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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의 아내! 빅토리아 베컴의 '짜깁기' 기사들의 정리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난 키보드에서 현란하게 춤을 추던 내 손에게 잠시 휴식 시간을 주고 밤새 환이가 들려준 유상현의 비밀들을 새록새록 떠올려 다시 한 번 곱씹어보았다.
1. 실제로는 청국장 킬러인 주제에 이미지 관리상 프랑스 요리를 선호한다고 말하고 다님.
혀 배배 꼬인 나라들 음식 먹은 날은 청국장에 밥 말아 먹으며 환장함. 그러니, 청국장 을 즐겨먹고, 또! 맛나게 요리하는 여자를 좋아할 것임.
★★★☆☆
-다행히, 나도 청국장을 '좋아라' 한다.
청국장 요리야 네이버 지식인에게 물어봐서 배우면 그만이다. 근데 생긴 거랑 다르게 웬 청국장?
2. 열애설이 났던 톱스타 S와는 실제로 친구였지만 루머였던 H와는 2개월 정도 사귀었음.
결국은 유상현이 찼음. 이유는, H가 ‘프랑스 요리를 너무 좋아해서’와 ‘속옷을 위 아래 로 따로 입어서’라고 함.
★★★★☆
-이것도 다행히, 난 너무 좋아할 정도로 프랑스 요리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속옷은 별 일이 없는 경우 세트로 입는 경우가 드물다. 뭐 주의는 하겠지만, 유상현이 내 속옷을, 그것도 위 아래로 볼 일이 과연 생길까? 어쨌거나 만일을 대비해 준비를 해야 할 듯.헷갈릴지 모르니 빨주노초파남보로 위아래 준비해서 월화수목금토일을 순서대로 입어야겠음.
3. 보면서 눈물 흘리는 영화 타이타닉.
특히나 그 둘이 마지막에 다시 배 안에서 재회하는 장면에서 하염없이 주르륵 눈물을 흘림.
가장 많이 틀어놓는 영화는 '슈렉'. 낭만적 사랑(피오나와 슈렉?)과 부모 사이에서의 줄 타기를 가장 현명하게 잘 그린 '가족 판타지' 영화라나 뭐라나.
★★★☆☆
-뭐, 나도 둘 다 좋아하는 영화다. 타이타닉은 디카프리오가 억, 소리 나게 잘 생겨서.
슈렉은 피오나가 공주임에도 불구하고 못! 생겼다는 이유 때문에 위안이라는 것을 얻어서.
어쨌거나 다시 한 번 봐야겠다.
4. 게이 내지 바이라는 소문은 거짓. 유상현이 그 루머를 제일 싫어함.
단,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친구들 중에 게이가 많음.
그리고 그들 모두 유상현에게 한 번씩 대쉬 했음.
유명한 예로 디자이너 천이백, 박명상, 변태지 등등이 있음.
안 넘어올 때, ‘혹시 남자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라고 물어보면 단순해서 발끈할 것임.
★★★★☆
-변태지 이 변태 같은 자식. 변태지가 유상현에게 고백했던 그 시기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고 싶었으나 그 작은 악마에게 또 하나의 약점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 그 질문은 어둠속으로 밀어냈다. 나중에 유상현에게 기회가 되면 살짝 물어야지. 라고 마음만 먹은 채.
그나저나, 내 애인이 유상현에게 사랑 고백을 했다니. 윽.
5. 일본의 니쵸메-2번가-나 밤 문화를 즐긴다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림.
일본어 배우는 것과 돌아다니는 걸 귀찮아해서 집 밖을 잘 나가지 않지만,
야시장이나 불꽃 축제 같은 소소한 놀 거리는 못이기는 척하면서 나가서 초딩처럼 좋아함.
★★☆☆☆
-화려하고 비싸게 노는 걸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살짝 말싸움할 때 느꼈 지만 역시 초딩 기질이 다분한 듯. 니쵸메 루머는 아니라고 하니 ‘엄청 밝힌다’는 건 패스~.
불꽃 놀이 사람 많아서 귀찮은데 좋아하는 척!해야겠지?
힘차게 속사포처럼 유상현의 이야기를 내뱉은 환은, 배를 움켜쥐고는 배가 고프다는 제스처를 내게 보내며 살짝 윙크를 한 채 낼름 혓바닥을 내밀었다. 그에 난 피식, 웃으며 유상현의 비밀들이 여기저기 제멋대로 자리 잡은 거실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그리고 물을 끓이고, 팔팔 끓는 물에 라면을 집어넣었다. 환이 조심스럽게 등 뒤에 다가와서 내 어깨 위로 빼꼼이 고개를 내민 채 '난 꼬들꼬들 한 거 좋아하는데'라며 계속해서 '유상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냈다.
