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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나는 지질학자들과 함께 미국 횡단 여행을 시작했다. 도로절개면에 드러난 암석뿐 아니라 함께 여행한 지질학자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루는 글을 쓰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물은 북위 40도 부근의 북아메리카 횡단면과 거기에 담긴 과학이 될 터였다. 80번 주간interstate 고속도로와 그 주변 지역를 1년 동안 여행하면서, 때로는 나라 전체를 횡단하기도 했지만, 대개는 한 지역을 한 사람의 지질학자와 다녔다. 그렇게 동행한 지질학자로는 프린스턴대학의 케네스 데피스, 프린스턴의 대학원생이었다가 이제는 미네소타대학의 교수가 된 퇴적학자 캐런 클레인스펜, 미국 지질조사소의 애니타 해리스와 데이비드 러브,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의 구조학자 엘드리지 무어스가 있었다. 첫 여행을 끝내고, 메모를 옮겨 적으면서 전체적인 글의 구조를 구상하던 중, 나는 이것이 몇 년 더 글을 써야 할 뭔가의 밑그림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이 주제에 계속 품을 들이고 싶었다. 전체적인 구조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서로 분리되어 있기도 하고 연관되어 있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시간 간격을 두고 다른 분야와 지질학을 오가며 글을 쓰는 와중에, 짬짬이 지질학자들과 더 많은 곳을 돌아다니기로 결심했다. 추가 여행지는 80번 주간고속도로보다 훨씬 멀리 있는 그리스 본토, 키프로스섬, 애리조나의 탄광촌, 샌앤드레이어스 단층의 이 끝에서 저 끝까지였다. 주제는 미국의 횡단면을 넘어서 세계에 분포하는 오피올라이트ophiolite와 지구구조학까지 확장되었다. 어쩌다보니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와샤키 추장, 시어도어 루스벨트2회, 레나페족의 위노나, 월리엄 테컴세 셔먼, 월리엄 펜, 존 오거스터스 서터 같은 인물도 다루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전체적인 구조를 이끄는 주제는 판구조론이었다. 판구조론의 혁명은 1960년대에 일어났으므로, 내가 여행을 시작할 당시에도 그 개념에 비판적인 사람이 없지 않았다. 나는 누가, 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지를 알고 싶었고, 새로운 학설이 검증되고 적용되는 방식을 관찰하고 싶었다. 그 외에도 많은 문제를 다루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론은 판구조론이었다. 이야기의 구조는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주간고속도로를 따라 선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미국 전체를 이리저리 넘나든다. 이를테면 뉴저지에서 시작한 여행이 네바다로 뛰어넘어가기도 하는데, 2억 년 전에 뉴저지에서 일어났던 구조 운동이 오늘날 네바다에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1978년부터 1998년까지 순차적으로 발표해온 내 계획이 끝을 맺었다. 처음 네 부분은 1981, 1983, 1986, 1993년에 출간되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 글은 이 책에 있는 큰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다. 내가 계획한 이야기에는 북아메리카 대륙 중부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었고,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방식으로만 언급되었다. 다양한 기period와 세epoch와 절age을 넘나드는 여러 연대표는 있었다. 그러나 암석 대 암석의 변화에 대한 세세한 설명 같은 것은 없었다. 미국 중부에는 지표에 드러난 암석이 거의 없다. 그래서 전국 횡단이라는 취지의 처음 구상에서는 시카고에서 샤이엔에 이르는 넓은 지역을 의도적으로 대충 넘어갔다. 암석이 드물다면, 구조적으로 다룰 것은 더 드물 것이다. 10억 년이 넘도록 그 지역에서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그 지역을 빠뜨렸다는 것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고, 이 서사시의 행간에 생긴 공백을 어떻게 줄일지를 고민했다. 그 답은 지구물리학에서 나왔다. 최근 방사성 연대 측정법에서 컴퓨터과학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발전과 지구물리학이 결합하면서, 지질학자들은 북아메리카 대륙 중부가 선캄브리아 시대에 어떻게 형성되고 발달해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샤이엔과 시카고 사이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고, 캔자스대학의 W. R. 반 슈무스와 함께 그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지질학을 주제별로 분류한 목록이 아니라 서서히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책 전체는 여행, 짧은 주제 글, 회상, 간단한 전기, 인간과 암석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기본적인 판구조론에 관한 내용이나 기본적인 지질 시대에 관한 내용을 골라서 찾아 읽기는 어렵다. 그런 주제에 일일이 소제목을 달지도 않았다. 내가 목차를 서술형으로 쓰는 까닭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 방대하고 포괄적인 책에서, 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 있다. 본문은 분할하지 않고 이어지게 두면서, 이 계획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20년에 걸쳐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미리 설명하려고 한다.
