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민독서실태 조사결과, 걱정스럽다.
큰일이다.
2023년 연간 종합독서율* 조사 결과 성인은 43.0%, 즉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종합독서량**도 3.9권! 4권도 안 된다. 2년 전인 2021년 조사에 비해서 독서율은 4.5%포인트, 독서량은 0.6권 줄었다. 다행스럽게도 초등학생4학년 이상과 중·고등학생 경우는 종합독서율 95.8%, 연간 종합독서량 36.0권으로 2021년 대비 각각 4.4%포인트와 1.6권이 증가했다.
*연간 종합독서율: 지난 1년간 일반도서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 제외를 1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종이책, 전자책, 소리책(오디오북) 포함
**연간 종합독서량: 지난 1년간 읽거나 들은 일반도서 권수
이번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독서실태는 다소 충격이다. 그동안 열심히 책 읽는 사회를 만들려고 애써왔는데, 그 결과는 그동안의 노력을 무기력하게 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독서율이나 독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 그것도 큰 폭으로 하락한다는 것과 함께 독자-비독자, 고령층-청년, 저소득층-고소득층 독서율 격차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책 읽기에 있어서의 이러한 격차는 결국 사회의 양극화, 경제적 양극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매우 걱정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보도자료 참고]
![]() |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 중 |
왜 책을 안 읽는 것일까?
성인들은 왜 책을 읽지 않는 것일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성인들은 독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4.4%라고 응답했고, 다음으로 ‘책 이외 매체스마트폰/텔레비전/영화/게임 등를 이용해서’23.4%라고 응답했다. 학생들 역시 독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31.2%로 응답했고, 다음으로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20.6%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결국 가장 큰 요인은 일이나 학업은 물론 스마트폰 등 다른 매체 이용으로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이유가 매번 조사 결과에서 늘 같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을 알았지만 그동안의 독서진흥 정책이나 활동이 모두 이 문제, 사람들의 시간 확보에 성공하지 못했기에 이렇게 독서율이나 독서량이 계속 하락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니 걱정이 크다. 하긴 여전히 주 40시간 근무제도 정착, 나아가 주 4일이나 35시간 근무 같은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으니 독서정책만으로 독서율을 끌어올릴 수는 없지, 라고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지만. 현 정부 들어와 겨우 정착한 주 40시간 근무제도를 후퇴시키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한 편에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오히려 책 읽을 시간을 빼앗는, 어긋나는 정책과 사회 분위기가 독서진흥에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된다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예전에 독서진흥을 위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하루는 텔레비전 안 보는 날을 추진해 보자고 제안해 본 적도 있지만, 그런 제안은 그냥 무시되었다.
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날, 문화체육관광부는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 2024~2028’도 발표했다. [보고자료 참고] 계획의 필요성에서도 독서 장애 요인으로 다른 매체에 비해 ‘독서에 대한 관심·흥미부족’이 독서율 감소의 핵심요인임을 고려해서 몇 가지 극복 방안을 제시한다. 계획의 추진 방향 중 하나로 ‘독서 활동을 위한 인프라도서관, 서점 등 및 시간 부족으로 독서참여가 저조한 국민을 위한 독서접점 확충, 독서콘텐츠 다각화 등 독서환경 개선 필요’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책을 읽지 않는 시민비독자을 독자로 만드는 것에 집중하려고 하는 듯하다. 비독자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 각종의 정책과 활동이 더 큰 효과가 날 수 있을 테니 어떤 방식으로든 잘 기획해서 추진해 주길 기대한다. 그런데 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책을 읽지 않는 이유에 있어 독서자독자와 비독서자비독자가 많이 다르다. 비독자를 책 읽기에 이끌려면 독서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것과 함께 책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 등에 있어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 |
독서 장애요인(2023 국민독서실태 결과) |
그래서 2년 후 다시 독서실태를 조사한 때에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는 것이 핵심 이유에서 사라지길 바랄 뿐이다. 다만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손웅정 씨가 “(독서할) 시간 없다는 거 다 자기 합리화에서 빚어진 변명”(「경향신문」 2024.4.17. 기사 참조)이라고 한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독서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도서관 이용 실태
독서실태조사나 독서진흥계획에서 도서관과 관련한 사항들이 있다.
