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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이 경상남도에서 삶의 만족도 1위를 차지
경남 의령군이 올해 1월 발표한 ‘2023년 경상남도 사회조사’에서 18개 시·군 중 의령군이 행복도, 전반적 생활 등 삶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신아일보」 2024.1.23. 기사 참조] 이런 분위기 속에서 4월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40명 직원들이 참석해서 ‘경남 삶 만족도 1위’ 수성 다짐을 위한 역량강화 워크숍을 가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번 역량강화 교육은 의령형 정책을 발굴하고 주요 과제에 대해 보고서를 직접 작성해 보는 실습으로 공무원들의 기획 능력을 강화하고자 마련했는데, 여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정책 제안이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한다. [의령군 보도자료(2024.5.4.) 참조]
의령군은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제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에 따라 2021년 10월 지정한 89개 인구감소지역 시·군·구 중 한 곳이다.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자료 참조] 그런 의령군이 그동안 모든 정책의 결론을 ‘인구 증가’로 귀결시킬 만큼 인구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령 살리기 운동’을 펼쳐 전 군민이 인구 증가에 절박한 심정으로 나선 결과 2022년 의령군 합계 출산율이 1.02명으로 경남에서 가장 높았다고 한다. [「매일경제」 2023.11.24. 기사 참조] 이런 상황이라면 매 5년마다 지정하게 되어 있어 2026년에 다시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할 때 의령군은 속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겠다 싶다. 이번 경상남도 사회조사 결과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1등을 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다. 다른 지자체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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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지정 인구감소지역 현황 |
실버도서관을 건립하자는 정책 아이디어가
주목받았다고 하는데
의령군 공무원들 워크숍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정책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다. 이날 문화관광과 박희린 주무관은 노인 인구가 많은 의령군의 지역 특성에 맞게 실버도서관을 건립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출했다고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 주무관은 “노인층을 배려해 큰 글자 도서와 어르신 관심사에 맞는 잡지와 신문을 구비하고 큰 모니터를 갖춘 전용 PC를 설치해 독서와 휴식 공간으로 실버도서관이 이용됐으면 한다”고 부연했다고 한다. 의령군청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박 주무관 업무 중 하나가 ‘공공저작물 및 도서관 지원’이라고 하니 평소 도서관에 대해 구체적이고도 업무적인 관심이 많았을 테고, 그래서 이런 제안을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의령군이 하고 있는, 또 해야 할 일이 적지 않을 텐데, 이렇게 도서관을 통한 지역 활력 도모를 모색하는 아이디어에 주목했다고 하니 우선 반갑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을 보면 의령군에는 2022년 기준으로 1974년 설립된 경상남도교육청 의령도서관 한 곳과 사립 작은도서관 5곳이 있다. 그래서 의령군이 군립으로 공공도서관을 건립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짐작해 본다. 의령군 인구2024년 2월는 25,351명인데 65세 이상 군민은 10,532명으로 41%에 이르니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 노인 서비스에 집중하는 도서관이 필요하겠다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런 지역소멸,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라는 심각한 현상을 마주한 지금, 지역의 공공도서관 등은 어떤 철학과 방향성을 가지고 시대의 과제에 맞닥뜨려야 할까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제4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에서도 이미 노인층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미 근래 들어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현실이고, 그래서 도서관들도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2023년 11월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가 발표한 ‘제4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2024~2028’(안)이 천명한 지향가치 3가지 중 하나인 ‘따뜻한 동행’에도 ‘장애인, 고령자, 다문화가족 등 사회적 약자 서비스 확대’를, ‘공동체 성장’에서는 ‘고령화, 저출산, 지역소멸 등 공동체 문제해결을 위한 연대’가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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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2024~2028) 지향가치 |
이러한 지향가치에 따른 정책의 기본 방향의 하나로 역시 ‘저출산·고령화·다문화·지역소멸 등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도서관 서비스 확대, 지역활성화를 위한 도서관의 새로운 역할 확립’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고령자) ①큰글자책 농산어촌 등 인구감소지역89곳 우선 보급 및 도서관 아웃리치경로당, 마을회관 등을 활용한 이동 순회문고 및 소규모 문화행사 추진 등 서비스 확대 ②어르신·저시력자 등 연령별, 주제별응용 가능한 큰글자책 활용 프로그램연금, 의료‧복지, 치매예방, 웰다잉,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은퇴자 참여프로그램 운영 등 활성화’라는 사업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도 언급하고 있는 인구감소지역89곳에는 경상남도 의령군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이미 큰글자책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되고 있다. 북스타트 사업에서도 생애주기별 북스타트를 시행하면서 고령자도 대상으로 삼겠다고 하고 있다. 고령자를 위한 독서공동체 조성도 언급하고 있고, 활동적 고령자층의 수요를 반영한 심화 인문프로그램 ‘지혜학교’와 문해교육 프로그램 운영. 1인 미디어 아카데미 운영도 정책 사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공간적으로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등이 도서관 시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무장애 공간 점진적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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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2024~2028) 중 고령자 대상 서비스 계획 (일부) |