첫 번째 이야기인 분지와 산맥은 입문을 위한 글이다. 판구조론의 역사와 현상을 주제로 하는 긴 설명 글이 있다. 이 설명 글은 판구조론이 무엇이고, 누가 어떻게 알아냈는지를 다룬다.
분지와 산맥에는 시간에 관한 글도 있다. 우리가 어느 정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오늘날의 지질 연대표는 19세기 초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비전문가들주로 의사들이 50년가량에 걸쳐 조금씩 완성해나간 것이다. 그들은 어떤 것이 더 먼저 나타났는지를 알아냈고, 시대에 이름을 붙여 구별했다. 변화하는 지구의 모습을 따라가는 동안, 시간은 당연히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시간의 크기는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다.
나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질학에 관한 다양한 기초 과정 수업을 듣기는 했지만, 딱히 흥미도 없었고 학점을 맞추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 모든 글쓰기가 그렇듯이, 지질학에 관한 글쓰기 역시 피학적이고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자승자박의 고역이다. 소재가 암석일 때는 그 고역이 더 심해진다. 그렇다면 이 행동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왜 익숙한 문화를 벗어나서 다른 분야에 관한 글을 쓰려는 것일까? 왜 영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암석에 관한 글을 쓰려는 것일까? 인문학회라는 것에 소속되어 연구를 하고, 대학에서 인문학 연구에 관한 강의를 하는 사람이 무엇 때문에 지질학과 관련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해서도 분지와 산맥의 한 단락이 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짧은 시기를 제외한 생의 대부분을 뉴저지의 프린스턴에서 보내면서 공립학교와 대학을 다녔다. 열일곱 살 때 매사추세츠의 디어필드 아카데미에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프랭크 콩클린이라는 지질학자가 진행하는 매우 훌륭한 1년 과정의 지질학 수업이 있었다. 당시에도 나는 영문학과로 진로를 정하고 있었지만, 그 뒤로 수십 년 동안 아주 다양한 주제의 논픽션을 써왔다. 그중에는 자연 풍경에 관한 글도 더러 있었고, 그때마다 지질학을 가볍게 접하게 되었다. 머지않아 내 글에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지질학을 다룰 일이 많아졌고, 나는 제대로 알기 위해서 프린스턴대학의 지질학과 교수들에게 도움을 청하곤 했다. 이를테면 『파인배런스The Pine Barrens』와 『대드루이드와의 만남Encounters with the Archdruid』 같은 책에는 지질학 관련 문장이 조금 등장하고, 내가 오랫동안 품고 있던 질문에서 나온 책인 『이 땅으로 들어와서Coming into the Country』에서는 분량이 좀더 늘었다. 확실히, 유콘강 유역에 사금이 있는 까닭은 산이 풍화되어 부서지면서 강의 자갈 속에 금이 흩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까지는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무엇이 산의 내부에 처음 금을 집어넣었는지가 궁금했다. 나는 지질학과에 전화를 걸어서 한 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는 그 문제의 답을 찾아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쥐라기의 나뭇잎이었다. 그는 켄 데피스에게 연락해보라고 말했다. “데피스는 알아요. 아니, 안다고 생각할 거예요.” 내게 데피스는 산에 금을 집어넣은 사람이었다.
1년 정도 데피스와 암석에 관한 대화를 두서없이 다방면으로 나누다가, 나는 그에게 뉴욕 근처의 도로절개면에서 『뉴요커』의 「장안의 화제Talk of the Town」 난에 기고할 소재를 함께 찾으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폭파로 노출된 암석 단면을 보고 그 역사를 읽어서 일인칭 복수 시점으로 글을 써보자는 것이었다. 이 짧은 여행이 계획되는 동안에도, 나는 그에게 도로절개면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이를테면 애디론댁산맥을 통과하는 노스웨이의 멋진 길을 따라 올라가면, 더 괜찮은 이야기가 있는지 물었다.
