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바둑
사장 집 거실. 사장, 파출부. 어두운 조명.
사장 왜 이리 귀가 가려워. 누가 내 욕 하나?
파출부 아 그러지 말로 빨리 두슈. 바둑 두는 사람 어디 갔나?
사장 옛다!
파출부 아니 지금, 장기를 두는 거야 오목을 두는 거야? 여기 아다리 아니우? 어떻게 두자고 조르더니 나만도 못해?
사장 그럼, 옛다.
파출부 자, 이건 내가 땁니다?
사장 왜 이렇게 귀 속이 시끄러? 날 잡아 갈라고 왔나? 이 새끼들, 잡아갈라면 와서 공손히 인사부터 하고!
파출부 완전 똥배짱이네? 으째 좀. 음산키는 한데, 누가 왔나?
파출부 퇴장.
둘째 딸 (음성) 여보, 들어가서 봬요.
둘째 사위 (음성) 어떻게, 차마.
둘째 딸 (음성) 그래도, 마지막인데.
둘째 사위 (음성) 이미 늦었어. 장인은 실성하셨구, 우린 이미 쫓기는 몸이잖어. 알아듣지도 못하실 거구, 설령 알아들으시더라도, 쫓기는 몸이라 할 수 없이 용서를 비는 줄 아실 거야.
둘째 딸 (음성) 여보, 어떡해요? 흐흑. 우린, 용서 빌 기회마저도 놓쳐버렸어. 내 탓이야. 여보, 미안해요. 너무 막돼먹게 놀아서.
둘째 사위 (음성) 아냐, 내 탓이 더 크지.
둘째 딸 (음성) 흐으, 여보. 죽여주세요.
둘째 사위 (음성) 여보. 우리 다시 합칠 수 없을까?
둘째 딸 (음성) 여보. 우린 그럴 기회도 놓쳐버렸어.
둘째 사위 (음성) 아냐, 노력하면 다시 잘 될 수 있어.
둘째 딸 (음성) 여보, 아버진 우리를 그토록 사랑하셨는데. 우린 그토록 서로 미워했는데, 아버지가 저렇게 되셨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해요?
둘째 사위 (음성) 속죄하는 마음으로.
둘째 딸 (음성) 아냐 어차피, 돈으로 묶인 사인데. 우리가 이러는 것도, 우리가 도망 다니기 때문이야. 당신 날, 믿을 수 있어요? 뭘? 당신하구 나 사이에 무슨 끈이 있어요?
둘째 사위 (음성) 여보, 우리도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서로 노력만 했다면?
둘째 딸 (음성) 불가능했을 거야, 애당초. 아아, 여보 왜 이래? 숨 막혀.
둘째 사위 (음성) 죽어야 해, 넌. 이년, 날 파멸시킨 년.
둘째 딸 (음성) 앙, 숨 막혀. 여보, 살려… 줘.
둘째 사위 (음성) 개 같은 년.
파출부 등장.
파출부 아무도 없구만. 그래 두셨우?
사장 그래, 내가 졌다.
파출부 아니 반도 안 두고 돌을 던져요, 그래?
사장 어차피, 애당초 이길 수 없는 게임이야.
파출부 그럼, 저기 저 냉장고 나 주셔야 합니다.
사장 그래, 니들이 진 거야. 니들이 기껏해야 내 자식들인데, 강해야 얼마나 강하다 그래?
파출부 에구, 또 헛소리. 그럼 진 거 아녜요? 계속 둘 거예요?
사장 진 게 이긴 거구, 이긴 게 진 거지. 어이구, 귀가 왜 이렇게 가려워? 알았어, 그래 알았다니까. 내가 책임진다니까. 허허. 그래 부도 막는 것 하구는 영판 틀린 거 나도 알아. 알았다니까. 아줌마, 안 둘래?
파출부 중증이군. 이거. 자, 옛수.
