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말들의 나라 - 브롭딩낵 기행
주인은 말들의 나라에서 야후(사람)들이 서로 싸우는 이유가, 내가 설명한 영국 사람의 행동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섯 마리의 야후들에게 50마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음식을 던져 준다면, 그들은 이것을 공평히 나누지 않고 서로 독차지하겠다고 고집하면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들에서 야후들에게 먹이를 줄 때는 하인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거나, 집에서 기르는 야후들은 조금씩 거리를 두어서 묶어 놓는다.
암소가 늙거나 혹은 사고로 죽게 되면, 야후들은 서로 고기를 차지하기 위해 떼를 지어 몰려와 싸우게 된다. 우리가 발명한 것과 같은 살인 도구가 없기 때문에 서로 죽이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하더라도, 발톱으로 야후들은 깊은 상처를 입는다. 어떤 경우에는 확실한 이유 없이 싸움이 벌어진다. 한 지역의 야후들은 다른 지역의 야후가 대비하기 이전에 기습을 하려고 항상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대로 기습을 하지 못하게 되면, 거주지로 돌아와 같은 지역의 야후끼리 내란을 벌인다.
이 나라의 들판에는 여러 색으로 빛나는 돌이 있었다. 야후들은 그 돌을 미친 듯이 좋아한다. 빛나는 돌이 땅 속에 묻혀 있는 것을 발견하면, 그들은 며칠 동안 발톱으로 땅을 파서 꺼내 가지고 자신들의 굴 안에 무더기로 숨겨 놓는다. 그런 뒤에는 그들의 동료들이 빛나는 돌을 훔쳐 갈까 봐 세심하게 살핀다. 주인은 이런 돌들이 야후들에게 무슨 쓸모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무슨 이유 때문에 야후들이 빛나는 돌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주인은 그것이 탐욕 때문이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 그는 시험 삼아 야후가 숨겨 놓은 곳에서 빛나는 돌을 옮겨 놓은 적이 있었다. 탐욕스러운 이 동물은 크게 울부짖으면서, 야후들을 모두 불러 그 장소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그는 절망적으로 울부짖는다. 그 야후는 동족들을 물어뜯으면서 먹지도 않고 잠을 자지도 않았으며 일을 하지도 않았다. 주인은 하인을 시켜서 빛나는 돌을 원래의 구멍으로 옮겨놓도록 했다.
그러자 그 야후는 즉시 기운을 차리고는 매우 좋아했다. 조심스럽게 빛나는 돌을 다른 곳에 감춘 뒤, 그 야후는 아주 말을 잘 듣게 되었다.
주인은 빛나는 돌이 풍부한 들판에서는 다른 야후들의 끊임없는 기습 때문에 빈번하게 싸움이 일어난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직접 지켜보기도 했다.
두 마리의 야후가 빛나는 돌을 들판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을 서로 갖기 위해 서로 다투고 있을 때, 다른 야후가 그것을 가져가 버리는 일은 흔히 있다고 그는 말했다. 주인은 우리의 법정 소송과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주인의 잘못된 비교를 깨우쳐 주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인이 서로 비교했던 것보다 우리의 여러 법률이 더욱 흉악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