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는 물론 역사가의 앞에도 놓여 있는 것이다. 역사가는 도덕적 심판으로부터 홀로 멀찌감치 떨어져 있을 수 있고, 또는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은 진실을 부정하는 비현실적인 생각이다. 이것은 관찰을 평가에서 분리하는 것이며, 따라서 역사에는 절대 객관이 있을 수 없다는 자신들의 지적과도 대립되는 것이다.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내 의견은 이렇다. 역사가가 자기 시대의 규범으로 인물을 평가하는 것을 인정하되, 그 평가를 인물이나 인물 당대의 규범과 명시적으로 구별해주는 것이다. 전기 쓰기에 말코비치 식 절차가 필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역사가가 과거를 삼각측량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각도의 시각이 모두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