사장 너 혼자 다 둬라, 치사하게 반칙을 해? 사기꾼 같으니라구.
사장 퇴장.
파출부 그래, 그 쪽은 변소니까. 실성한 사람이 설마 자살하러 가는 것은 아니겠지. 존경하는 사장님. 자살은 꿈도 꾸지 마슈, 엉? 내 계획에 차질 있으니까. 나두 야무진 사람이라구. 당신 죽였다는 의심 받으면, 이 집안 물건 손 하나 까닥할 수 없는 주제란 거 난 잘 안다구. 당신 딸들보단 최소한도 내가 한 수 위지. 나도, 사장님하고 같은 연배 아니겠수? 산 넘고 물 건너며 뼈다구가 옹골차게 굵어진. 내 아들은 완전 용가리 통뼈라구.
둘째 사위 (음성) 여보, 여보? 에잇, 뒤졌군. 그래, 육체파가 육체만 남았군. 그래, 좋아.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산다. 이왕 쫓기는 놈. 죽기로 작정한 몸, 뭐하면 못 살겠어. 그래, 시체는 똑똑한 아줌마가 치시지. 에잇, 씨팔. 여보, 여보! 니기미, 여보. 여보! 잉잉.
파출부 근데, 아무래도 이상한 걸?
파출부 퇴장.
첫째 사위 (음성)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한 줄 알아? 아주 빙신같이, 천하에 등신이지. 그래두, 난 너를 사랑했어, 씨팔년.
첫째 딸 (음성) 여보.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제발.
첫째 사위 (음성) 넌, 내 손에 죽기도 아까운 년이야. 걸레 같은 년. 어딜 감히.
첫째 딸 (음성) 여보, 제발. 여보.
첫째 사위 (음성) 그래, 그놈한테도 흘레붙어서 이렇게 시근벌떡댔겠지.
첫째 딸 (음성) 아아, 여보. 한 번만, 한 번만.
첫째 사위 (음성) 응, 이년이 그래두, 날 놀리나? 닥치지 못해, 멈추지 못해. 이년, 이년! 이 창녀 같은 년!
첫째 딸 (음성) 여보, 살려… 줘.
사장 등장.
사장 그래, 죽여라 죽여. 나도 내 맘 속으로 벌써 수 천 명 죽였다. 내 기억은 전쟁 아니겠냐. 죽여라 죽여.
파출부 등장.
파출부 그래 피 보시구 왔어요, 더 둘까요.
사장 더 둬. 내가 벌써 수 천 명 죽였다. 니가 진 거야!
파출부 아이구 바둑알이 몇 개라구 수 천 명을 잡아 죽여요? 이분이 실성해서도, 재물 주긴 아까운 모양이네. 지독하다. 졌다, 졌어.
사장 거봐, 니가 졌지?
파출부 어림없는 소리, 더 둬봐요 어디.
사장 장이야!
파출부 멍이구요.
사장 장이야, 멍이야, 장이야, 멍이야, 그래 내가 수천 죽였다.
파출부 나도 몇 십 명 잘근잘근 씹어 먹었소. 아, 이 나라에서 이 나이까지 살아 있다는 게 몇 놈 죽였다는 뜻이지. 더군다나, 이렇게 부자루다가.
첫째 사위 (음성) 누가, 내 마누랄 죽였어? 누가 이 집 첫째 딸을 죽였어? 어느 놈이야 감히? 이 집 후계자 마누라를 죽인 게 어느 놈이야? 여보. 정신 차려. 여보, 정신 차리지 못해? 아줌마, 아줌마!
파출부 누가 날 부르는 것 같은데, 이거 오늘 왜 이러지? 정말 귀신들이 몰려들었나? 허허, 참. 이 집 터줏대감도 하초가 파김치보다도 허약한 모양이로세. 웬 귀신이 이리 들끓어, 사람도 안 죽었는데?
사장 아줌만 뭐가 쎄다구 자랑이야.
