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는 벨을 두 번 울린다’라는 스토리를 구상해봤습니다. 소시민들이 벨을 두 번 울리는 택배기사를 범죄자로 생각해서 벌어지는 아파트 스릴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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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사실은 시작하기 위해) ‘동물적 본능이 있는 사람의 특징’이란 메모를 했습니다. 그 메모가 쉽게 진전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설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저는 사거리에 서서 누가 가장 야생을 닮았나, 오랜 시간 관찰해야 했어요. 저는 존재하지도 않는 택배기사의 앞날에 대해 염려했어요. 어쩌면 그는 개와 함께 다니는 노숙자가 될지 모릅니다. 아니면 아프리카 사파리 대초원에 가서 이주민 노동자로 일할지도 모르죠.
저는 글을 쓰면서 창작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제가 장차 만들 주인공이 위기를 벗어나고 기쁨을 맛보길 바랐는데 그 일이 가능할 것 같아서인가 봐요. 그리고 이게 중요한데 진짜로 누군가랑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제가 만든 택배기사랑 저는 친해요. 저는 이 세상에서 그를 지지하고 관심을 갖는 유일한 사람이죠. 택배기사에게 친구가 생긴 게 진짜 좋았어요. 하필 그게 저란 게 그에게는 불행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