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저 사람들이 왜 저렇게 큰 굉음을 내면서 이 세상이 떠나갈 듯 오토바이를 타는지 아세요? 그걸 알면 아저씨도 그렇게 힘들지는 않으실 텐데.”
상문이 형이 그렇게 묻자 아버지는 아이 같은 천진한 얼굴로 대답했어요.
“아니 잘 모르겠는데….”
“그건요, 그만큼 저들이 나약한 위인들이기 때문이에요. 말하자면 저 형제들이 내는 오토바이의 요란한 굉음이란 자신들이 나약하고 볼품없는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명백한 증거밖에 안 되는 거란 말이죠. 자기 자신으로서는 아무것도 보여줄 것도, 내세울 것도 없으니까 저렇게 폭력적인 도구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사람들에게 과시를 하려는 거죠. 그러니 아저씨 저 형제들이 매일 이 식당을 드나드는 것 때문에 너무 우울해하지는 마세요. 저들도 알고 보면 빈껍데기일 뿐이니까요.”
상문이 형은 아버지가 계씨 형제들을 얼마나 불편해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아버지를 위로하려고 그런 말을 했던 것이었죠. 아버지는 상문이 형의 말에 이렇게 대답했어요. 마치 그제서야 억눌렸던 감정이 풀린다는 듯 말이죠.
“아 그렇구나. 그런 거였구나. 그래 알았어. 나도 앞으로는 그렇게 생각할게. 그런데, 아무튼 저놈의 오토바이 소리는 정말 지긋지긋해.”
상문이 형은 계속 말했어요. 그런데 그것은 좀 뜬금없는 말이었죠.
“아저씨, 제가 조금 더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요. 음,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혹시 실례일 수도 있어서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싶은데요. 사실은 제가 드리는 말씀 중에 여기 아주머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무튼 오해하지 말고 들어주셨으면 해요.”
“그래 무슨 말이든 괜찮으니 해봐.”
“아저씨, 제가 볼 때 이 세계는 이미 속도에 미친 세계에요. 다른 사람보다 앞선 위치에 있어야만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인정받는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죠. 그래서 다들 자기 앞에 벼랑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맨앞으로 뛰쳐나가려고 아등바등 안간힘을 쓰고 있어요.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사실, 여기 비둘기식당 아주머니도 그렇고요, 저 오토바이에 미친 계씨 형제들도 그래요. 아마 그들은 곧 자기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고꾸라지고 말 거예요. 그래서 스스로의 몸을 밟고 지나갈 거예요.”
상문이 형의 알쏭달쏭한 말은, 아버지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고 나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했어요. 특히, 스스로의 몸을 밟고 지나갈 거라는 마지막 말은 까다로운 수수께끼 같았죠. 아무튼 아버지는 상문이 형이 새엄마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를 한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는 눈치였어요.
“자네가 보기엔 우리 집사람도 그렇게 보인다는 말인가?”
“네, 그래요.”
잠시 뜸을 들인 상문이 형은 작심을 했다는 듯이 말을 이어나갔어요.
“아주머니는 이 소읍에서 큰 식당을 하시는 분이잖아요. 다른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먹는 것을 만들어서 파는 분이에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주머니가 파는 음식에 길들여져서 이곳을 찾아오고 있죠. 그런데, 아주머니는 지금 아주머니가 만든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있어요. 그리고 결국은 깊은 병이 들게 하고 있죠.”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지?”
아버지는 궁금해서 애가 타는 듯 상문이 형의 말을 재촉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