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4일 그리고 25일
― 화성시 소재 제조공장에서 물탱크를 가로로 세워 상부에서 용접작업 중이던 재해자가 4.1m 아래로 추락 사망.
― 양평군 소재 공사 현장에서 2단으로 적치된 목재 더미의 고정 밴딩이 풀려 하부 목재 정리작업 중인 재해자가 깔려서 사망.
― 경기 이천시 호법면 물류창고 내 단차높이1m가 있는 구역에서 작업 중인 지게차 전도로 운전하던 재해자가 깔려서 사망.
― 손수레를 끌며 밤길 쓰레기를 치우던 노동자가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습니다. 운전자는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였습니다.JTBC 2021.12.27.
― 서울 소재 공사 현장에서 벽면 견출작업 중이던 재해자가 바닥의 정화조 개구부로 추락 사망. (182쪽)
책머리에
보이지 않는 것이 드러날 때
단단해 보이는 것들이 허물어질 것입니다
… 이 책의 제목을 ‘2146, 529’로 짓게 된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이 숫자 중 ‘2146’은 2021년 산재사망자 수의 추정치2,146명입니다. 또한 ‘529’는 2,146명의 산재사망자 중 사고로 사망하거나 과로사한 노동자의 수만을 따로 표기한 것으로, 트위터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이 안전보건공단의 속보와 일간신문의 기사를 토대로 매일 집계한 결과입니다.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 수는 실제로 이보다 더 많습니다. 안전보건공단의 2021년 1~3분기 집계만 하더라도 678명에 이르니 1년 전체 숫자는 월등히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그나마 사고 사망의 소식이 전해진 것이 이렇게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록해둘 만합니다.)
저희가 책의 제목을 숫자로만 나타내고자 할 때에는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1년간의 산재사망자 수2,146명, 사고사망자 및 과로사망자 수529명를 내세우는 것은 산재보험으로 인정된 사망자 수만 집계하는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현행 산업재해 통계는 ‘노동자이지만 노동자라고 부르지 못하는 이들’ 즉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 화물차주, 자영업자 등의 현황을 파악하지 못합니다. 특히 근래 들어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 플랫폼 노동자들, 근 25년간 한국의 중소 제조업종과 농어촌 산업을 지탱해온 이주노동자들이 산업재해에 가장 쉽게 노출됨에도 그 숫자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은 집계 방식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의 제목을 이렇게 정한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라도 노동자들의 죽음의 숫자를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우리 사회의 산재사망자 숫자가 ‘1년에 2,100명, 하루에 5~6명’이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그리고 그 숫자가 지난 20여 년간 크게 변치 않았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야만 한국사회가 어떻게 노동자들을 다뤄왔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0~11쪽)
― 노동건강연대 기획, 이현 정리, 『2146, 529 ―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노동자의 죽음』 ,
온다프레스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