독서실태조사 내용 중 “코로나 이후 대면 활동이 제약이 없어지면서, 도서관을 정상 운영하고 다양한 독서 행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어요.”5쪽는 내용에서 독서활동에 있어 도서관의 역할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독서에 있어 도서관은 우선 책을 구하고 읽는 공공재로서의 역할이 일차적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독서장소로 도서관을 이용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3.0%111쪽에 그치고 있는 점은 다소 의아하다. 그런데 한 편으로 도서관 이용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성인 14.3%가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163쪽 독서 활동을 위해 도서관을 이용한 적이 있는 성인이 3%라는 것과는 어떻게 연결 지어 해석해 볼 수 있을까?
![]() |
독서 장애요인(2023 국민독서실태 결과) |
공공도서관 등의 몇 가지 데이터를 종합해서 보여주는 도서관 빅데이터 시스템 ‘도서관 정보나루’에 따르면 전국의 도서관 회원은 36,747,340성인과 학생, 어린이 모두 포함에 이른다. 2023년 말 20대 이상 인구는 43,340,977명으로 전체 인구 51,325,329명의 84.5%를 점유한다. 설문조사결과 이 중 3.0%가 도서관을 독서 장소로 이용한다고 했으니 약 130만 명 정도가 될 거라고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도서관을 이용한다고 한 비율 14.3%를 고려하면 약 620만 명 정도의 성인이 도서관을 이용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도서관 회원 등록자의 상당수는 실제로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일까? 성인이 독서하는 장소로 도서관을 꼽은 비율이 매우 낮은 것이나 도서관 이용하는 비율 등과 도서관 회원 수나 대출 수 등과의 상호 연계성을 면밀한 분석을 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학력이나 월평균 가구소득, 연간독서량 등에 따른 도서관 이용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점은 도서관에서도 서비스 기획이나 활동 과정에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편 성인의 경우 책을 선택할 때 ‘서점, 도서관 등에서 책을 직접 보고’26.8% 관련 정보를 얻는 경우가 높게 나타났다.137쪽 다만 이는 연령대가 높을 때이고, 연령대가 낮은 경우는 ‘SNS, 인터넷’ 및 ‘유튜브, 팟캐스트’의 책 소개 및 광고 등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얻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도서관들이 낮은 연령대 성인을 위해 온라인을 통한 책이나 서비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성인 독서자의 경우 읽을 책을 구하는 방법으로 ‘직접 구입’이 57.7%로 과반수를 차지하고, 다음으로 ‘인터넷에서 무료로 이용’11.2%이다. 그런데 누가 무료로 읽을 책을 제공하고 있을까? 세 번째 방법이 ‘도서관에서 대여하는 것으로 10.6%로 조사되었다.140쪽 성별이나 연령, 학력 등 여러 요인들에서도 각 영역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비율이 3.0%에 그치고 있다면서도 읽을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는 경우는 10.6%라는 결과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싶다.
![]() |
독서 입수 방법; 성인(2023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 |
또한 ‘도서관 정보나루’에 따른 2023년 도서관에서 대출된 책은 1억 2,206만여 권이나 되는 것과 실태조사의 결과는 서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석해 볼 수 있을까?
![]() |
도서관의 2023년 월별 대출량 분석(도서관 정보나루) |
독서진흥을 위해 도서관들의 적극적 역할 제고 필요
도서관 이용 경험에 대한 설문에 성인의 14.3%는 도서관을 이용한 것으로 응답했다.163쪽 그런데 이 중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은 역시 도서관도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 책을 읽는 사람 가운데서는 33.3%가 도서관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독서자 가운데서도 무려 66.7%에 이르는 사람이 책을 읽는 중에도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도서관들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왜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을까?
