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할지라도, 인간의 본성 속에는 분명히 다른 사람의 행운에 관심을 갖는 어떤 원리들이 있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그냥 바라보는 즐거움 외에 아무런 유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다른 사람의 행복을 필요로 하는 것은 이러한 원리들 때문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비참한 모습을 볼 때, 우리가 그것을 느끼거나 또는 아주 생생하게 마음에 떠올리는 연민과 동정의 감정이 이런 종류의 원리들에 속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가끔 유사한 감정을 갖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라서 어떤 예를 들어 그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할 필요가 없다. 인간이 본성적으로 갖고 있는 모든 다른 고유한 열정들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감정은 고결하거나 인간미가 풍부한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아마 그들이 그러한 감정을 매우 예민하게 느끼겠지만 못된 악당이나 비정한 무법자도 그러한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것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느끼는 방식에 대한 직접적인 관념을 형성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유사한 상황에서 우리 자신이 느끼는 것을 마음속에 떠올릴 수는 있다. 우리 형제가 힘든 상황에 있다 하더라도, 우리 자신이 편안한 상태에 있는 한, 우리는 그가 당하고 있는 고통을 결코 느낄 수 없다. 우리의 감각은 결코 우리 자신의 신체를 넘어서는 곳까지 이를 수 없다. 우리가 어떻게든 우리 형제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상상에 의해서다. 그러한 상상의 능력도 우리가 그와 같은 경우에 놓여 있다면 우리 자신이 무엇을 느낄 것인가를 우리에게 보여줄 뿐이다.
우리 자신을 그의 상황에 놓는 상상에 의해, 우리는 우리 자신이 완전히 동일한 고통을 겪는 모습을 마음속에 떠올린다. 말하자면, 우리는 그의 신체 속으로 들어가서 어느 정도 그와 동일한 사람이 된다. 그때부터 우리는 그의 기분에 대한 어떤 관념을 형성한다. 그리고 정도는 약하지만 전혀 다르지는 않은 어떤 기분을 느낀다. 우리가 그의 고통을 절실히 느껴, 그것을 받아들이고 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을 때, 드디어 그 고통은 우리에게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가 느끼는 것을 생각하면서 몸을 떨고 전율한다. 왜냐하면 어떤 종류의 고통이나 불행에 빠져 있을 때 극도의 슬픔이 생겨나는 것처럼, 우리가 그러한 상황에 있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거나 상상할 때, 그러한 생각이나 상사의 생생함이나 흐릿함에 비례하여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동일한 감정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른 사람들의 비참함에 대한 우리의 동료 감정fellow-feeling의 원천이다. 우리는 상상에 의해 고통당하는 사람과 입장을 바꾸어봄으로써 그가 느끼는 것을 마음속으로 떠올리거나 그것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많은 관찰들을 통해 그러한 사실을 명백하게 증명할 수 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다리나 팔을 겨냥한 칼이 그것에 막 닿으려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자연적으로 우리 자신의 다리나 팔을 움찔하거나 뒤로 끌어당긴다. 그리고 칼이 다리나 팔에 닿을 때, 우리는 그것을 어느 정도 느끼며, 실제 고통을 당하는 사람만큼 그것에 의해 아픔을 느낀다. 느슨한 줄 위에서 춤추는 사람을 보고 있을 때, 군중은, 그가 하는 것을 보는 그대로, 그리고 자신이 그의 상황에 있다면 틀림없이 그렇게 할 그러한 방식으로, 자신도 모르게 자기 몸을 비틀거나 꼬면서 신체의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 거리의 거지들 몸에 생긴 짓무른 상처와 종기를 볼라치면, 성격이 예민하고 몸이 허약한 사람들은 자신의 같은 신체 부위가 가렵거나 불쾌해지는 느낌을 갖는다고 호소한다. 거지들의 비참한 상태를 보고 느끼는 공포는 그것을 보는 사람의 특정 부위에 영향을 준다. 그러한 공포는 자신이 실제로 그가 구경하고 있는 거지의 비참한 상태에 처해 있다면, 그리고 자신의 몸의 특정 부위에 실제로 짓무른 상처나 종기가 생긴다면 자신도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생겨난다. 허약한 체질의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가렵거나 불쾌한 느낌이 일어난다. 가장 튼튼한 체질의 사람들도 다른 사람의 짓무른 상처가 난 눈을 바라볼 때, 가끔씩 자각 증상이 심한 통증을 느낀다. 동일한 이유로, 매우 건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신체의 예민한 부위는 매우 허약한 사람의 경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동료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고통과 슬픔을 유발시키는 상황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어떤 대상이 당사자에게 일으키는 열정이 무엇이든지, 그의 상황을 생각하면, 모든 주의 깊은 관망자의 가슴속에서는 유사한 감정이 솟아난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비극이나 로맨스의 주인공들이 구출될 때 우리가 느끼는 기쁨은 그들이 비탄에 빠졌을 때 느끼는 슬픔만큼이나 진지한 것이다 그들의 비참함에 대한 우리의 동료 감정은 그들의 행복에 대한 동료 감정만큼이나 실제적인 것이다. 우리는 어려움에 처한 주인공들을 해치고 버리거나 또는 속이 불성실한 배반자들에 대해 주인공들과 같은 마음으로 분개한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열정이라면 무엇이든, 관망자는 상상에 의해 당사자의 상황을 절실하게 느낌으로써, 당사자의 감정과 일치하는 감정에 항상 도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