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 스승으로 존재하는 것은, 스승이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스승은 알고 있지만 제자 자신은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자는 내가 모르는 것을 스승이 알고 있다고 상정함으로써 무엇인가를(종종 스승이 가르치지 않는 것을) 배웁니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배우고 난 뒤에야 그걸 배우게 해준 스승의 위대함을 비로소 알게 되는 것입니다. 배우는 자는 제자 자신이지 가르치는 자가 아닙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있는 자가 여기 있다’고 오해함으로써 배움이 성립하는 것입니다.
-우치다 타츠루 씀, 박동섭 옮김『스승은 있다-좋은 선생도 없고 선생 운도 없는 당신에게』,민들레, 2012,1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