파출부 뭐요? 이거 이래 봬도 우리 옛날 집 한창 잘 나갔을 때는, 고사를 치르는데, 일 도우러왔던 동네 아낙이 얌체같이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구 우리 없는 새에 제상에다 자기 집도 잘 봐주십사, 넙죽 절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사장 자긴, 자지 말고 일해. 난, 하루 여섯 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어.
파출부 시끄러워요, 그랬는데, 꿈에 터줏대감이 나타나서 호통을 치셨다구. 네 이년! 이게 누구 집인데, 니 집 복을 빌어! 그래서 혼비백산을 했다구. 영영 드러눕고 말았어.
사장 그래, 그래. 나도 젊었을 적엔 근로자들이 나만 나타나도 혼비백산을 했지. 아, 힘을 당하나, 솜씨를 당하나.
파출부 자, 장이요. 이러다가 나도 미치는 거 아냐, 이거.
사장 멍이다. 옛다, 말로 잡았다.
파출부 그래, 난 포다, 장이야.
셋째 딸 (음성) 아버지. 전 차마 아버질 뵐 수가 없어요.
사장 괜찮다. 니 마음 내가 알어. 내가 이게 산 사람이냐.
셋째 딸 (음성) 죄송해요. 지금이야 말로 정말 아버지 곁에 있어드려야 하는데, 힘이 없어도. 죄송해요.
사장 아, 그래. 넌 혼자, 네 멋대로 살았잖느냐?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구나, 너는. 그러려고 내 속을 그리 썩였냐. 사랑하는 만큼 가슴이 찢어졌니라. 멍이다, 멍. 차야 차.
파출부 이 양반이 지금 누구랑 얘길 하는 거야?
사장 내 딸애, 내 딸애.
파출부 딸 누구?
사장 아, 모두. 열 손가락 중에 아프지 않은 데 있나.
파출부 아, 밉지도 않아요, 사장님은?
사장 흐허허. 셋째가 운동을 한 거나, 둘째가 배반을 한 거나. 다 첫째가 아니었기 때문이지. 정통이 아니었기 때문이야. 배반이나 혁명이나. 첫째는 그걸 막을 힘도, 물려줄 배짱도 없었구. 상관없이 세상은 지들의 세상으로 변했구. 아문, 찬란하게 발전한 거지. 우리 애들은 집 밖에 나가면 완전 촌놈이거든. 가업이란 거지, 그게. 흐허허. 다 내 탓이야, 내 탓. 얘들이 먼저 저승엘 간 게야. 오냐, 그래, 그래. 나도 곧 가마.
파출부 거, 등골 오싹한 소리 하지 마요. 다들, 지 잘났다고 까불다가 다 곁을 떠났구만. 젤 먼저 갈 사람이 줄초상 치르고 있으니.
사장 흐허허.
노동자1, 2 등장. 조명 밝아짐.
노동자1 큰 따님 어디 가셨어?
노동자2 막내 따님은?
사장 죽었어, 모다.
노동자1, 2 예?
사장 말들이 모조리 죽었어, 아줌마 내가 몇 집 진 거지? 첫째 집, 둘째 집, 셋째 집, 몽땅? 안, 엉엉. 내 꺼 가져가면 안 돼.
노동자1 어디 있어?
파출부 내가 어떻게 알어?
노동자1 이 여편네가, 어디 있냐니까?
파출부 캑캑. 아, 목 아퍼. 이거, 제발, 놔요! 왜 이래? 아, 그 미친년 왜 찾아? 영감 늘그막에 참 주책이구만. 아, 그 고무신 거꾸로 신은 년은 왜 찾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구만.
노동자1 이게, 어딜. 입이라구 함부로 놀려.
파출부 왜 때려, 이 새끼야. 싫으면 그만이지 왜 때려, 이 영감탱이야!
사장 그래, 잘 한다. 죽여라, 죽여.