6. 클럽에서 대판 싸웠다고 하는 K와의 이야기는 실제. 여전히 이름만 나와도 으르렁댐.
K의 현재 와이프와 과거에 잠깐 유상현이 사귄 것 때문에 늘 K가 유상현을 싫어했음.
그때는 결혼 발표 전이었는데 술 취한 K가 괜히 시비 걸어서 유상현이 응수해줌.
★★★☆☆
-K의 와이프라면 엄친딸이라는 P. 역시 쿨하고 편한 여자가 좋다고 하면서도 따질 건 다 따지면서 사귀나 보다.
몸매, 얼굴, 학벌, 가문, 스타일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잖아, P라면. 소문에 의하면 P가 유상현에게 차이고 그 충격으로 제정신이 아닐 때 K가 채갔다는데 결혼하고도 K가 이렇게 싸움을 걸고 다닐 정도면 아직도 유상현을 못 잊고 있다는 P에 대한 소문은 진짜인 걸까.
어쨌든, 나도 은근슬쩍 K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면 좋을 듯.
7. 극심한 새디스트라는 소문은 거짓. 여자와 개는 때리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음.
술 먹으면 여자를 때린다더라, 키우던 개가 죽는 건 유상현의 학대 때문이다, 라는 루머는 순전히 그 까칠한 성격 탓임. 나름 동물애호가. 귀여운 것에 약하다.
★★★☆☆
-정말 당연한 거지만 다행스러운 정보. 까칠하고 안하무인인 유상현은 천상천하 상현독존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그 독존이 ‘독종’으로 느껴질 만큼 폭력적이라는 소문 때문에 나 이러다가 나중에 한 대 맞고 이름 모을 섬에 묻히는 거 아냐? 걱정도 했었는데 에휴휴휴 정말 불행 중 다행.
그나저나, 나도 동물애호가고 귀여운 것에 약하다. '환'을 집으로 들인 것만 봐도 알지 않은가.
8. 대기업 J그룹의 첫째 며느리와 스폰으로 소문 난 사실에 대해선 둘이 사귄 건 사실이지만 스폰은 아니었음.
소문으론 더 올라갈 데가 없어서 어릴 때 도와준 부인을 버린 게 아니냐는 소문이 있지만 이 여자가 원체 졸부 스타일에 나중에 너무 귀찮게 매달려서 유상현이 버렸다는 게 맞는 말. 둘이 대학 시절에 잠시 애인 관계였음. 유상현이 뜨기 전에 여자가 재벌가로 시집가버린 것임.
★★★★☆
-스폰이 아니었다고? 그 사건 때문에 그녀는 이혼 위기까지 처해졌었는데.
새벾 녘 휑휑한 놀이공원에서 포착된 그 둘의 밀회 때문에 한 때 그 일을 파헤치려고 얼마나 많은 기자들이 노력했던가. 결국, 권력의 힘에 의해 사건이 종결지어졌지만.
어쨌거나, 고상하고 우아한 그룹 며느리와 열애라니. 셀러브리티에 재벌가 며느리에.
암튼 귀찮게 매달리는 걸 싫어하는 모양. 근데 그건 어떤 남자나 다 그런 거 아닌가??
9. 까칠한 척하고 싸가지 없이 굴지만, 집에 와서 가끔 소심하게 후회할 때도 있음.
연예 토크 프로그램에서 가끔 동료 연예인들이 톱스타 Y가 한 말에 상처 받았다고 하면 괜히 자기인가 싶어서 걱정하고 초조해 하고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하기도 함.
★★★☆☆
-초딩 기질에 소심한 성격까지 있다니 꽤나 흥미롭다. 후회 같은 건 애초에 키우지도 않을 것처럼 생겨서 자기가 했을지도 모를 폭언이나 행동을 한참 후에나마 반성 비슷하게는 하는 것 같 다. 조금 제멋대로이기는 하나 못돼 먹지는 않은 듯.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누가 말하기 전까지는 모른다고 하니 아예 안심할 수는 없다. 눈치가 다소 부족한 것도 요체크!