![]() |
도서관 이용 경험; 성인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 |
성인이 주로 이용하는 도서관의 경우는 ‘공공도서관’75.9%을 가장 많았고, ‘학교도서관’17.9%, ‘직장도서관’6.2% 순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공공도서관’여성 83.3%, 남성 68.3%을 주로 이용하고, 연령대별로 20대는 상대적으로 ‘학교도서관’을 주로 이용하고 30대는 ‘직장도서관’을 주로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런데 20대의 학교도서관은 주로 대학교에 있는 도서관대학도서관일 것이고, 30대가 직장도서관을 주로 이용한다는 것은 주로 직장 생활을 하기 때문일 거라 짐작된다. 40대에 이르면 직장도서관 이용률이 떨어지는 건, 직장에서 일의 책임이 커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직장에서 도서관을 운영해서 소속 직원이 일하면서 책도 읽는, 소위 일과 독서를 병행하도록 하는 것은 기업으로서도 괜찮은 투자가 아닐까 싶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으니, 이러한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참여해 본 독서활동 중에는 ‘도서관, 지역문화기관 주최 책 관련 행사저자와의 만남, 강연, 북페스티벌, 전시회 등’21.6%, ‘도서관 및 지역문화기관 독서모임’15.9% 등도 나름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에서도 연령이나 학력, 월평균 가구 소득, 연간 독서량에서 각 구분간 격차가 다소 보이는 점, 특히 학력에 있어 중졸 이하 성인 경우 도서관을 활용하지 못하는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 |
참여해 본 독서활동; 성인(2023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 |
도서관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고, 뿐 아니라 전자책이나 오디오북 등 전자매체도 적극 입수해서 제공하고 있고, 다양한 독서 관련 프로그램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음에도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독자가 있음은 아쉽지만, 새롭게 도전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에서도 도서관 역할 기대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2024~2028)에서도 도서관에 관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우선 계획 수립 과정에서 2023년 수행된 관련 연구에도 도서관 전문가가 참여하였고, 2024년에는 광역대표도서관장 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독서의 저변 확대’를 비전으로 ‘비독자의 독자 전환 및 책 친화 기반 조성’을 목표로 삼고, 구체적으로 ① ‘독서 가치 공유 및 독자 확대’, ② ‘독서습관 형성 지원’, ③ ‘독서환경 개선’, ④ ‘독서문화 진흥 기반 고도화’ 등 4대 추진전략과 12개 정책과제를 도출했다.
「전략 1. 독서 가치 공유 및 독자 확대」 항목에서 “기업과 도서관 등 매칭을 통해 독서 진흥의 시너지 극대화가 가능한 직장독서 모임 지원”하거나 ‘공공도서관 내 공동보육 기반 독서인프라 및 프로그램지원’ ‘교통 요충지 및 오피스 밀집 지역의 도서관 등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다양한 서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에서 운영’ 등과 같은 사업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 외의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 독서 모임을 도서관에서 활동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전략 2. 독서습관 형성 지원」에서는 장애인과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군 장병이나 수형자 독서습관 형성을 위한 지원을 다각화하는 역할 중에 도서관의 역할도 다수 제시되었다. 「전략 3. 독서환경 개선」에서는 구체적으로 신기술 활용 독서접점 확대, 책이 있는 문화공간 확대, 체험형 독서문화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독서동아리 활성화에 있어서도 역시 도서관의 역할은 분명하다.
「전략 4. 독서문화 진흥 기반 고도화」 관련 정책 계획 중 하나로 공공대출보상권제도 연구와 협의와 관련해서는 도서관들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 논의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그와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출판사, 서점, 도서관, 협·단체, 중앙정부, 지자체 등 민·관에 걸친 독서 분야 주요 주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 및 활성화를 독서문화 진흥책의 실효성 강화 필요’에 따른 확실한 실행이다.