노동자2 아저씨, 고정하시고요. 이 집 첫째 둘째 내외분 혹시 안 왔어요?
파출부 어이구, 한 사람씩 찾으슈. 둘째네야 올 일이 없고, 왜?
노동자1 셋째 서방이 돌아가셨어. 그 첩 자식 짓이래. 첫째 둘째네는 수배됐구.
파출부 에?
노동자1 어이구, 사장님 도대체 이런 일이 어찌, 사장님한테.
사장 그래, 잘 됐다. 내 그럴 줄 알았다.
노동자1 네?
파출부 어이구, 저리 비켜 이 늙은이야. 지금 사장님이 제 정신이셔?
노동자2 그럼 두 내외는 안 들어왔고…
파출부 아 그럼 벌써 토깠겠구만, 여기서 왜 찾아?
노동자2 셋째 따님은 안 오셨구요?
파출부 안 왔어. 으이구, 그 아이는, 집안 난장판일 때 한 번도 집에 있어본 적이 없지.
노동자1 그럼 아가씨도 도망갔단 말이야?
파출부 아, 그걸 내가 어찌 알겠어. 난 사장님하고 이렇게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글씨, 아까 그게 그 소리였나?
노동자2 네? 뭡니까?
파출부 아냐, 아깐 나가 봐도 없던데.
노동자1 자네 정원 쪽으로 가봐, 혹시…
파출부 혹시, 뭐요?
노동자1 아냐, 나가 봐. 난 뒤쪽을 볼 테니까.
노동자2 셋째 따님 정말 안 왔죠?
파출부 아, 이 사람이 속아만 살았나.
노동자1, 2 퇴장.
사장 왔다가 다 갔어. 인생이란 흙에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거지. 인생은 나아그넷길, 어어디서 왔다가, 아 피곤해. 아줌마 내일 출근 일곱 시야. 늦지 않게 오시게.
파출부 알았어, 예? 뭐라고요?
사장 내일 출근 일곱 시라구. 아, 졸려.
사장 퇴장.
파출부 정신이 돌아오셨나? 아, 아니. 돌아가시기 직전쯤 정신이 돌아올 거라 그랬는데. 어어, 이 양반들 어디 갔지? 아니 의사, 의사한테 전화를 해야지. 어이구, 무시라. 어이구, 무시라.
노동자1, 2 등장.
파출부 예, 병원이죠? 여기 사장님 댁인데요. 선생님 좀… 예, 전데요. 파출부 아줌만데요. 사장님 정신이 돌아오셨어요, 예. 빨리 오셔요. 무서워요, 빨리 좀. 예. 어이구, 무시라.
노동자1 아줌마?
파출부 에구, 깜작이야. 저, 사장님이.
노동자2 이게 웬 핍니까?
파출부 히엑! 그게 어, 어디서?
노동자1 정원에, 나뭇가지에 묻어 있던데.
파출부 그, 그게 왜, 거기에?
노동자1 어디 갔소?
파출부 누, 누구?
노동자2 사장님이 정신이 돌아오셨는데, 뭐가 무서워?
파출부 뭐, 뭔 소리예요, 그게?
노동자2 셋째 따님 내놔, 어서!
노동자1 도대체 무슨 음모를 꾸민 게야, 당신?
파출부 음, 음모라니. 나, 나 혼잔데.
노동자2 그래, 아줌마라면 혼자서 충분히 음모를 꾸밀 수 있지.
파출부 도, 도대체 무슨 소리유, 당신들?
노동자1 첫째 따님 어떻게 한 거야? 빨리 못 불어? 이 간악한 여편네 같으니. 이 집을 통째로 말아먹으려구? 당신, 의사 놈을 꼬셨지?
파출부 아, 아니에요. 근데, 웬 피가. 그럼 아까, 그게. 아악! 그럼.
노동자2 누가, 누가?
파출부 아악! 사람이 주, 죽었나봐!
노동자1 누가, 누가?
