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것은 러벅과 동시대 사람이자 사회인류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저명한 사상가였던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의 이론이었다. 러벅의 지인이자 비평가이기도 했던 그는 종교의 근원적 형태는 “애니미즘”이라고 믿었다. 당대의 학자들은 그의 애니미즘설을 종교의 기원을 설명하는 유력한 이론으로 받아들였다. 20세기 초의 한 인류학자는 타일러의 이론이 “단숨에 세상을 정복했다”고 적기도 했다. [중략] 애니미즘은 강과 구름 같은 무생물에 생명이 있다고 보는 신앙으로 흔히 정의된다. 이는 타일러가 말한 애니미즘의 속성 중 하나일 뿐 전부는 아니다. 그의 이론에서 애니미즘은 생물과 무생물에 모두 정령이나 영혼이 내재해 있다고 보는 믿음 체계다. 강과 구름, 새와 짐승, 사람 모두에 각기 그것을 움직이는 증기 같고, 엷은 막 같고, 그림자 같은 이 “생명과 사고의 원천”인 “사령과 영혼ghost-soul”이 깃들어 있다.
- 로버트 라이트, 『신의 진화』, 허수진 역, 동녘 사이언스, 2010, 2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