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가족
사장 집 거실. 어두운 조명.
사장(음성) 내가 이러다 내 자식들 초상을 치르고 가겠네, 목숨이 이렇게 모질면 안 되는데. 그것만은 정말 싫었는데. 니들은 다 내 결과에 불과해. 그게 이렇게 파멸하는 꼴을 내가 봐야 해? 그것만은 정말 싫었는데. 이 눔들. 회장이라 거들먹거리지 마. 니들은 아직도 내 부하에 불과해. 영영 그럴 것이다. 저질러진 역사는, 돌이킬 수 없는 법이다.
조명 들어오고, 사장 집 거실. 파출부, 둘째 딸과 둘째 사위, 서자.
둘째 사위 어때?
둘째 딸 저렇게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데.
서자 죽이지 뭐.
둘째 사위 죽일 필요가 없어진 거 아닌가?
둘째 딸 히잇! 조용히 해요. 듣겠어.
서자 저것도 처치해야 해. 저거, 벌써 다 알고 있을 거야. 음흉한 년.
파출부 오늘 식사는, 뭘로 할까요.
서자 아, 안 먹겠소. 하하, 나가 먹지요.
파출부 그래두 오늘 여러 분이 오실 텐데.
서자 아줌마한테 폐가 돼서.
파출부 별 말씀을. (방백) 잘 생각했다. 기회만 있으면, 독이라도 탔을지, 나도 자신이 없으니까.
둘째 딸 뭘 그렇게 중얼거려요, 아줌마?
파출부 아니요. 어쩜 저렇게 잘 생기셨을까. 내 아들놈 같다구, 그런 저런 생각 하느라구요.
둘째 사위 아니, 놈이 뭐요, 놈이. 사장님한테.
서자 아아, 괜찮아. 파출부 아들이나, 첩 자식이나, 그렇죠?
파출부 점잖은 양반이 별 말씀을. 제까짓 게 어찌…
서자 이 집을 말아먹겠느냐, 그쵸?
파출부 아, 아니? 이 양반이. (방백) 이 자식은 이 집 식구들하구 질이 다르네.
둘째 딸 아줌마, 꼬박꼬박 말대꾸하지 말고 장이나 봐 오세요.
파출부 장이요? 저녁 식사 안 하신다면서요?
둘째 딸 아, 그랬던가. 됐어요, 그럼.
파출부 식사를 하셔두 그렇지, 아 우리 집이 어디 장 봐서 대접하는 집인가요? 냉장고가 창고만 한데.
둘째 사위 됐어요, 됐어. 일 보세요.
파출부 나가라니까, 나가죠.
둘째 딸 아니, 저게? 야!
둘째 사위 놔 둬, 약점이 없어졌으니 독이 오를 만도 하지.
둘째 딸 뭐예요?
파출부 잘 나가는 집안이다.
파출부 퇴장.
서자 자자, 신경 쓸 것 없구. 여럿이 있는데서 일이 벌어져야 믿는다구. 그래서 셋째네 까지 부른 거 아냐?
둘째 사위 정말 죽이는 거요? 그냥 안심할 정도로 처리하는 방법이,
서자 그게 그거 아냐?
둘째 딸 그래두,
서자 이거, 일 그르치려고 그러나? 저자가 조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나서봐, 우린 그 날로 끝장이야. 첫째는 어때? 끌어들일 수 있겠어?
둘째 사위 거긴 안 돼.
둘째 딸 형부도 여리고, 또 언니는 아무래도…
서자 아직도 형부 소리가 나오나? 난 형 소리가 도저히 안 나오는데? 그년은 약점 갖고 주리를 틀면 되잖아.
둘째 딸 형부, 아니 남편이 아는 것 같애. 언니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따라다니고, 남편은 오만상에, 영 말이 없고 그런 게.
둘째 사위 그 친구, 그거는 도저히 못 견딜 걸.
둘째 딸 그래, 니 잘났다.
서자 어허. 이거 지금이 어느 땐데 싸우고 지랄이야, 지랄이? 아니 그런데, 그걸 누구한테 알았지?
둘째 딸 글쎄요.
둘째 사위 그 늙은이한테 안 것 아닐까?
서자 늙은이라니.
둘째 사위 아, 그 장인하고 옛날부터 같이…
서자 그 사람이 그걸 어떻게 알어?
둘째 사위 글쎄.
서자 이거 빨리 서두르든지 때려치우든지, 큰일 나겠군. 이 자식들이, 연대 작전 펴는 거 아냐?
둘째 딸 에이, 그럴 리가. 형님이 그런 위인이 못 되던데.
서자 아냐, 예감이 좀 이상해. 아버지가 나서면, 우리 아버진 음모라면 날 빼다 박았다구, 아니 내가 그걸 다 전수받았지, 허허.
