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시라는 한 사람이 걸어간다. 앞태도 뒤태도 빼고 더할 바 없이 완벽 그 자체다. 아름다움을 풀이해야 한다면 침묵으로 고정된 어떤 시선의 끝에 있다 하겠지. 그렇게 초점 맞은 눈으로 오래 쳐다봤을 뿐인데 저기 시라는 한 사람이 내게 걸어와 말을 건다. 당황하다가 설레다가 안도하다가 웃음이 된 어느 여름, 시라는 한 사람이 땀을 흘리다말고 훌렁 가발을 벗어 그것으로 부채질을 한다. 이렇게 귀여운 대머리가 세상에 또 있을까. 손수건으로 시라는 한 사람의 맨머리를 꼼꼼히 닦아주는 마음, 사랑으로 나는 여기 머무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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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김민정
시인이다. 밥벌이는 출판사에서 잡다한 책을 만들거나 책을 준비중인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2005년 등단 6년 만에 첫 시집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를 펴냈고, 작년부터 미룬 두 번째 시집을 올해는 출간하려 하는데 출판사에게는 비밀이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요즘 쓰는 시가 너무 후져서다. 미루고 미뤄서 더는 미룰 수 없게 된 동시집 원고도 머잖아 넘기려 한다. 초등학생 친구 아들에게 선물하려 했던 건데 그 녀석 중학교 가게 생겼다. 미친 민정의 나날로 요즘 나이와 나잇살만 먹고 있다, 실은.
일러스트 양수영
고등학교 때부터 틈틈이 책 표지 그림을 그려왔다. 연극영화학과 2학년 학생으로 무대미술과 조명디자인 같은 공영영상미술에 관심이 많다. 물론 미래의 꿈은 영화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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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김민정
시인이다. 밥벌이는 출판사에서 잡다한 책을 만들거나 책을 준비중인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2005년 등단 6년 만에 첫 시집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를 펴냈고, 작년부터 미룬 두 번째 시집을 올해는 출간하려 하는데 출판사에게는 비밀이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요즘 쓰는 시가 너무 후져서다. 미루고 미뤄서 더는 미룰 수 없게 된 동시집 원고도 머잖아 넘기려 한다. 초등학생 친구 아들에게 선물하려 했던 건데 그 녀석 중학교 가게 생겼다. 미친 민정의 나날로 요즘 나이와 나잇살만 먹고 있다, 실은.
일러스트 양수영
고등학교 때부터 틈틈이 책 표지 그림을 그려왔다. 연극영화학과 2학년 학생으로 무대미술과 조명디자인 같은 공영영상미술에 관심이 많다. 물론 미래의 꿈은 영화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