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제도로 교장을 선발할지 논의하기 전에 교장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교장의 유형은 셋 중 하나예요.
첫 번째 유형은 유럽형(독일, 핀란드 등) 교장입니다. 수업하는 교장이죠. 우리나라의 교무부장과 같은 역할입니다. 베를린이나 브레멘 등지에서는 전체 교사회의의 투표로 교장을 선출하기도 합니다.
그다음에 미국형 교장이 있습니다. 미국형 교장은 두 종류가 있는데 첫 번째가 우리나라로 치면 학생부장이에요. 온갖 상담 업무를 맡죠. 그래서 교사는 자신이 맡은 반 아이들만 아는데 교장은 전교생을 알고 있어야 해요.
또 다른 유형은 미국의 사립학교 교장으로 경영자예요. 이들은 주로 외부에서 후원금을 받아 오는 게 일입니다. 학교에 필요한 돈을 벌어오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교장은 그냥 ‘누릴 수 있는’ 자리예요. 교장직이 마치 상처럼 주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교장이 하는 일을 누군가에게 떠넘기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게 부장(보직교사) 자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