“이 대륙에서는 아니에요.” 데피스가 말했다. “만약 이 대륙에서 그런 것을 보고 싶다면, 지질 구조를 가로질러 서쪽으로 가야 해요.”
순간, 내 생각은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그 길에는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전하는 도로절개면들이 광고판처럼 늘어서 있을 것이다. “쭉 가보지 않을래요?” 나는 그에게 물었다. 2주 후, 우리는 네바다에서 은을 찾고 있었다.
데피스는 20년 동안이나 이 계획을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주었다. 그는 항상 내 이해력과 잠재력을 실제보다 두 배쯤 부풀려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내 머리보다 6~8미터 더 높이 있는 이야기를 할 때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기미가 전혀 없고,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없다. 비교문학 교수가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책을 두루 섭렵한 그는 내가 도달하고 싶은 목표를 직감적으로 이해했다. 내 목표는 지질학계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로 그의 과학과 그 종사자들을 소개하면서, 방식과 형식 면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순진했고 몇 달 동안 신경쇠약 상태에 있었지만, 20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데피스는 지질학 문헌을 찾고 심사숙고해 애팔래치아산맥과 로키산맥과 캘리포니아를 추천했고, 함께 여행할 만한 지질학자도 소개해줬다. 그는 그들에게 연락해서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설명해 그들의 관심을 끌어냈고, 나를 도와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들 역시 그 첫해에 함께 여행한 이래로, 차례로 내 20년 지기 친구이자 조언자가 되었다.
몇 개의 대륙 횡단 연대표에는 본문에서 선택된 순간이 그려지는데, 이전 세계의 아득히 먼 과거 어느 순간의 미국 고대 지형을 살짝 훑어보는 그림이다. 분지와 산맥에는 트라이아스기 말기 여행이 있고, 지질시대에 관한 설명 글의 한 부분인 미시시피기와 펜실베이니아기의 연대표가 있다. 연대표의 개념을 소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분지와 산맥에서는 먼저 현재 아메리카 대륙의 지형학적 경관을 대륙 전체를 가로지르면서 빠르게 살펴본다. 수상한 지형에서는 캄브리아기와 오르도비스기, 실루리아기 일부를 소개한다. 최초의 육상식물은 이 실루리아기의 첫 번째 시기가 끝나고 두 번째 시기가 시작할 무렵에 등장한다. 평원의 융기에서는 에오세 연대표가 동부와 서부에서 동시에 시작되고, 오늘날 와이오밍에 해당되는 거대한 호수에서 만난다.
분지와 산맥에서는 판구조론을 소개하고, 수상한 지형에서는 애니타 해리스가 몇 가지 면에서 판구조론에 이의를 제기한다.
수상한 지형에서는 네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1. 애니타 해리스의 전기, 2. 애팔래치아산맥의 단편인 델라웨어 협곡단편을 이해해야만 전체의 이해를 향해 나아가는 긴 여정을 떠날 수 있다, 3. 애팔래치아산맥과 판구조론, 4. 대륙 빙하 형성에 대한 학설여기서는 그 학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19세기의 상황과 판구조론이 겪는 20세기 상황이 대비되었다. 이 네 부분은 이렇게 나뉘어 있지는 않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석탄과 석유에 관한 짧은 글도 있다. 여기서 이야기는 펜실베이니아 서부로 넘어가는데, 펜실베이니아 서부는 두 가지 주제에서 중요한 장소다. 델라웨어 협곡은 하나의 자유분방한 실험, 작품 속의 작품이다. 그곳에서 수천 년인 인간의 역사는 모종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질학의 역사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이 글의 의미는 조지 이네스의 풍경화에 잘 드러나 있다. 그 풍경을 만들어낸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면, 미국 동부를 만든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화가의 어께너머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자.
