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꿈이지만 결코 단념할 수 없다
나는 권력을 이해할 수 없다.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부리고, 복종하지 않으면 처벌할 권리를 가지거나 부여받았다고 생각하는 매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 물론 여럿이 같이 살려면 혼란을 다스리는 지휘권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간의 조건 중에서 가장 비극적인 측면도 다름 아닌 통치하는 권력, 우두머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두머리의 권력이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점은 당신의 자유를 탄압하는 그 권력을 당신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한 것은 절대적인 자유는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았으며 존재할 수 없다는 가장 비통한 증명이라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그 자유가 존재한다고 믿으며 자유를 추구해야 할 테지만. 커다란 희생을 치르면서.『역사와의 인터뷰』에서 인용.
(중략)
오랜 역사를 거치며 자유를 위해 고통받고 죽은 수많은 사람을 생각하면, 자유만큼 눈물과 피가 큰 강을 이루며 대가를 치른 개념은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 하지만 보편적으로 합의된 자유의 정의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이 무엇인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계속 묻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 어쩌면 여타의 완벽한 개념처럼 자유라는 개념은 하나의 사상으로 단정할 수 없는, 사상들의 총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해석들의 모자이크, 즉 내포된 모순들의 모자이크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자유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정서이고, 정서를 합리화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 어쩌면 단순히 우리를 억압하는 허위, 즉 수사학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중략)
진정한 자유, 순수한 자유는 오직 꿈속에서만 존재한다. 자유는 꿈이다. 그 꿈을 추구하려고, 그림자라도 잡으려고, 반향이라도 실현하려고, 투쟁하고 고통받고 죽는다. 하지만 그 꿈을 좇지 않아서는 안 된다. 싫증을 내서는 안 된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헛되게 추구한다고 자책하며 단념해서는 안 된다. 이 꿈이 없으면 지성과 창작력이 소멸하고, 선과 악, 미와 추를 구분하는 능력까지도 사라진다. 존엄이라는 말은 모든 의미를 잃고, 삶은 그 자체가 똑같은 물리적이고 필연적인 과정으로 축소된다.(191~1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