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서적
벗
대학시절
청년노동자
우리들의 하느님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다☆☆
☆
☆☆
⊙인간
생명력을 주관하는 열세번째 천사는
고요하고 거룩하다
밤이 되면
잉크를 쏟는다
영혼에 동공을 만드는 것이다
저기 저 먼 구멍을 보렴
너에게로 향하는 눈동자
가슴의 운명은
빛으로 쓰인다
생명으로 태어나고
죽음으로 끝이 난다
열네번째 천사는
주관한다⊙⊙
⊙ 인간은 온다. 내일의 비는 떨어지므로 인간적이다. 비 맞는 인간은 인간다워지기 위해 젖은 몸에서는 따뜻한 김이 솟고 그때에 인간의 다리란 참으로 인간의 것이다. 가령, 광장에서 물대포가 쏘아질 때 패배의 무기는 무기력하고 인간은 젖은 채로 서서 방패가 된다. 무기를 막지 않는다. 무기를 넘보지 않는다. 이 또한 인간이 가진 눈동자다.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생명은 비인간적이다.
⊙⊙ 비가 그치고 빛이 떨어질 때 인간은 마땅히 고개를 드는 것이다. 고해하는 인간에게 목은 얼마나 유용한 도구인가. 가령, 인간은 물대포 앞에서 천사를 상상할 수 있고 평화를 그릴 수 있으며 종말이 멀지 않았음을 기록할 수 있다. 이로써 인간의 눈동자는 인간적이고 방패는 무기를 찌른다. 어제만 해도 생명은 인간을 따돌렸으리라.
❄기화
문을 닫는다
보리차를 끓인다
밤은 어떻게 보리차를 맛있게 하는가
너는
간밤에 혼자
눈 쌓인 공원을 산책하고 돌아온
영혼의 언 발을 녹이는 중이다
너는 보았고
나는 보지 못했다
이렇듯 운명이 교차한다
애인은 어떻게 영혼을 아늑하게 하는가
물의 열망은 밤으로 소환된다
수면양말 속에서 발가락은 내 것이 아닌 듯 따뜻하다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마음을 취조한다
아내들은 어떻게 밤을 신비롭게 하는가
모든 순간을 연다
네가 없다
발가락을 어루만지던 기분이
영원히 남아 있다
보리차의 빛깔은 고딕체로 선명해진다
영혼은 어떻게 마음을 떠도는가
혼자
눈 쌓인 공원을 산책하고 돌아온 영혼이
똑똑똑
문을 두드린다
보리차는 식어가고
나는 영혼을 앞에 두고 있다❄❄
❄ 너의 등에서 눈은 분산되었다. 깨끗한 풍경이 이루어졌다. 젖은 옷을 말리기 위해 발가벗은 몸이 되었다.
❄❄ 발가벗은 마음은 이불 속에 있었다. 그러는 동안 젖은 옷이 말랐다. 너의 등으로 내 얼굴이 쑥 들어갔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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