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조직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인간을 위한 조직설계
강의시간 중에 뜨개질 하는 학생들
독일 대학의 강의 중에는 뜨개질을 하는 여학생들도 많습니다. 뜨개질 하다가도 필요한 부분은 노트에 필기하곤 합니다. 여학생들은 대개 노브래지어로 다닙니다. 때로는 강의 중에 남녀학생이 서로 부둥켜안고 뽀뽀를 해 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무질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독일 사회는 오히려 전체적으로 질서가 잘 잡혀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본질에 다가가는지만 확인하지, 외면적이고 지엽적인 사항은 규제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조직의 효과성을 측정하는 기준, 첫째는 필요충족성입니다. 조직구성원은 그 조직을 통하여 개인적, 사회적 필요가 충족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조직은 항상 유연해야 합니다. 모든 구성원 각자에게 고유한 직무를 주고 그 직무에 따른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 됩니다. 조직구성원 각 개인이 자신의 인격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집단으로 의사결정하는 경우보다 더 효율적입니다.
셋째, 조직은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그 질적 수준도 꾸준히 상승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공공조직에서 중간관리자들은 상사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허비합니다.
일제가 우리에게 남겨 준 것 중에서 가장 악랄한 것은 바로 ‘품의제도’입니다. 품의제도를 폐지하고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투명한 의사결정시스템인 ‘단위업무담당제’를 시급히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주어진 모든 과업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를 먼저 진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어진 일을 바르게 하라’는 지엽적 명령은 인간을 기계로 보는, 그것도 못된 기계로 보는 자연적 인간관을 반영한 것입니다. 서열형 피라미드 구조는 윗사람은 항상 정답을 알고 있고 아랫사람은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전제입니다.
각종 의식개혁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은 개인의 태도를 변화시키면 조직이 바뀐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조직구성원은 조직에서 그들에게 부여되는 역할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과 그 역할을 수행하는 조건들이 변화하지 않는 한 조직구성원은 물론이고 조직도 바뀔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는 멋진 지도자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런 지도자라야 왜곡된 과거와 현재를 바람직한 미래로 변혁시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