둘째 사위 에이, 설마 회장님이 나섰을 리가 있나.
서자 내가, 설마가 사람 여럿 잡는 거, 우리 아버지한테서는 많이 봤지.
둘째 딸 그럼 관두자 이거야?
서자 흥, 벌써 목소리에 배반의 냄새를 풍기는군.
둘째 딸 그럼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어? 천만에.
서자 지랄까지 마, 이년아. 내가 이 판에, 그만둘 것 같애? 이럴수록, 더 밀어붙이는 게 내 장낀데.
둘째 사위 안 밀어붙이면, 깔려 죽기 딱 알맞을 판에.
서자 역시 남편이 조금 더 똑똑하시군. 흐흐. 여자는 표독스럽기만 했지, 허당이야. 어, 오나부다. 시간이 없어. 예정대로 간다. 치사량. 좋지? 치료약하고 똑같은 성분이니까. 전혀 문제없을 거야.
둘째 사위 이 여자한테 물어봐.
서자 시끼, 이런 일엔 감정은 금물이야.
둘째 딸 좋아요.
서자 당신이 해.
둘째 사위 아, 알았어.
셋째 딸과 셋째 사위 등장.
서자 어서 오시오. 여전하시군.
셋째 사위 당신도 여전하군.
셋째 딸 꼭 이 집 주인 같으시네요. 아줌만 어디 가셨나? 아줌마, 아줌마?
서자 아하, 그랬나요. 이거, 죄송합니다, 이쁜 따님. 장보러 가셨나본데.
셋째 딸 안 하던 일을 하시네. 미리 준비를 안 해놓으셨나. 하긴 아버지 수발에 정신이 없으시겠지.
둘째 사위 역시 처제는 마음이 너그러워. 그런데, 식사는 여기서 안 할 거요?
셋째 사위 용건이 뭐요?
서자 용건? 글쎄 저도 불러서 왔으니까.
둘째 딸 제가 뵙자고 했어요. 아버님 일로.
셋째 딸 아버님이 왜?
둘째 사위 아버님 일이 아니고, 회사 일이지. 얘길 좀더 할 게 있을 것 같아서.
셋째 딸 회사 잘 안 돼요?
둘째 사위 으응, 잘 돼. 내가 뭘 아나. 하여튼, 형님이 잘 하시니까.
셋째 사위 실권은 형님이 쥐고 있잖우?
서자 하하. 코딱지만 한 데서 실권은 무슨 실권.
셋째 딸 사장님은 역사가 있는 회사 하나 챙기셨고.
서자 허허. 난, 셋째 따님은 그런데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진작 알았더라면. 아, 형님 오십니다. 저희 그룹 기획실장님.
적자 등장.
서자 아 이젠, 우리 모두의 기획실장님이죠. 후계자시고.
적자 쓸데없는 소리 마라. 왜 보자고 했냐?
셋째 사위 이분이 보자고 했어요, 여기서?
적자 글쎄 말입니다.
서자 아, 예. 전 그냥 대신 연락을.
둘째 사위 제가 뵙자고 했습니다. 두 분은 그냥 인사도 드릴 겸 해서. 회사 윗분이시니까.
둘째 딸 잘 보여야 할 거 아녜요?
셋째 사위 난 잘 보일 일 없소.
셋째 딸 저두요.
둘째 딸 그래두, 한 식구니까. 우릴 위해서, 자릴 좀 빛내주면 안 돼요?
셋째 사위 구색 맞추기는 싫어요.
둘째 사위 이 사람, 그럼 자네도 자리 하날 차지하면 되잖아. 되게 빡빡하네.
셋째 사위 여보. 갑시다.
셋째 딸 네. 아니, 좀 있지요. 여보. 좀 있다 가요.
셋째 사위 왜 그래?
서자 (둘째 사위한테) 저년이 무슨 낌새를 챈 거 아냐?
둘째 딸 아이, 그러지 말고 좀 계시다가…
둘째 사위 (서자에게) 아니, 너무 순진해서 그런 상상이 도무지 안 갈 거요.
셋째 딸 여보. 배가 좀 살살 아프니까, 화장실도 좀 들르구.
서자 (둘째 사위에게) 아냐. 저거, 산전수전 다 겪은 폼이야.
셋째 딸 아버님도 뵙구요, 예?
서자 (둘째 사위에게) 자네가 잘못 아는 걸 거야. 틀림없어?
셋째 사위 그럼, 빨리 해.
둘째 사위 (서자에게) 나 원, 사장님 혼자 다 하슈.
셋째 딸 고마워요, 여보.
둘째 사위 (서자에게) 서울 안 가본 사람이 목소리가 더 크다더니.