큰글자책 경우에는 이미 2009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사)한국도서관협회가 매년 20여 종을 제작해서 상당수의 공공도서관에 보급하고 있다. [한국도서관협회 큰글자책 사업 홈페이지 참조] 이미 15년 동안 적지 않은 큰글자책도서관에 비치되어 있고, 출판계에서도 여러 출판사가 자신들의 책을 큰글자책으로도 제작해서 판매하고 있다. 교보문고 홈페이지에서 ‘큰글자책’으로 검색하면 11,757개의 검색 결과2024.5.6. 20시 현재가 나올 정도로 이제는 보편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상황이다. 따라서 도서관들은 원하는 도서를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장서 구축은 예전에 비해 훨씬 수월해졌으리라 생각한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서도 이미 노인 서비스에 관한
통계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공공도서관 관련 통계도 노인 및 장애인열람석수와 함께 지식정보취약계층봉사대상자수노인와 서비스이용자수노인, 관련 예산노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전국 공공도서관은 1,236개관이다. 이들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노인 및 장애인 열람석은 총 7,820석1관당 6.3석이다. 봉사대상인구 중 노인인구는 무려 7,57만여 명1관당 6만 1,296명이다. 전체 인구수보다 많은 것은 도서관들이 자기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 노인들까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의 중복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용자수다. 총 264만여 명1관당 2,142명이 이용했다. 전체 이용자수에 비하면 약 3.5%만이 실제 도서관을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22년 말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901만 8천여 명전체 인구 17.5%라고 하는데, 이와 비교해 봐서도 약 30% 수준이다. 도서관 이용자수는 중복 집계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노인의 도서관 이용은 실제로는 더 낮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도서관 예산 중 노인을 대상으로 한 예산은 총 50억 여원, 1관당 평균 약 413만원 정도다. 전체 도서관 중 노인 관련 예산이 없는 도서관 643개관52%이다. 최근 적지 않은 도서관이 한 지자체 안에서는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노인 관련 예산이 없는 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앞으로 충분히 개선해야 할 사항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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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의 노인 대상 서비스 현황 (2022년 기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
노인을 위한 도서관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실버도서관은 필요한가?
지금 공공도서관들이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위한 자료는 물론 공간이나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실천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니 앞으로 공공도서관들이 노인을 위한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충실히 해낼 것인가에 대해서 빠르고 깊게 논의하고 구체적 실행 방안을 모색해서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몇 가지 생각해 볼 사안이 있다면, 우선 현 단계에서도 도서관을 찾지 않는 많은 노인들을 어떻게 도서관으로 이끌어 올 것인가? 아니면 찾아 나서기라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실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과연 어떻게 하면 노인들이 도서관을 찾도록 할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노인 세대에 대한 통합적이고도 입체적 분석과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도 예산에 담은 어르신 4대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보면 아직은 노인의 경제적 안정을 우선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나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가 보건복지부와 협의해서 정부의 노인 정책에 문화와 도서관을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사실 보건복지부장관은 국가도서관위원회 당연직 위원이기에 향후 위원회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논의와 실천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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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예산으로 보는 어르신 4대 정책 (보건복지부 제공) |
이 지점에서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볼 사안은 과연 노인을 대상으로 한 도서관이 별도로 필요한가 하는 점이다. 2022년 12월 8일 새롭게 시행된 「도서관법」에서는 그동안 별도의 종류로 명시되었던 어린이도서관이나 장애인도서관에다가 노인이나 다문화가족 등을 포함해서 공공도서관 하위의 한 범주로 묶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구분하고 규정한 범주의 도서관을 어떤 명칭으로 불러야 하는지는 여전히 고민이다.
나. 어린이, 장애인, 노인, 다문화가족 등에게 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서관
2000년대 기적의도서관 프로젝트 이후 빠르게 증가하던 어린이도서관 경우에는 저출생의 심화와 함께 공공도서관 증가로 인한 어린이실 확장. 접근성이 좋은 곳에 설치되는 작은도서관 확충, 초등학교 학교도서관의 개선과 활성화 등으로 인해 독립적인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 계속 존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진행 중이고, 기적의도서관은 수년 전부터 어린이 전용 도서관에서 지역 주민 누구나 이용하는 일반 공공도서관으로 성격을 전환해 추가 건립하고 있기도 하다.
노인을 위한 전용 도서관 또는 공간을 마련한 사례가 없지 않으나, 그에 대한 지역사회 내에서의 반대 논란도 꽤 있었다. 2023년 중반 경기도 G시에서 기존 공공도서관 일부를 노인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조성했다가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적도 있다. 최근 공공도서관 내에 청소년을 위한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세대별로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거나 아예 그런 독자적 도서관을 건립해서 운영하는 것이 괜찮은 방향성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토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노인을 위한 전용 시설들이 적지 않은데, 도서관은 이들과 협력해서 그 공간에 노인들에게 필요한 자료나 서비스를 전달하는 방안을 우선 모색해 보면 좋겠다.
★「한국독서교육신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