![]() |
독서문화 진흥 거버넌스 계획(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 중) |
제3차 계획에서는 ‘독서정책 기반’의 핵심으로 “(독서문화진흥위원회) 각 부처별 추진되고 있는 독서진흥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독서문화진흥위원회 추진‘21~ 중앙부처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국방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지자체장 대표, 민간 위원, 주요정책 심의, 관련 프로그램”을 제시한 바 있다
![]() |
독서문화진흥이원회(안)(제3차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 중) |
2007년 4월 5일 시행된 첫 번째 「독서문화진흥법」에는 독서 문화 진흥을 위한 정책과 기본계획 수립 등의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문화관광부장관 소속하에 독서진흥위원회를 두도록 한 조항제7조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구성되어 한 차례인가의 회의를 가진 이후 2009년 3월 5일 법 개정으로 관련 조항이 삭제되고 위원회도 더 이상 지속되지 못했었다. 이처럼 지난 몇 차례의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에서도 거버넌스의 필요와 중요성, 구체적 방안 등이 제시된 바 있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실효적인 거버넌스 구축과 활동을 기대한다. 무엇보다도 정부문화체육관광부의 의지와 실행이 중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내에서도 도서관 담당부서도서관기획단와 출판이나 독서 담당부서출판인쇄독서진흥과가 따로 존재하는데, 독서진흥의 관점에서 부서 업무 재조정이나 통합도 검토해 봐야 한다.
독서 진흥을 위해 도서관들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
지난해 발표된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의 ‘제4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2024~2028)’에서도 북스타트 확대와 독서공동체 지원을 통한 사회적 독서문화 확산을 도서관의 주요 역할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북스타트 관련 정부 예산이 전액 삭감된 상황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와 도서관들이라도 중단 없이 계속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독서진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공적 기반을 담당하고 있는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 등이 더 적극적으로 지역 안에서 독자는 물론 비독자들까지도 독서와 지식정보자원 활용을 통한 개인과 공동체 삶의 질 향상의 성취를 이루어 낼 수 있도록 도서관들이 더 많은 책과 지식자원을 확보하고, 더 시민들 가까이로 다가가서 개인은 물론 함께 책을 읽는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
[지난 기사 이후 추가할 이야기]
① 우리 교정기관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1994년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쇼생크 탈출’은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주인공 앤드류가 복종과 무기력만이 존재하는 쇼생크 감옥에 갇혔지만, 끝까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결국 새로운 삶을 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스티븐 킹 작가 단편집에 수록된 소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을 원작으로 했는데, 개봉 이후 30년 동안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는 영화였다. 마침 올해 개봉 30주년을 맞아 리마스터링을 거쳐 5월 중에 개봉한다는 소식이다.
재개봉 소식이 반가운 건 영화의 무대인 감옥 쇼생크에는 도서관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도서관은 처음에는 규모도 작고 잘 이용되지 않고 있는 곳이었는데, 소장의 불법적 일을 돕던 앤드류앤디는 도서관에 보내지자, 그곳을 제대로 만들고 운영해서 수형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노력을 한 끝에 꽤 괜찮은 도서관으로 만드는 성과를 거둔다. 그러자 다른 수형자들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조금씩 자신들의 희망을 꿈꾸고 키워나간다. ‘쇼생크 탈출’은 절망적 공간인 감옥 안에서 수형자들이 도서관에서 새롭게 삶의 의미를 찾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도서관이 인간의 삶에 끼치는 따스하고 긍정적 의미를 감동적으로 전달해 주고 있다. 교도소에 이런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가! 우리나라 교정기관교도소에도 괜찮은 도서관이 있고, 수형자들이 그곳에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영화가 다시 개봉한다니, 이미 몇 번을 봤지만 또 다시 영화관을 찾아가서 봐야겠다 생각한다. 도서관을 애정하는 분들도 함께 보고, 도서관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겠다.
★「한국독서교육신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