셋째 딸 퇴장. 첫째 딸과 첫째 사위 등장.
둘째 사위 형님 오셨네.
첫째 사위 웬일이야 여긴?
둘째 사위 형님 좀 뵈려고.
첫째 사위 난 좀 쉬어야겠네.
첫째 딸 여보, 손님들이 많이 오셨는데.
첫째 사위 좀 쉬어야겠어.
첫째 딸 아, 알았어요. 제가 접대하죠. 올라가서 좀 쉬세요.
첫째 사위 퇴장.
둘째 딸 왜 저래, 형부?
적자 뭐 밖에서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으셨나 보군요.
첫째 딸 아녜요, 그냥. 요즈음은 통…
파출부 등장.
첫째 딸 아, 아줌마. 저녁 준비하세요.
파출부 식사 안 하실 거라는데요?
첫째 딸 그래요? 그럼 차라도.
둘째 딸 회사 일로 의논 좀 할라구 왔어, 언니.
첫째 딸 아버지 뵈러 온 게 아니구?
둘째 사위 뭐, 겸사겸사 해서요.
서자 그 일이 그 일 아닙니까?
첫째 딸 예. 말씀하시죠.
서자 어째 안색이?
첫째 딸 좀 피곤해서 그래요. 당신네들이 은제 안색 따졌나요?
둘째 딸 언니!
셋째 사위 위로 올라가서 좀 쉬시죠. 별 얘기도 아닌가 본데.
적자 그러세요. 다음에 해도 될 얘기인 모양입니다.
첫째 딸 아뇨, 괜찮아요. 여기가 편해요.
서자 그래요, 이거 오늘은 형님 심기가 영 불편하신 모양이니까. 형님 없으면 아무 얘기도 못하는 거죠, 뭐.
첫째 딸 아유, 지겨워. 아무래도, 올라가봐야겠네요. 그이도 걱정되고.
적자 그러세요. 회사 일은 걱정 마시구요.
첫째 딸 퇴장.
서자 (둘째 사위에게) 자, 지금이다, 빨리!
둘째 사위 (서자에게) 지금은 안 좋아. 셋째 딸도 안 보이고!
서자 (둘째 사위에게) 주사위는 던져졌어. 저년은 어차피 우리 말 안 들어, 그냥 있다가는 끝장이야, 빨리!
둘째 사위 퇴장. 셋째 딸 등장.
셋째 사위 다 끝났소? 갑시다. 아버님도 뵀고?
셋째 딸 예. 볼이 쑥 들어가신 게. 아줌마, 요즘 아버님 식사 잘 하셔요?
파출부 잘 하실 리가 있겠어요?
셋째 딸 그래두, 아주머니가, 강제로라도 떠 넣어주세요.
파출부 의사 양반이 매일 영양제 주사 놓으시니까.
셋째 사위 영양제 갖고 되시겠어요.
파출부 글쎄, 의사 선생은 아무 거나 함부로 드시게 하지 말라 그러구. 그냥 미음이나 떠 넣어드리는데. 자꾸, 무슨 냄새가 나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세요.
둘째 딸 그 정도로 정신이 있으세요?
파출부 정신이 있는 게 아니고, 헛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무슨 식초 냄새가 난다구, 팍팍 쉰내가 난다구 그러세요. 다 때려 쳐, 다 때려 쳐, 하시면서.
셋째 사위 썩었다는 소린가?
서자 (둘째 딸에게) 왜 이리 늦지?
둘째 딸 (서자에게) 글쎄.
적자 아주머니가 젤로 고생이시네요. 자, 오늘은 얘기할 분위기가 아닌 것 같으니 난, 이만.
서자 그, 그래요 그럼.
적자 퇴장.
서자 (둘째 딸에게) 안 되겠어, 가서 나오라고 그래.
둘째 딸 (서자에게) 안 돼. 늦었어.
셋째 사위 우리도 갑시다, 여보.
셋째 딸 네, 그러죠. 아니 잠깐.
파출부 왜 그러세요?
서자 뭘 두리번거리는 거요?
셋째 딸 언니?
둘째 딸 누구? 나 말이야?
셋째 딸 언니, 좀. 이상하다?
둘째 딸 뭐, 뭐가. 내 얼굴에 뭐가 묻었어?
셋째 딸 아니, 언니가 아니고, 뭔가가 없어. 뭔가 허해.
둘째 딸 예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파출부 남편이 없잖우.
셋째 딸 아, 그래! 형부 어디 갔어?
서자 화장실 가던데.
둘째 딸 그, 그래. 화장실 간댔지. 왜?
셋째 사위 여보, 왜 그래? 갑자기 둘째 형분 왜 찾어?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셋째 딸 가만 있어봐요, 여보. 그게 아니고.
