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러고 싶어 그랬나? 다 내가 당한 거잖아. 나는 착한 거 싫다. 착하면 다 무시하더란 말이다. 내가 먼저 바락바락 안 하면 남들이 나한테 바락바락하더란 말이다. 박복한 팔자 이러면 펴질까, 저러면 펴질까 끙끙대며 애쓴 거다. 알고나 지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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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눈에 차오르던 눈물이 나한테서 주르륵 흘렀다. 알고나 지껄여라, 알고나 지껄여라. 그래, 어미도 파도에 부딪히며 살아 내고 있는 것이다. 그게 패악이든 위악이든 살아 내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어미가 그 파도를 고상하게 받아 내지 못했다고, 지혜롭게 헤쳐 나가지 못했다고 비난할 자격은 내게 없었다. 그걸 인정하는 게 쓰리고 아팠다. 나도 얼마나 거칠고 또 어리석게 그 파도를 치받았던가? 하루걸러 한 번은 난리를 피우는 저 여자가 가여운 내 어미였다. 어릴 때부터 내 어미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그토록 주먹질을 해 댔어도 끝내는 내 어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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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리 죽여 울었다. 바락바락, 그거 애쓰며 산 거 맞아요. 나는 어미가 산 세월을, 어떻게 해 볼 힘이 없어 혼자 버둥댄 흔적을 보듬어 안았다. 그러자 내가 어미에게 안기는 것 같았다. 아가야, 귓전에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 어머니. 내 안의 응어리가 조금씩 녹아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