하긴, 이러니 나한테 전화도 하고 거짓말에 넘어가기도 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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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런칭 파티에 가서 은근히 바라는 게 많다는 건 거짓. 단, 컨버스를 좋아해서 그 행사는 안 불러줘도 감. 컨버스를 따로 수집해서 모으는 컬렉션 룸이 따로 있을 정도로 편애함. 아마 이번에 일본에서 꼼므데 가르송과 컨버스가 손을 잡아서 탄생된 컨버스 스니커즈*를 사올 것이 분명함. 전혀 오픈되지 않은 사실인데 은근히, 컨버스에 청치마를 신은 깔끔한 여학생 같은 이미지에 끌리는 듯함.
★★★★★
-유상현과 컨버스라. 뭔가 어울리지 않으면서 묘하게 어울리는 그런 조합이다. 뭐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 정보. 유상현과 선물을 주고받을 일이야 없겠지만, 나중에 생긴다고 하더라도 컨버스 정 도면 그렇게 지갑 꺼내는 데 수전증은 없을 듯. 근데, 사실 컨버스에 청치마는 소녀시대나 어울리는 스타일 아닌가? 다리 길이와 굵기가 꽤나 중 요할 텐데. 파르테논 신전의 다리만큼이나 튼튼한 다리는 절대 불가능.
11. 스와핑 파티나 난교 파티에 자주 나타난다는 건 백 퍼센트 거짓.
귀차니즘이 거의 접신 수준이라 귀찮아서라도 안 감.
그리고 그런 문화 자체도 달가워하지 않음.
★★★☆☆
-여자를 단기 알바의 기간보다도 더 짧게 갈아 치운다고 해도 스와핑 파티나 난교 파티 같은 건 가지 않는 듯. 하긴, 어떻게 보면 개념 자체가 다른 거니까. 인기가 많아서 그렇겠지만, 게이바나 요상한 파티를 거론할 때 늘 유상현이 등장하는데 앞으로 그런 소문들은 제대로 패스해야지.
12. 게임기와 친한 여자를 정말 좋아함. 특히나 요즘은 '위(Wii)' 에 흠뻑 빠졌음.
★★★★★
- 그래서! 어제 인터넷으로 거금을 투자해 '위'를 주문했다.
근데, 살짝 드는 생각은 단지 '환'이 혼자 집에 있기 심심해서 알려준 조항일지도 모른다는 것.
그러니까, 유상현이 좋아하는 게 아니라 환이가 자신을 위해 삼촌을 팔아먹었을지도 모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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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다섯시까지 이야기를 했으나, 환은 조커가 될 수 있는 그 마지막 폭탄 비밀은 작전이 진행됨에 따라 나중에 알려주기로 했다.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궁금함에 꽤 긴 시간을 알려달라며 졸라댔지만, 환은 시종일관 그건 대형 비밀이니 누나를 좀더 믿게 되면 알려주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 영국에선 프리미어리그 축구스타의 부인 혹은 여자친구를 ‘왝스(WAGs·Wives And Girlfriends)’
"아, 영국에선 프리미어리그 축구 스타의 부인 혹은 여자 친구를 '왝스*'라고 부르는구나?"
이같이 지뢰보석(?) 같은 비밀들을 어떤 식으로 이용해야 좋을지 작전을 짜며 돌돌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혼잣말 하듯 임팩트 없이 중얼거리는 강윤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머리 위에 투명하게 떠오른 생각 풍선들을 샤샤샥 삭제시킨 후, 소리가 전파되는 방향으로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강윤지가 내 책상에 비스듬히 걸터앉은 채 S라인을 뽐내며 내가 프린트 해 놓은 자료들을 슬슬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난 도둑고양이처럼 소리 없이 비겁하게 다가온 그녀가, 남이 수집한 자료를 거만하게 들춰보는 그녀가 절대, 반갑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불편하고 불안했다. 이유인즉슨, 유상현과의 그 사건 당시 하얏트 로비에서 보여준 그녀의 당최 알 수 없었던, 좀처럼 계산할 수 없었던 눈빛과 표정 때문이었다.
"그럼…… 한류스타의 애인은 뭐라고 부르나? 근데 이현 씨 못 보던 패션이다? 웬 스니커즈에 청치마? 소녀시대 코스프레라도 하려고?"
날 위아래로 훑어본 그녀가 물음표 가득한 얼굴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가 새빨개진 얼굴로 그에 대한 적절한 답을 생각해 입 밖으로 무언가를 꺼내기도 전에,
"이현 씨! 유상현은 언제 귀국한데?"
라며, 본격적으로 자신이 정말 묻고 싶은 말을 조심스러우면서도 당당하게 밖으로 흘러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