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1
나는 너에게 포함되었다
너는 영속하며 무관심하다
나는 나를 기억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는다
너는 추상이면서도 실체다
낯선 진실이다
너는 나를 규정하고 방관한다
너는 나와 대등할 수 있는가
그것은 바람이다
나는 너에게 아마도 네가 스스로 목을 축이는 하나의 물그릇일 뿐
물그릇 속에 든 물도 아니다
너는 순수한 상상력이며 드문 믿음의 대상이다
우리는 서로 얼굴조차 모른다
강2
많은 얼굴들이
음성들이 있습니다
모습들이 있습니다
산과 집들과
거리와 그림자가 있습니다
당신의 발걸음을 찾아보세요
의복과 불빛과
나누었던 인사들
논밭 들판
햇살 어린 사원寺院 회당
제후 군주들
이슬 머금던 풀잎
봄과 가을
그리고 여름 겨울
이들의 현전現前
영유領有
그러나 보이지는 않습니다
음영조차
무엇을 작별하였나요
어째서 작별만을 떠올리나요
젊은 날의 우리 기쁨
옛 기억
먼 슬픔
묘지에서 별들까지
영원한 과거
영원한 미래
나는 다른 세상으로 건너고 있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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