지질학자들은 겉으로 드러난 지형적 특징을 의미할 때는 “terrain지형”이라 쓰고, 수 킬로미터 깊이의 땅덩어리를 가리킬 때는 “terrane암층”이라고 쓴다. 수상한 지형에서를 처음 출간했을 때, 나는 “지질학자가 아니므로 협조하지 않겠다”고 썼다. 사실 terrane은 적어도 19세기 중반부터 영어에 있던 단어였다. 웹스터는 그 의미를 안다. 그러나 나는 별로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고, 고집불통이 되어 두 철자 사이의 애매함만 곱씹었다. 이제 나는 마음을 고쳐먹고 태도를 바꿨다. terrain은 지형이다. terrane은 3차원의 거대한 땅덩어리다. 나는 필요할 때마다 본문의 내용을 바꿨다. 그래도 제목인 수상한 지형에서는 필사적으로 지켜냈다. 제목은 그 의미를 고스란히 유지하며 그대로 남아 있다.
애니타 해리스는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에서 자랐고, 솔직히 말해서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지질학을 공부했다. 그녀 인생사의 한 단면은 뉴욕시 지질학의 한 단면이다. 그녀는 석유 탐사의 효율을 향상시킨 고생물학적 발견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나는 그녀가 뉴저지에서 인디애나까지 탄산염암을 채집하는 동안 함께 다녔다. 많은 이가 두 대륙의 봉합선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는 애팔래치아산맥의 역사와 관련해서, 판구조론에 대한 그녀의 거침없는 충고도 잘 드러나 있다.
평원의 융기는 기본적으로 와이오밍에 대한 이야기다. 와이오밍의 경계 안에는 이례적으로 광범위한 지질학적 특징들이 포함되어 있다. 주간고속도로의 도로절개면에 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잭슨홀, 티턴산맥, 파우더강 분지, 윈드강 분지, 래러미산맥, 데이비드 러브와 그의 부모, 특히 그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러브의 어머니가 아이들을 교육한 러브 목장은 말을 타고 한참을 나가야 이웃이 있는 곳으로, 와이오밍의 지리적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러브의 어머니는 1882년에 태어났고 오래전에 작고했기 때문에 내가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내가 직업적으로 마주친 사람 중에서 아마 가장 매력적인 인품을 지닌 사람일 것이다. 래러미 조산운동, 즉 로키산맥의 발생에 관한 이야기, 로키산맥의 매몰과 발굴에 관한 이야기, 잭슨홀과 티턴산맥의 (단편적으로 이해된) 지질학적 역사에 관한 글, 지구물리학적 열점옐로스톤, 하와이, 버뮤다, 아이슬란드, 트리스탄다쿠냐 제도 같은 곳에 관한 설명, 야외지질학과 “블랙박스 지질학” 사이의 긴장관계를 볼 수 있다.
지질학자들의 연구 방식에는 그들이 어떤 종류의 땅에서 자랐는지가 드러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 와이오밍의 한가운데서 태어난 지질학자의 생애보다 더 훌륭한 본보기는 아마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러브 목장과 데이비드 러브의 성장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보자.
흘끗 보고 지나칠 와이오밍 롤린스의 심심한 풍경 속에는 그랜드캐니언의 웅장한 암벽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펼쳐져 있다. 그리하여 롤린스 지하로 26억 년 전까지 닿아 있는 그야말로 지질 주상도나 다름없는 암석 단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평원의 융기의 마지막 여섯 번째 부분에서는 지질학적 발견과 환경 보존 사이의 긴장 상황을 짜깁기 형식으로 살펴본다. 광물자원 탐사 지질학자이자 와이오밍의 자연을 열정적으로 보호해온 데이비드 러브는 그 자체로 이 싸움의 본질이다. 그런 그의 사례는 석탄, 함유셰일oil shale, 트로나trona, 오버스러스트대의 석유와 가스, 옐로스톤 공원의 석유, 그의 대표적인 발견이며 그의 집 근처에 위치한 퇴적 우라늄에 드러나 있다.
