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이 집은 구조가 몹시 이상해서 방이 열 개나 되는 건 그렇다 쳐도 현관이 다섯 개에 계단이 세 개, 주방 싱크대가 네 개, 전기미터기가 네 개, 화장실이 두 개나 있었다. 즉 집 안이 기괴한 미궁처럼 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사기로 했다. 주변이 전쟁 통에 타고 남은 주택지라는 것, 네즈 곤겐 숲이 가깝다는 것, 집이 골목길 안쪽에 있어서 자동차도 다니지 않고 지극히 조용하다는 것 등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협상이 시작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 집이 복잡한 사정이 있는 집이라는 게 서서히 드러났다. 원래는 나 씨의 소유로 되어 있는 물건이었는데, 나 씨의 큰딸이 시집가서 함께 살던 사위가 잘 알던 회사 경영자의 부탁을 받아 상공 대출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데 연대보증인이 되었다. 하지만 잘 알던 경영자의 회사가 도산하고 그 친구는 도망. 그렇게 되자 연대보증인인 사위에게 돈을 갚으라는 재촉이 들어왔다. 하지만 낼 돈이 없어서 곤궁한 상황에 빠진 사위는 장인, 즉 나 씨에게 울며 매달렸다. 나 씨는 어쩔 수 없이 사랑스러운 딸을 위해 자신의 집을 저당 잡히고 신주쿠의 고리대금업자 구 씨에게서 돈을 빌려 급한 불을 껐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 씨가 고리대금업자 구 씨에게서 대출금을 갚으라고 재촉받는 차례가 되었고, 돈을 낼 형편이 못 되었던 그는 입은 옷 그대로 고양이를 데리고 불단의 위패만 들고 밤도망을 쳤다. 그렇게 되자 당연히 구 씨는 저당 물건인 나 씨의 집을 차압하고 이것을 도쿄 아다치 구 사라누마의 산업폐기물 처리업자 S(주)에 매각했다. S(주)에서도 요즘의 경기 불황 여파로 경영자금 마련이 어려웠다. S(주)는 그것을 즉시 A 주택판매(주)를 통해 매물로 내놓았다.
아내가 찾아온 집이 바로 그런 집이었던 것이다. 또한 집 구조가 미궁처럼 되어 있었던 것은 나 씨가 이 집에서 도쿄 대학 여학생들을 위한 하숙집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판명되었다. 하지만 집주인이 돌연 밤도망을 쳐버린 뒤에 그 여학생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건 알 수 없었다.
더욱이 복잡한 일은 이 협상을 하던 중에 T 부동산기획(주)의 사 씨와 A 주택판매(주)의 무 씨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다. 이 집은 원래 2천8백만 엔에 매물로 나왔는데, 토지가옥의 실측도가 없었다. 그러자 사 씨는 실측도를 판매자인 산업폐기물 처리업자 S(주)의 부담으로 작성하라고 했고 무 씨는 그렇다면 집을 살 사람인 구루마타니 씨와 절반씩 내자고 주장하여 그건 그렇게 타협이 되었다. S(주)도 나도 각각 15만 엔씩 부담하기로 했다. 그리고 실측을 한 결과가 당초 매물로 나왔을 때의 면적과 차이가 나더라도 그 몫에 대해서는 매매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다, 라는 각서를 주고받았다. 그렇게 해서 구청 직원에게 입회를 부탁하여 실제로 실측도를 만들어보니 당초 매물로 나왔을 때의 부지면적보다 한 평 남짓 넓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게 되자 무 씨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각서에서는 면적에 증감이 있더라도 그 몫은 기본적으로 매매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단 사회통념상 현저한 증감이 있을 경우에는 별도 협의한다, 라는 부대조건이 딸려 있어서 무 씨는 그것을 방패로 내세워 한 평 증가분을 돈으로 환산하여 105만 엔을 더 내라고 들이밀었던 것이다. 사 씨는 그것을 거부했다. 그러자 무 씨는 집을 사기로 한 구루마타니 씨 부부의 의향은 어떤지 알아보자, 만일 구루마타니 씨가 돈을 더 못 내겠다고 한다면 이 매매 건은 끝나는 것이다, 라고 최후통첩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