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루의 선거 방식은 다음과 같다. 2명의 의원을 뽑는 선거구에 5명의 후보자가 있다고 하자. 이때 각 유권자는 그 5명의 순위를 종이에 적어서 투표한다. 그 뒤 ‘1위는 1점, 2위는 1/2점, 3위는 1/3점, 4위는 1/4점, 5위는 1/5점’ 하는 식으로 점수를 매기고, 각 후보자는 순위에 해당하는 점수를 얻는다. 그 점수의 합계가 후보자의 총 획득 점수가 되고, 이에 따라 상위 2명이 당선된다. 계산은 컴퓨터를 써서 그저 더하기만 하면 되므로 결과가 나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 선거 방식은 1971년부터 나우루에서 사용된 것으로, 고안자이자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데즈먼드 다우돌Desmond Dowdall의 이름을 따서 다우돌 투표법이라 불린다. 다우돌 투표법과 다수결은 상당히 다르다. 다수결을 ‘1위는 1점, 2위 이하는 전부 0점’을 주는 방식이라고 보면 양쪽의 비교가 쉬울 것이다. 즉 그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배점 방식의 차이다.
다수결 방식에서 유권자는 2위 이하로는 전혀 점수를 줄 수 없지만, 다우돌 투표법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 또한 유권자가 순위를 결정하기 쉬운 상위 그룹에서는 점수 차가 크게 나는 반면, 오십보백보로 결정하기 어려운 하위 그룹에서는 점수 차가 적게 난다. 이렇듯 다우돌 투표법의 배점 방식은 꽤나 훌륭하고 합리적이다.
다수결이라는 의사결정 방식은 일본을 포함해 많은 나라의 선거에서 당연하다는 듯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관습 같은 것이지, 다른 방식과 비교해서 다수결이 우월하기 때문이 아니다. 애초에 다수결 이외의 방식을 사고해보지도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갖는 중요성을 생각해보면, 다수결을 안이하게 채용하는 것은 낡은 문화적 인습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