서관 활동의 내용과 의미도 흐릿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포스터에 대해 찾아보다가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누군가 지난날들의 포스터를 최대한 모아서 볼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포스터는 당시는 물론 역사를 축적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자원이 된다. 따라서 독서나 도서관 분야에서도 관련한 포스터를 빠짐없이 수집해 두고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각 도서관이나 단체 등도 자체 제작하고 활용하는 포스터는 물론 지역 또는 관련 부문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포스터들에도 관심을 가지고 수집하고 관리하면 좋겠다 싶다.
필자는 최근 우연한 기회에 옛 물건을 판매하는 곳으로부터 1965년 독서주간 포스터를 구입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포스터를 직접 실물로 보니 감흥이 달랐다. 앞으로 또 어떤 포스터가 다시 세상에 나타날지 더 기대가 된다.
1965년 독서주간 포스터. |
[지난 기사 이후 추가할 이야기]
1. 독서진흥을 위해 도서관은 뭘 해야 할까?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은 2024년 4월 9일 ‘첫 번째 독서정책포럼: 정부 독서정책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말한다’를 진행했다. 이날 포럼은 3월 18일 발표한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와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에 대해 다양한 관계 부문 인사들이 참여해 폭넓은 토론을 하는 자리였다. 이날 포럼에는 정부와 지자체, 출판, 서점, 도서관, 독서, 교육계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난 10년 동안 독서율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원인을 살피고 그에 대한 대책을 모색한 한 편,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하고 실효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였다. [「한겨레」 2024.5.10. 기사 참조]
2. 제8기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출범을 축하한다
지난 4월 11일자로 출범한 제8기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윤희윤 위원장이 5월 2일 「출판저널」 정윤희 발행인의 책문화TV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1시간 10분 정도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윤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도서관계의 기대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제4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을 확정하는 등 위원회에 부여된 과제 해결과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터뷰 영상 보기]
3. 도서관 통계에서 읽어내야 할 몇 가지 사실
우리나라 공식 국가통계인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은 2024년 4월 2024년도2023년 기준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 조사를 시작했다. 2023년 말 기준 공공도서관 약 1,266개관을 대상으로 4월 8일부터 22일까지 관련 사항을 통계시스템에 입력할 것을 요청했다. 조사하는 내용은 ‘기본정보 / 서비스 협력 현황 / 소장자료 / 시설 및 설비 / 직원현황/예산 / 이용 및 이용자 / 지식정보 취약계층 및 어린이 서비스’ 등 8개 부문의 관련 데이터이며, 조사기준은 2023년 한 해 동안의 실적이나 현황 관련 데이터다. [통계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 이미 입력한 내용에 대한 점검과 수정도 5월 8일부터 14일까지 1주일간 진행되고 있다. 이후 통계가 확정되면 2023년 공공도서관 현황에 대한 자세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 기적의도서관 20년, 다시 도서관의 기적을 향해 힘을 모을 때
지난 4월 23일 부산시 진구에서 18번째 ‘부산진구기적의도서관’이 개관했다. 이번 부산진구기적의도서관은 사업비 99억6500만원을 들여 지하1층~지상4층, 연면적 2,200㎡ 규모로 건립됐다. 약 3만 권의 장서를 비치하고 있고, 어린이나 청소년뿐 아니라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했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안찬수 상임이사는 이날 부산KBS와의 대담을 통해 기적의 도서관 의미와 가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안 상임이사는 이날 대담에서 ‘도서관이 변화하고 있다. 책만 잇는 공간뿐 아니라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제 사람과 만나서 서로 소통하고 만남이 있고 교류하는 곳이다. 그런 만남 속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 내는, 문화를 소비하는 곳이 아니라 생산하는 거점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적의 도서관도 그런 문화의 변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독서교육신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