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처럼
장명숙,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 ㅣ2022-04-04
- 스크랩
장명숙
1952년 한국전쟁 중 지푸라기를 쌓아놓은 토방에서 태어났다. ‘난 멋있어지겠다’라는 일념으로 패션계에 입문하여 한국인 최초로 밀라노에 패션 디자인 유학을 떠났다. 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와 이탈리아 밀라노 마랑고니 패션스쿨을 졸업한 후, 덕성여대, 동덕여대, 한양대, 한국예술종합대학 등에서 강의했고, 에스콰이어와 삼풍백화점, 삼성문화재단 등에서 디자인 고문 및 구매 디렉터로 일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의상 디자인과 〈아이다〉〈춘향전〉 〈돈 주안〉 〈그날의 새벽〉 〈환〉 등 수많은 연극과 오페라, 무용 공연의 무대 의상 디자인을 맡았다. 페라가모와 막스마라 등 이탈리아의 가장 핫한 브랜드를 우리나라에 소개했고,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다양한 문화 및 산업 교류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다. 1994년 큰아들의 큰 수술과 1995년 한순간에 동료들을 잃은 삼풍백화점 참사로, 화려한 분야의 일만이 아닌 전혀 다른 반대쪽 일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간의 우호 증진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이탈리아 정부에서 명예기사 작위를 받았다. 어쩌다 일흔 살 언저리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어 매일 설레는 삶을 살고 있다.
세상의 풍경이 바뀐 지금,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과거에 내가 들었던 멘트를 날리는
어른들을 보면 제발 그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르신들이여, 제발 부탁입니다.
젊은이들에게 할 이야기가 없으면 차라리 날씨 이야기를 하세요.
아니면 장점을 찾아서 칭찬 멘트를 날리세요.
본인이 판단하고 선택한 길을 즐겁게 걸어갈 수 있도록
응원이나 해주세요.
책임져주실 거 아니잖아요.
그들의 몫을 나눠서 도와주실 거 아니잖아요.
끊임없이 변하는 사회의 패러다임을 직시하세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삶의 모습이 다양해요.
예전의 정서로 한 말씀 하고 싶은 거 제발 참으세요.
왜 굳이 정해진 틀에 모든 젊은이를 끼워 넣으려고 하세요?
적성에 맞지 않은 일을 하면 불행해질 텐데,
그들에게 불행을 강요하지 마세요.
편하게 살게 두세요.
기성세대는 인생을 숙제풀듯 살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축제처럼 살게 해줍시다.
경계선을 잘 파악하시고 선을 넘지 않을 때
어른 소리를 듣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어른이 되는 건 정말 힘든 거래요.
― 장명숙,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김영사2021
- 스크랩
Error bbc_msg; item: counter4.inc / state: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