파출부 으악! 가까이, 가까이, 오지 말어, 아악!
노동자2 당신이, 남편들과 짜구 죽였지?
파출부 뭐, 뭐라구? 내가 왜 그런…
노동자1 당신은 항상 이 집안 재산을 탐냈잖아!
파출부 아냐, 아냐, 난. 난, 아냐. 절대로! 그 사람들하고, 내가 왜 한패가 돼, 그냥 사는 게, 나, 낫지.
노동자2 같이 해먹을 게 있으니까.
파출부 그건, 니, 니들이나 그렇겠지, 아악! 그, 그럼? 날 잡지 말어, 아악! 따라오지 마, 주, 죽여버릴 거야.
파출부 퇴장.
노동자1 위층을 찾아봐, 난 사장님 방으로 갈 테니.
노동자2 퇴장. 사장 등장.
사장 자네 웬일인가?
노동자1 사장님…
사장 공장 문 벌써 닫았나? 아줌마, 지금 몇 시요?
노동자1 사장님?
사장 자네 요즘 늙는가 봐, 전 같질 않어. 집에 왜 자꾸 들락거리는 게야? 그래 근 20년이 다 되어가는구만, 아직도 큰아이를 못 잊는 게야?
노동자1 그, 그게 아니고…
노동자2 등장.
사장 자넨 또 웬일인가? 이층엔 뭐 하러 올라갔어?
노동자2 아저씨, 이층 침대에도, 피가…
노동자1 아…
노동자2 아저씨, 아저씨! 정신 차리세요!
사장 뭔 일이야? 내 집에서 뭔 일이 났어? 애들은 아직도 안 들어왔나, 큰애도 안 들어오고? 아줌마? 아, 아줌만 갔나? 그 아줌마도 전에 안 그렇더니 요샌 퇴근 시간이 아주 바싹이야, 세상이 어찌 그렇게만 변해가나. 성심이 있지 않고선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인데. 근데 이거 뭔 일이야. 자네들이 꼭 이 집 주인 같구먼.
노동자2 아, 아저씨.
노동자1 끄응, 무, 물 좀.
사장 자네가 갖다 먹어 이 사람아, 나이 몇 됐다고 그렇게 겔겔해?
의사 등장.
의사 아, 사장님. 정신이 드셨군요. 다행이에요, 정말. 나와 계시면 안 돼요. 지금 몸조리를 잘 하셔야…
사장 이 사람은 또, 왜 이리 수선이야?
노동자2 사장님이 좀…
의사 아아, 조용히 하게, 이 사람. 자자, 사장님. 방으로 들어가셔서…
사장 어어, 괜찮다니까.
의사 허허. 사장님은, 제가 사장님 몸을 벌써…
사장 그래. 내 몸 볼모로 잡아서 돈 깨나 울궈갔지, 자네. 아, 그런데 몸이 왜 이리 어지럽지?
의사 하하. 거보시라니까요. 전 족집게 아닙니까, 자자. 이리로.
사장과 의사 퇴장.
노동자2 이게 도대체 어찌된 영문이죠?
노동자1 이 사람, 피. 그 피!
노동자2 죽였을까요?
노동자1 흐흑. 마님, 마님.
의사 등장.
의사 쉿. 조용히 해. 아줌마 어디 갔나?
노동자2 당신이?
의사 뭐야? 왜 그래? 자네 손이 왜 그래?
노동자1 흐흑. 정원하고 이층 방 침대에 피가, 흐흑.
의사 남편들은 없구?
노동자2 남편들이 죽인 걸 당신이 어떻게 알지?
의사 죽여? 내가 죽인 걸 어떻게 알아? 이 사람, 시체는 정작 저 방에 있네.
노동자1, 2 에?
의사 정신 나셨으니, 준비해야 할 거야… 아줌만 어디 갔지? 아줌마 전화 받고 허겁지겁 달려왔는데?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