캘리포니아의 지질학적 형성은 분지와 산맥보다 13년 뒤에 나왔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어린아이들도 다 알다시피, 미국 내에서 캘리포니아와 맞먹을 정도로 활발한 구조 운동이 일어나는 곳은 알래스카뿐이다. 내가 캘리포니아의 지질학적 형성을 막 집필하기 시작한 1989년에 로마프리에타 지진이 일어났고, 그 사건은 본문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 1992년에는 빅베어와 랜더스와 조슈아트리에서 또 지진이 일어났다. 랜더스와 조슈아트리의 지진은 새로운 단층선에서 일어난 것이 분명하며, 켄 데피스가 분지와 산맥에서 했던 예측이 확인된 것이다.
태평양 연안의 한 지점에서 시작해 같은 지점에서 끝나는 캘리포니아의 지질학적 형성은 엘드리지 무어스와 함께 캘리포니아를 동서로 횡단하면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장황하고 산만한 회상이다. 무어스의 구조 운동 가설은 판구조론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그는 그 범위 안에서 이전 세계를 재구성하고 있다. 애니타 해리스가 수상한 지형에서를 통해 언급한 “판구조론 신봉자들”은 엘드리지 무어스가 포함된 집단일 것이다. 이를테면 그는 애리조나와 남극이 한때 연결되어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주장도 1995년에 그가 미국지질학회 회장으로 선출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단순한 수미상관 구조인 캘리포니아의 지질학적 형성의 시작과 끝 부분에는 판이한 두 지질학적 사건의 광범위한 영향에 대한 글이 배치되어 있다. 한 사건은 1840년대와 1850년대의 골드러시이고, 다른 한 사건은 1989년의 로마프리에타 지진이다.
무어스는 오피올라이트학자로, 해양지각 암석 전문가다. 육지에 놓여 있거나 부착된 상태로 발견되는 해양지각의 암석은 큰 의문을 던지기도 하고 답을 주기도 한다. 먼저 오피올라이트의 특성과 복잡성을 소개한 다음, 키프로스와 그리스에 대한 회상으로 이어진다. 무어스가 수십 년 동안 연구한 곳인 키프로스와 그리스에는 해저에서 운반된 암석이 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 암석은 아주 얇은 몇몇 층을 제외하고는, 대륙에서 유래한 물질이 바다에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이 아니다. 대양의 확장 중심부에서 마그마가 식어 만들어진 화성암이며, 저 아래 맨틀의 암석이다. 캘리포니아에도 이런 거대한 암석덩어리, 즉 외래 암층으로 이뤄진 부분이 있는데, 지질학에서는 이것을 스마트빌 지괴라고 부른다.
금광 광부의 아들인 무어스는 애리조나 크라운킹의 고산지대에서 성장기의 대부분을 보냈고, 현재 캘리포니아의 그레이트센트럴밸리에 살고 있다. 그레이트센트럴밸리와 지질학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갖고 있는 계곡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있다 해도 매우 드물다. 독특한 이야기를 간직한 코스트산맥은 데이비스에 있는 무어스의 집에서 서쪽으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세계에 분포하는 오피올라이트와 지구의 구조 운동을 설명하는 긴 글은 움직이는 지도에 관한 이야기이고, 모든 판과 대륙을 포함하는 땅의 발달과 소멸에 관한 이야기다. 이 글은 내파밸리의 루이스 마티니 와이너리에서 나눈 취기 어린 대화의 결과물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지질은 80번 주간고속도로 진입로의 도로절개면에서 관찰이 시작되며,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언덕들 사이를 걸어 다니며 관찰되기도 한다. 캘리포니아 남북 종단에 관한 글은 단층의 집합체인 샌앤드레이어스 단층계를 다룬다. 특히 헤이워드 단층은 헤이워드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버클리를 포함해, 베이에리어의 다른 모든 도시에 큰 상흔을 남길 수도 있다.
크레이톤을 가로질러에서는 네브래스카를 설명하기 위해 콜로라도를 찾아간다. 콜로라도에서는 위로 휘어져 올라간 네브래스카의 기반암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캔자스대학의 한 지질연대학자가 이 여행을 함께해준 덕분에 설명은 더욱 풍성해졌다. 시카고와 샤이엔 사이에서, 가장 매력적인 지구물리학적 특성은 북아메리카 대륙 중앙부 열곡이다. 지구 역사의 4분의 1을 거슬러 올라가서, 약 11억 년 전에 갈라진 이 열곡은 한없이 깊은 시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심연의 가장자리가 되어준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암석은 연대가 40억 년 가까이 되며, 지구 자체의 나이와 6억 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야기는 태초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다시 방향을 바꿔서 호상열도가 부착되어 작은 크레이톤craton들이 형성되는 시생누대로 나아간다. 시생누대가 끝날 무렵인 지금으로부터 25억 년 전, 바로 북아메리카에 해당되는 지역에서는 대단히 크고 결코 되풀이될 수 없는 지구의 행동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변화로 인해 호상철광이 침전되고, 오늘날의 판구조 운동이 시작되었다.
