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와 스마트폰 때문에 갈수록 책을 사거나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책이 들어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올해는 유난히 출판업계의 불황이 두드러지는 한 해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 북스타트 책꾸러미’ 운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어느 때보다도 반갑고 고맙게 느껴졌다.
청소년 북스타트 운동을 하면서 우리의 고민은 이랬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책과 친해지게 할 수 있을까?”
“책과 함께 한다면 아이들의 삶은 단단해질 수 있을텐데.”
“책으로 새로운 학교생활을 즐겁게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그런 고민 속에서 청소년 작가를 포함하여 중고등학교 책과 관련하여 활동하시는 선생님들이 도서 선정에 참여하였다.
1. 선정 과정은?
2013년 11월 5일 목요일 저녁 7시 청소년 북스타트 도서 선정을 위한 준비모임을 시작으로 2014 청소년 북스타트 도서선정 작업이 시작되었다. 함께 모인 선정 위원은 중학교 교사 2명, 고등학교 교사2명, 청소년 작가 1명이다. 중고 교사 2명은 남녀 1명씩이다. 조금이라도 다양한 생각을 모아보고자 노력하였다.
먼저 어떻게 선정을 해야할지 그 과정에 대하여 논의했다. 출판사 참여신청이 끝나면 책이 공급되고, 교차해서 읽어보고, 각각 중학교 15권, 고등학교 10권씩을 추천하면, 모여서 최종 논의하는 것으로 했다. 청소년 소설과 인문학 책을 포함하여 1인당 보통 200여권씩 4주 남짓 검토를 했는데, 각자 맡은 책 중 중학생 수준 15권과 고등학생 수준 10권 정도를 선정하여 12월 11일 추천목록을 보냈고, 그것을 모아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이후 책사회) 사무실에서 최종 선정 작업을 하였다.
모아진 전체 목록을 대상으로 빼거나 추가할 책을 논의하였는데, 가능한 2명의 선정위원이 모두 추천한 책은 최종목록으로 정했다. 그런데 의외로 그런 경우는 10권 안팎으로 많지 않았다. 전반적인 검토가 짧게 이루어진 후, 총 112종에 대해 10권 단위로 좀 더 구체적인 책이야기를 했는데, 중복되는 책이 없도록 노력했다. 말하자면 같은 출판사에서 같은 작가의 책이 2권 이상 있는 경우에는 그 중 책의 완성도가 뛰어나거나 더 재미있게 읽히는 책으로 정했고, 비슷한 주제의 책은 가능한 한 2권만 남겼다. 가령 청소년들을 위한 시에 관한 책인 《어느 하루 구름극장에서》 《더 빨강》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 《교실 밖으로 걸어나온 시》 가 있었는데, 첫 번째 책은 청소년을 위한 시 배달 형식을 띄었지만 고등학생이라도 읽어내기가 어려운 점이 있어서 빼는 등의 고려가 있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전체목록을 다시 중학교용과 고등학교용으로 나누어 권수를 확인하고 조절하였다.
2. 선정기준과 결과는?
시작하는 기대감을 느낄 수 있는 책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책
책 읽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
선물의 의미를 줄 수 있는 책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
여기서 시작하는 기대감을 느낄 수 있거나 선물의 의미를 줄 수 있는 책으로 한 이유는 청소년 북스타트 운동이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신입생이 3월에 받는 책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학교생활에서 제일 먼저 책선물부터 받는다는 의미이다.
또 중학교의 경우에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책을 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지식위주보다는 재미있고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이 많이 선정되도록 노력하였다. 고등학교도 기본적으로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책으로 하고자 하였지만, 일부 책들은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는 것으로도 정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있거나 같은 장르의 책이라면 가능한 외국작가보다는 국내작가의 책으로 하고, 분야도 청소년 소설에 치우치지 않고, 과학과 진로, 역사, 시,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으로 하였다. 그 밖에 일부 책들은 한 작가의 책이 너무 많지 않도록 하였다.
도서 선정에서 마지막으로 고려했던 점은 비록 처음 추천목록에는 없었지만 나중에 보내진 책 중에서도 좋은 책이 있으면 선정하려고 했고, 추천목록의 책과 비슷한 종류의 책의 경우 목록에 없더라도 좋은 책이 있어서 추천하면 함께 논의하기로 하였다. 이 경우에는 다만 정말 좋은 책이라고 강력 추천할 경우로만 한정하였다.
몇 번의 조정을 거쳐서 최종 선정된 책은 중학생용 43권과 고등학생용 34권으로 총 77권으로 정해졌다.
3. 나오며
손가락 끝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삶은 책장을 넘기면서 생각하고 음미하며 감동할 줄 아는 삶에는 훨씬 미치지 못할 거라 믿는다. 수없이 풀어야 하는 문제집과 참고서의 더미 속에서 좋은 책과의 만남을 통해 더 멋지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도서관으로 달려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이제 여러분께 책꾸러미 선물을 조심스럽게 내밀어 본다.