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이 자리에 앉고 나서야 다른 직원들도 자리에 앉았다. 각 도서관에서 대표자들이 나와 이사장 앞에서 업무 보고를 했다. 다들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누구 하나 그 자리에서 편안해보이지 않았다. 발표가 끝나자 이사장의 코멘트가 이어졌다. 반말이었다. 도서관 관장을 비롯해 관리자들을 자기 자식처럼 불렀다. 이런 구도는 학창시절에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거라 낯설어도 너무 낯설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누구도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없을 것 같은데 회의는 무슨 회의람. 나는 그때 알았다. 왜 팀장이 내게 전체회의가 있다는 말을 해주면서 뭔가 단단히 각오하라는 듯한 느낌을 주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