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장 도서관 프로젝트 - 혁신이라 개념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다시 도서관으로
구글이 이룬 다른 혁신들처럼 그들이 엄청난 양의 책을 스캔하려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 “도서관을 검색할 수 있게 만들려던 건 저 자신이 원했기 때문이에요. 만약 당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면 그에 관해 현재까지 인류가 축적한 지식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어지기 마련이죠.”
책을 디지털화하여 온라인에 공유하면 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여러 도서관을 돌아다녀야 하는 수고를 덜어 학문적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루리라고 페이지는 믿었다. “도서관의 물리적 제약 때문에 학자들이 전문 영역 이외의 연구를 하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페이지는 전기 장치를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기 위한 설명서를 구하지 못해 좌절했던 미시간대 시절을 떠올렸다. “그 설명서를 구할 수 있는 서점은 딱 한 곳밖에 없었어요. 딱 한 곳이요.” 설명서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 단 한 곳뿐이라니, 필요한 정보를 얻기란 정말 힘든 일이었다. 이런 상황은 대학교 도서관에 쌓여 있는 오래된 서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이런 정보를 접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 아니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단지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적절한 매개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오늘로 세상이 변했습니다”
2004년 12월 14일 구글은 마침내 1500만 권의 도서관 장서의 디지털화를 발표했다. 인쇄출판물의 터주대감 <뉴욕타임스>는 이 소식을 머리기사로 다뤘다. 마이클 켈러는 “이것은 굉장한 도약입니다”라고 말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장서 디지털화 작업은 그야말로 ‘한 산업의 규모’에 비견할 수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 프로젝트가 잠재적으로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인쇄물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미시간대의 월킨 또한 “오늘로 세상이 변했습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시작부터 그 규모가 엄청났다. 구글은 미시간대의 700만 장서 모두를 디지털화하는 데 동의했다. 100만 권 또는 그 이상이 될 옥스퍼드대의 19세기 전집, 하버드대의 4만 권의 장서, 뉴욕시립도서관의 1만 2000권, 그리고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스탠퍼드대의 장서가 이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소규모로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도서관들이 모두 장서 디지털에 동의한다면, 구글은 아마도 스캔 작업이 끝나게 될 10년 안에 5000만 권 이상의 장서를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게 된다. 페이지와 브린이 1998년 구글을 출범할 당시 색인화한 페이지는 2500만 개의 웹 페이지에 불과했다.
모든 사람이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환영한 것은 아니다. 이 발표 이후, 구글의 계획에 위협을 느낀 출판사, 저자, 도서관 사서 등을 대변하는 단체는 구글의 발표에 과장이 없는지 조사하며 이 프로젝트를 좌절시키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