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비굴하게 추종하는 삶은 민주주의에서의 시민성 자질에도 역시 악영향을 미친다. 낮에 활동하는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비굴한 추종상태에서 지내고 그런 환경 속에서 생존과 자기보존만을 지향하는 습관에 젖어든 사람이 하루 아침에 마을회의 같은 데서 용기 있고 독자적인 생각을 하고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개인적 자주권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하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일까? 작업장에서 흔히 독재적 성향을 보이는 이가 어떻게 시민적 영역에서 민주적 시민의 모습으로 곧바로 탈바꿈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