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이란 건 말이야,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너는 인간쓰레기다. 살 가치가 없는 놈이다.’ 이렇게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진심을 담아서 욕을 해야 해. 마음에 없는 욕을 하면 힘이 안 실려.”
“마음을 담아 욕을 하라고?”
“그렇지. 진심이 아니면 상대방도 그걸 느껴. ‘아, 이놈은 허풍쟁이구나,’ 오늘은 내가 이기겠구나.’ 바로 느낌이 와.”
나는 공책에 삼촌 말을 받아 적었다. 그냥 나오는 대로 뱉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욕의 세계는 넓고 깊었다. 무식해 보였던 찐빵 삼촌이 학교 선생님보다 더 똑똑해 보였다.
“폭탄처럼 파괴력 있게, 기관총처럼 거침없이 쏟아부으려면 평소에 욕 연습을 꾸준히 해야 돼. 마음만 급해서 더듬거리면 상대방한테 기세를 빼앗겨.”
삼촌은 차분하게 욕을 알려 주었다. 깊이 있게 들어가니까 내가 알지 못하는 엄청난 욕들이 많았다. 순대랑 곱창도 욕에 나왔고 숫자욕도 내가 쓰는 십의 단위가 아니라 만 단위까지 올라갔다. 신체욕과 저주욕도 있었는데 굉장히 잔인했다. 가족욕이 나오니까 내 표정이 좀 어두워졌는지 찐빵 삼촌이 얼버무렸다.
“그건 기억만 해 둬. 알아 둬야 나중에 들었을 때 당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