파출부 아버님 방 쪽으로 갔어요.
서자 그, 그래요?
셋째 딸 맞어! 형부가 아버지 방으로 왜 갔지?
둘째 딸 그, 그냥, 문안드리러 갔겠지. 왜, 안 돼냐?
셋째 딸 언니! 형부가 지 혼자, 자진해서 문안드리러 간 적이 있우?
서자 에이 씨팔…
서자 퇴장.
셋째 사위 저 새끼 잡아!
셋째 딸 아, 아니. 여보, 아버님!
셋째 사위 그래!
셋째 딸과 그 남편 사장 방 쪽으로 뛰어가는데, ‘으악!’ 비명 소리 들리고, 둘째 사위 등장.
셋째 딸 뭐, 뭐예요?
둘째 사위 누가, 약병에, 바퀴벌레를 넣어놨어.
셋째 사위 약병? 당신, 손에 든 거 뭐야? 이거, 독약 아냐?
셋째 딸 아버지!
셋째 딸 퇴장.
둘째 딸 어이구, 지지리도 병신!
둘째 딸 퇴장.
둘째 사위 아, 아냐. 아버님 약이야.
셋째 사위 그런데, 바퀴벌레는 다 뭐야?
파출부 내가 마련해뒀지,
셋째 사위 아줌마가?
파출부 그래, 사장님 드러눕고 이 집 딸 막 나가고부터 이 집엔 바퀴벌레가 늘어났거든요. 사장님 약병을 노리는 자도 늘어났구.
둘째 사위 에이, 씨팔.
셋째 사위 어, 이봐, 이리 와.
둘째 사위 퇴장.
파출부 갈 사람 가게 두슈, 사장님은 무사할 테니까. 그런데, 무사할까?
셋째 사위 누가요? 사장님이?
파출부 아, 사장님은 무사하다니까. 약이 저렇게 흩어져 있잖아.
셋째 사위 그럼 누가?
파출부 바퀴벌레 든 병을 땄으면 표적물도 제대로 못 찾은 거구, 어쨌든 의식불명이시라 약은 못 멕였을 거구. 그런 배짱이 있을라구, 야비하기만 했지. 보나마나, 나한테 뒤집어씌우려 들었을 테니까.
셋째 사위 누가요? 누가 무사치 못하다는 거예요?
파출부 당신하고 셋째 따님 말이우.
셋째 사위 에? 왜, 우리가? 아버님 방에?
파출부 아, 그리로 갈 것 없어요. 거기가 문제가 아냐. 생각해 봐. 전세가 역전된 것은 하나도 없어. 그리고 그 첩 자식 놈은, 지가 얼마나 나쁜 놈인 줄 도무지 숨길 생각도 없는, 철면피고.
셋째 사위 그, 그럼.
파출부 당신네하고도 부류가 또 다른 사람이야.
셋째 사위 이, 이 자식을 그냥.
서자 등장.
서자 역시 아줌만 보통 사람이 아냐. 이거, 두 손 두 발 다 들어야겠는데.
파출부 당신도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기민한 사람이구먼.
셋째 사위 너, 너. 이 개새끼! 여기가 어디라구 감히.
서자 자네를, 파업 배후 조종 및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한다.
셋째 사위 뭐, 뭐야, 이 새끼? 아줌마, 마, 말 좀.
파출부 이미 늦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냐.
셋째 사위 아아.
서자 나 원, 이렇게 연약해서야.
셋째 딸 등장.
셋째 딸 아줌마, 뭔 일이예요?
파출부 아가씨, 빨리 도망치세요, 빨리!
서자 그럴 필요 없지. 예쁜 따님이야 무슨 죄가 있나. 난, 예쁜 여자는 결코 나쁜 짓을 할 수 없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거든.
셋째 딸 뭐야? 이 살인마! 더러운…
서자 호오, 나한테 당신 남편 살려 달라고 빌게 될 걸?
파출부 경찰이 당신 말을 믿을까?
서자 그래? 경찰이 미리부터 대기하고 있었다면?
셋째 딸 이, 더러운…
서자 나 더러운 것 여태 몰랐어? 그렇게 여러 번 반복해야 하나?
셋째 딸 아아!
서자 그래도 남편보단 강골이시네, 무너지긴 해도 기절은 안 하시니.
파출부 역시 대단하시군.
서자 어때? 이제, 나하고 거래를 좀 터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콩밥을 먹던지. 거래 쪽이 낫지 않을까?
파출부 당신이 나하고 거래를 터야 하겠지.
셋째 딸 아, 아줌마!
파출부 놔둬요. 아버님은 내가 지켰고, 어차피, 아가씨가 감당할 세상이 아니니까. 놔둬요. 찢어져도 내가 찢어지고.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