원생누대 초기에는 일곱 개의 작은 크레이톤이 충돌로 합쳐지면서 캐나다 순상지가 된다. 더 나중에 생긴 호상열도들이 떠밀려와서 이 순상지에 접안해 마침내 네브래스카와 콜로라도의 대부분이 형성된다. 선캄브리아 시대를 바라보는 이런 새로운 시각은 방사성 연대 측정법의 발전과 자기이상과 중력이상에 대한 측정 및 해석의 결과이며, 이 모든 것은 유정에서 나온 암석 코어를 통해 사실 여부가 확인되었다.
호상열도는 더 부착된다. 오늘날의 뉴멕시코와 캔자스에는 남아메리카의 안데스산맥 가장자리와 비슷한 해양지각판의 경계가 동북쪽으로 발달한다. 원생누대가 중간쯤 지났을 때, 당혹스럽게 일렬로 늘어선 거대한 심성암들비교적 근래에 만들어진 시에라네바다산맥의 저반 batholith과 비슷하다이 북아메리카를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관통한다. 게다가 심성암이면 거의 당연한 현상인 산맥 형성을 동반하지도 않는다.
11억 년 전의 연대표는 북아메리카 대륙의 동쪽과 서쪽 가장자리에서 시작하여 점점 확장되고 있던 대륙 중앙부 열곡으로 수렴된다. 아이오와에서 이 확장이 멈췄을 때, 왠지 콜로라도에는 파이크스피크 화강암이 나타난다. 이것이 선캄브리아기 북아메리카에서 일어난 마지막 구조 운동 사건이다.
이 계획의 초창기부터 내게 유익한 상담을 해준 편집자는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의 세라 리핀콧이다. 그녀는 1993년에 프리랜서 단행본 편집자가 되기 위해 『뉴요커』를 나왔다. 뉴욕에 살 때 세라는 비행기를 타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을 찾아가는 것이 완벽한 휴가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종종 그런 휴가를 보낸다. 이제 패서디나에 살고 있는 세라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글쓰기 과정을) 가르친다. 분지와 산맥의 첫 문장부터 크레이튼을 가로질러의 파이크스피크에 대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세라는 이 책의 편집자였다. 여기서 설명한 첫 여행을 시작한 이래로 20년 동안, 판구조론에 대한 전문가들의 태도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다. 그런 발전은 본문에 반영되었고, 우리는 통합본을 준비하면서 점점 더 판구조론이 받아들여져가는 분위기를 그대로 남겨보려고 했다. 어디서든 우리는 자유롭게 소재를 추가했고, 시간의 척도를 조절했고, 끊임없이 향상되는 방사성 측정 연대에 보조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본문은 아귀를 맞추고, 뒤섞고, 고치고, 어떤 부분은 잘라냈다. 그리고 어디가 반복되는지 샅샅이 살폈다. 반복되는 부분은 거의 잘라냈지만, 어떤 것은 조금 바꾸기도 하고, 어떤 것은 그냥 그대로 두었다. 암시와 반복은 발라드에서처럼 이 주제에도 유용할 수 있다. 암석에는 저마다 칭호가 있고, 저마다 반복구가 따라붙는다. 그 안에는 거듭해서 일어나고 또 일어나는 일들이 보인다. 이 책에서 다룬 장소의 『이전 세계의 연대기』는 암석이 예전에 했던 이야기의 메아리다. 애니타 해리스는 “지질 현상은 반복된다!”는 말을 즐겨한다. 그 말을 너무 좋아해서 조금 있다가 또 “지질 현상은 반복된다!”고 반복한다.
편의를 위해서, 이 목차도 반복되어야 한다. 간략하게 다음과 같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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