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연재를 시작하며
오랜만에 소설을 쓰려니 어지럽다. 그림도 곁들이려니 색깔들이 글줄기와 머리 위로 떠다닌다.
두 남자의 이야기인데, 서로를 보는 게 아니라 한 쪽이 한 쪽을 보는 경우다. 이런 남자들과 이런 여자가 있을 거라는 상상과 믿음에서 출발한 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지극한 마음을 쓰면서 내가 좋아라하는 동물을 매개체로 넣었는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대목이 있을 땐 피카소가 말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현실이다’라는 주문을 외운다.
이야기들은 결국 머릿속에 똬리를 틀었다가 어느 따뜻한 날 걸어 나오는 색뱀이지 싶다.
이매진!
작가 갠GAN은
B형에 쌍둥이좌의 격한 감정선에 힘입어 어느 날 문득 그림을 시작해서 온갖 생명체들이 사는 가상 마을 ‘마리혼’을 만들고, 그 오렌지 숲에서 회화와 일러스트 작업 중이다. 경인미술관 개인전과 하나아트갤러리 초대개인전, 그리고 <문화일보> 소설 등단경험을 바탕으로 글과 그림의 러브라인 구축 중. 최근 두 권의 『마리혼 이야기』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