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은 숙명론이 아니다. 명리학은 ‘인간의 운명을 다루는 학문’이다. 운명運命의 운運 자를 보라. 이 운運 자는 글자 그대로 군대의 행군을 가리킨다. 전투 중인 군대는 진격하고 후퇴하며 매복하고 또 머물러 쉬기도 한다. 한마디로 “끊임없이 운동하고 움직인다”는 뜻이다. 군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는 딱 한 가지뿐이다. 모두가 몰살당했을 때이다.
따라서 운명, 즉 “명命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학문이 바로 명리학이다. 여기에서의 명命은 우리가 태어나면서 우주로부터 부여받은 모든 질료의 총합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세상의 질서를 파악할 것인가? 그 세상 속에서 나를 어떻게 정확하게 포지셔닝할 것인가? 지금 이 시점에서 나에게 필요한 기운은 무엇인가? 이런 것들을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명리학이다.
― 강헌, 『명리』, 돌베개2015, 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