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가 운명의 장난으로 평범한 하급 사무원 집안에서 태어나는 일이 있는데, 그녀도 그런 경우였다. 그녀에게는 지참금도, 물려받을 유산도 없었고, 부유하고 좋은 집안의 남자를 만나 이해와 사랑을 받으며 결혼할 재간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별수 없이 교육부에 근무하는 한 하급 관리와 결혼했다.
그녀는 화려하게 치장할 형편이 못 되어 소박하게 지냈는데, 그 때문에 자신을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인 양 불행하게 여겼다. 사실 여자들은 신분이나 혈통과 무관하게, 아름다움과 우아함 그리고 매력이 있으면 태생과 가문을 극복할 수 있는 법이다. 타고난 섬세함, 본능적인 우아함, 유연한 사고만이 그들을 가르는 유일한 등급이며, 그런 것들을 갖춘 여자라면 평범한 집안 출신이어도 지체 높은 귀부인과 동등할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이 이 세상의 온갖 세련됨과 화려함을 누리기 위해 태어났다고 믿었기에 왜 요 모양 요 꼴로 사나 싶어 늘 괴로웠다. 초라한 집과 얼룩진 벽, 낡은 가구와 더러운 천을 견딜 수 없었다. 같은 처지의 다른 여자들이라면 무던했을 그 모든 것이 그녀를 고통스럽게 하고 화나게 했다. 집안일을 맡아 하는 브르타뉴 출신의 어린 하녀가 보잘것없는 가구에 윤을 내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 저미는 회한과 미칠 듯 충만했던 꿈이 되살아났다. 그녀는 동양에서 건너온 진귀한 직물로 벽이 장식되어 있고, 받침다리가 있는 키 큰 청동 촛대에 불이 밝혀져 있으며, 커다란 안락의자에는 짧은 바지 차림의 건장한 하인 두 명이 난로가 뿜어내는 열기에 노곤해져 몸을 파묻은 채 졸고 있는, 조용하기 이를 데 없는 대기실을 꿈꾸었다. 고풍스럽고 값비싼 비단이 드리워진 넓은 응접실엔 진귀한 골동품들이 고급 가구에 가득 진열되어 있으며, 향기롭고 아기자기한 작은 살롱은 절친한 친구들과 오후 5시의 담소를 즐기기에 제격인 공간이다. 모든 여자가 선망하며 관심을 갈구하는 사교계 인기남들이 찾아올 터였다.
― 기 드 모파상, 「목걸이」 『시몽의 아빠』 , 고봉만 옮김, 문학과지성사2023, 165~1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